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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매화 향기를 들이마시며
TV 뉴스를 보다보면 어쩜 이렇게 매순간 조용할 새 없이 세상에 많은 일들이 일어나는가 싶어집니다.
정치든 경제든 사건사고든 참 시끄럽네요.

아침 일찍 양산 통도사에 다녀왔습니다.
홍매화가 절 경내에 예쁘게 피어 사진 찍는 사람들에게는 유명한 곳이지요.
이미 매화가 절정으로 피어나는 예쁜 시기는 지난터라 저는 가벼운 마음으로 조용한 곳에 들러 머릿속을 정리한다는 마음으로 들렀습니다.

사진으로는 매화나무의 아름다움을 다 담아내지 못하겠더라구요.
여린 꽃나무의 느낌이 아니라 품격을 갖춘 단아한 모습이어서 사진 찍을 생각도 잊고 한참 바라보게 되더군요.
은은하게 경내에 퍼지는 매화향에 저절로 머리가 맑아지는 듯 했습니다.

통도사에 들러본 건 오늘이 처음이었는데 절의 규모가 커서 깜짝 놀랐어요.
전통건축에 관심이 많아 국내의 유명한 목조건물들을 찾아다니느라 나름 절을 많이 구경해보았다 싶었는데 통도사는 이제껏 제가 다녀본 사찰 중에서도 손에 꼽는 규모였습니다. 뭐랄까, 건물들의 배치와 규모를 뜯어볼수록 마음껏 위세를 과시한다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매우 이른 아침이었는데도 전각을 돌며 삼보일배를 하시던 분들이 몇 분 계셨는데 간절하게 손을 모아 기원하시는 모습을 보며 저도 덩달아 마음이 차분해졌습니다. 꽃나무 아래서 셔터를 누르는 것이 행여 그분들에게 방해가 될까 싶어 조용히 사진을 찍고 얼른 절을 떠났다 싶었는데 나오면서 보니 한 시간을 매화나무만 보고있었더라구요.

그만큼 매화의 자태가 발길을 붙들어두는 매력이 컸어요.



울음소리가 예쁜 연둣빛 새 몇 마리가 매화나무 꽃의 꿀을 먹느라 바삐 날아다니던데 워낙 재빨라서 제대로 된 사진은 못 찍었어요.
삼보일배하시는 분들이 아니셨다면 연사로 '촤라라라라라라락' 셔터를 눌러 흔들리지 않는 사진을 찍었을텐데 오늘은 경내의 고요함을 깨고 싶지 않아 아쉬운대로 흔들린 사진만 하나 건져서 왔습니다.

봄비가 내렸으니 이제 매화는 꽃잎을 떨굴테고 벚꽃이나 개나리, 진달래 같은 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하겠네요.
모두 코로나나 환절기 건강 챙기시면서 각자의 평온하고 아름다운 봄날들을 맞이하시길 기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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