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서점에서 요즘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종종 발견하곤 한다. 최근 서점을 다니며 느낀 점은 2-3년 사이에 에세이집의 위상이 많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DP공간도 늘어나고 전면에 에세이만 줄지어 세워놓기도 하고 pop나 그림 등으로 따뜻한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었다. 5-6년 전만 해도 자기계발서가 핫이슈였고 ‘~하는 법’ 의 제목이 서점을 가득 채웠었는데, 에세이와 시로 그 주인공이 바뀌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몇 해 전 조금만 노력하고 공부하면 나아지겠지, 내가 부족해서 그런 거겠지, 더 알면 더 나은 삶이 오겠지 하는 기대감으로 자기계발과 깊은 통찰력을 주는 인문학이 큰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아무리 시간을 쪼개어 나를 발전시켜도 변하지 않는 이 사회와 거대한 계급의 한계 아래 소망을 잃어버리고 좌절하는 사람들이 많아지지 않았을까. 반복되는 실패와 실망 속에서 나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듣고 싶지만, tv나 sns에는 온통 잘난 사람들 뿐이다. 편집된 행복이 연신 노출되면서 안 그래도 나를 둘러싸고 있는 실패자라는 인식이 더 깊이 낙인되고, 마치 나만 이렇게 어두운 터널을 지나는 것 같은 외로움에 사무친다. 그런 사람들에게 나도 비슷하다고 말하는 일기 같은 에세이는 아마 유일한 위로일지도 모른다.
퇴근하는 지하철에서 한 쪽에 쭈그려 앉아 울고 있는 한 여자를 보며 에세이가 베스트 셀러가 되는 이유를 다시 한 번 실감한다. 오늘도 치열하게 하루를 살아내고, 행복해 지기 위해 노력하는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 조금 전 서점에서 본 에세이의 제목으로 위로를 대신하고 싶다.
‘행복해지지 않으면 큰일이라도 난 것 처럼’
꼭 매일 행복해야 하는 건 아니라고. 나도 그런 날이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