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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의 카페
(2021년 2월 4일)


한낮의 카페


카스텔라는 소리 없이 먹을 수 있어
흘리지 않고 나를 보낼 수 있어
먹다가 보면 나도 모르게
내가 사라질 수 있어

책을 두고
안경을 두고
네시를 두고

누가 옮겨놓은 게 아니라면
약한 부스러기처럼
의자에 미열은 조금 남을 거야

내가 사랑한 구석
그리고 창

이렇게 곧 아플까?
우리는

울까?
나를 붙잡던
사람은

* 이규리, [당신은 첫눈입니까]에서 (63)
- 문학동네 시인선 151, 1판 2쇄, 2021. 1. 4



:
'카스텔라'는 너무 달아
카스 테라는 너무 부드러워

카페 구석에
네시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며
달고 부드러운

무언가를 누릴 수 있다면,

남은
저녁도 아프지 않을 텐데,

( 210204 들풀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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