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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회 강동선사문화축제, 암사동 신석기 유적 체험
한국금융신문
지난달 17일 서울 강동구 암사동. 한낮 기온이 25도까지 오른 토요일, 고층건물이 이어지는 도심 한복판에서 6000년 전 신석기시대의 흔적을 만났다. 도로를 따라 길게 늘어선 체험 부스와 움집 조형물, 행사장을 가득 채운 가족 단위 관람객까지. 과거의 생활터전은 시민들이 함께 즐기는 축제 공간으로 바뀌어 있었다.
서울 암사동 유적과 암사역사공원 일대에서 열린 제31회 강동선사문화축제 현장이다. 선사시대 사람들의 생활상을 재현한 공간에서는 아이들이 체험에 참여했고, 박물관에서는 당시의 유물과 생활도구를 살펴볼 수 있었다.
행사 장소는 야외 공간이 시민들의 여가와 놀이를 위한 장소였다면, 박물관 내부는 축제의 배경이 된 유적의 의미를 이해하는 공간으로 마련된 점이 특징이다.
강동선사문화축제는 강동구가 서울 암사동 유적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지역만의 특화 콘텐츠를 통해 주민들이 함께 즐기며 자부심을 느끼도록 마련한 역사문화축제다. 지역의 옛것을 지키는 데 머물지 않고, 현대의 문화와 결합해 시민들이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강동구는 지난달 16일부터 18일까지 사흘간 서울 암사동 유적과 암사역사공원 일대에서 축제를 개최했다. 올해 주제는 ‘서울의 시작, 암사’였다. 서울의 역사를 선사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 살펴보고, 과거와 현재, 미래가 어우러지는 문화 공간을 만든다는 취지다.
축제 당일 행사장 주변은 분주했다. 행사 규모를 보여주듯 주변 4차선 도로까지 통제했고, 행사장 안 도로도 차량 통행을 막아 체험 부스와 조형물을 배치했다. 도로 양쪽으로 길게 이어진 부스에는 가족과 어린이, 연인 등 다양한 연령대의 관람객이 몰렸다. 체험장마다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설 만큼 인파가 이어졌다.
야외 공간에서는 선사문화 체험을 비롯해 지역의 다양한 행사와 홍보 활동도 펼쳐졌다. 선사시대 체험 부스 사이로 지자체 지원사업과 연계한 제휴업체들의 홍보 부스가 자리했고, 아동보호단체 등도 참여해 축제 공간을 활용한 홍보 활동을 진행했다. 선사문화에 초점을 맞춘 행사에 지역의 여러 활동이 더해지면서 축제장은 문화와 시민 참여가 어우러지는 공간이 됐다.
현장에서는 강동선사문화축제의 특징인 체험형 프로그램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었다. 신석기 고고학 체험스쿨을 비롯해 선사물총사냥, 행운의 샘 등 어린이와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탄소절감 체험행사도 운영됐다.
특히 ‘타임슬립 핸드 크래프티드 마켓’에서는 6000년 전 선사시대의 손기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을 만나고 관련 체험을 할 수 있었다. 선사시대 군락지를 참고해 조성한 공간에서는 ‘선사 바비큐’ 체험도 운영됐다. 선사시대의 생활과 기술을 오늘의 체험으로 바꿔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도록 한 것이다.


천호동에 거주하는 신모 학생은 강동구의 가장 큰 역사상징 물건으로 빗살무늬토기를 떠올렸다. 그는 “학교 외관에도 빗살무늬가 있다”며 “강동구의 가장 알리고 싶은 문화유산 역시 빗살무늬토기고, 이번 축제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로는 움집과 조형물로 꼭 보고가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화유산을 잘 보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훼손되지 않게 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답했다. 선사시대 유물을 직접 보고 체험한 어린이에게 문화유산은 단순한 과거의 물건이 아니라 지켜야 할 대상이었다.
경기 남양주 호평동에서 온 12세 남학생은 역사를 배우고 축제를 즐기는 행사라는 점에서 이번 행사가 뜻깊은 곳이라고 평가했다. 이 학생은 “우리 동네 문화유산은 한라아파트 앞 구석기역사공원”이라며 “대표인물은 다산 정약용으로, 우리 지자체에서도 굿즈도 만들고 인기 캐릭터와 콜라보해, 문화유산을 널리 알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말 행사장에는 강동구 주민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 온 관람객도 눈에 띄었다. 가족 단위 나들이객과 연인, 어린이들이 어우러져 축제 분위기를 만들었다. 도로 양쪽으로 이어진 체험 부스와 대형 공연무대는 행사 규모를 실감하게 했다. 야외 공간에서는 체험과 놀이가 이어졌고, 박물관에서는 선사시대의 역사를 자세히 살펴볼 수 있었다.


발굴을 통해 움집터와 빗살무늬토기 등 당시 생활문화를 보여주는 유물들도 확인됐다. 유적에서는 3개의 문화층이 확인됐고, 방사선탄소측정 결과 기원전 4000~3000년기에 걸친 것으로 조사됐다. 신석기시대 사람들이 한강을 터전으로 살아간 흔적이 지금까지 이어진 셈이다.
서울 암사동 유적의 의미는 축제장에 마련된 암사동 선사유적박물관에서 더욱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박물관에는 신석기시대 대표 유물인 빗살무늬토기를 비롯해 움집과 화덕, 고기잡이 도구 등이 전시돼 있다. 유적과 출토 유물을 통해 당시 사람들이 어떻게 생활했는지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이다.
박물관 안에는 신석기시대 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재현한 모형이 마련돼 있었다. 활을 이용해 사냥하는 모습부터 식물을 채집하는 장면, 한강에서 물고기를 잡는 모습까지 당시의 일상을 보여줬다. 관람객은 전시를 통해 선사시대 사람들이 자연환경을 활용하며 살아간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당시 한강 주변에 어떤 물고기가 살았는지도 살펴볼 수 있었다. 돌도끼와 작살, 그물추 등 고기잡이와 사냥에 쓰인 도구뿐 아니라 갈돌과 갈판 등 생활도구의 변화도 전시됐다. 도구가 조금씩 발전하는 과정을 따라가며 당시 사람들의 생활 방식과 기술을 이해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 신석기시대 토기를 외국 토기와 비교하는 전시도 눈길을 끌었다. 빗살무늬토기는 신석기시대의 대표적인 유물로, 당시 사람들이 사용한 토기의 특징을 보여준다. 박물관은 유물의 전시와 비교를 통해 선사시대 문화를 보다 입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야외 체험장에서 선사시대 생활을 직접 경험하고, 박물관에서 유적과 유물의 역사적 의미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실제 유적과 출토 유물, 체험 프로그램을 한 공간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축제와 박물관은 서로 연결돼 있었다. 과거의 생활상을 눈으로 보고 손으로 경험한 뒤, 전시를 통해 그 근거를 이해할 수 있었다.
강동구는 서울 암사동 유적의 역사적 가치를 지역 대표 축제로 발전시켜왔다. 유적을 보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민들이 직접 방문하고 체험할 수 있는 문화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축제는 선사시대의 공동체적 가치를 교육과 체험, 예술공연 등으로 다양하게 해석한다.
강동선사문화축제는 지역의 역사자산을 알리는 데도 성과를 거뒀다. 축제 홈페이지에 따르면 강동선사문화축제는 ‘축제의 올림픽’으로 불리는 피너클 어워드에서 2014년부터 2019년까지 6년 연속 수상했다. 홍보와 프로그램, 축제 상품 등 다양한 부문에서 상을 받으며 국제적으로도 축제의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연도별 수상 실적을 보면 2014년에는 홍보영상과 브로셔 부문 금상 등 5개 항목에서 수상했다. 2015년에는 스폰서 기프트 부문 금상 등 3개 항목, 2016년에는 베스트 프로모션 브로셔 부문 금상 등 3개 항목에서 성과를 거뒀다. 2017년에는 베스트 프로모션 브로셔와 베스트 어린이프로그램 부문에서 금상을 받는 등 수상했다. 2018년에는 포스터와 신규상품 부문에서 금상을 받았고, 2019년에는 세계대회 은상 등 6개 항목에서 수상했다. 축제를 통해 지역의 역사를 알리고 문화 콘텐츠로 발전시킨 노력이 대외적으로도 평가받은 것이다.


강동구는 서울 암사동 유적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도 준비하고 있다.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인의 문화유산으로 알리기 위해서다. 지역의 역사자산을 보존하고 그 가치를 널리 알리는 한편, 교육과 체험, 공연을 결합한 문화관광 콘텐츠로 발전시키겠다는 목표다.
고층빌딩 사이에서 만난 6000년 전의 흔적은 과거에 머물지 않았다. 움집과 빗살무늬토기는 어린이들의 체험 대상이 됐고, 박물관은 시민들이 선사시대의 생활을 이해하는 배움의 공간이 됐다. 도로를 가득 채운 축제 부스와 공연무대는 역사유적을 오늘의 여가 공간으로 바꿔놓았다.
강동선사문화축제는 지역의 옛것을 지키면서 현대문화와 접목하려는 강동구의 노력을 보여준다. 역사적 근거를 바탕으로 과거를 알리고, 시민들이 직접 경험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서울 암사동 유적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려는 준비와 함께 축제가 지속가능한 문화관광 콘텐츠로 발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주현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gun1313@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