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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민, 배터리 효율 위해 MIP 디스플레이 당분간 유지
위키트리
가민(Garmin)이 스마트워치 화면으로 오래 써온 MIP(메모리 인 픽셀) 디스플레이를 당분간 완전히 버리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테크레이더(TechRadar)와 인터뷰한 가민의 브래드 트렌클(Brad Trenkle)은 OLED 제품의 배터리 성능이 세대마다 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MIP와의 격차가 아직 완전히 수렴하지는 않았고, 그전까지는 MIP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민 시계 라인업은 이미 OLED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그럼에도 가민이 MIP를 남겨두는 이유는 배터리다. 인터뷰에서는 이 차이를 메울 수 있는 열쇠로 태양광 충전 방식 문제도 함께 다뤄졌다.
테크레이더에 따르면 가민의 첫 OLED 시계는 2019년 나온 베뉴(Venu)다. 이 매체는 베뉴를 어떤 스마트워치 기능을 다른 핵심 라인으로 옮길지 시험하는 실험장으로 평가하며 “과소평가받는 선구자”라고 불렀다. OLED 도입이 본격화한 것은 2022년 말 OLED 모델인 에픽스(Epix) 2세대가 나온 뒤다. 2023년에는 포러너(Forerunner) 965가 포러너 시리즈에 OLED를 처음 들여왔다. 테크레이더는 이 제품을 해당 세대에서 “아마도 가장 균형 잡힌 가민 시계”라고 표현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가민의 주요 시계에는 모두 MIP 화면이 들어갔다. 테크레이더는 2026년 현재 이 사실을 잊기 쉬울 만큼 OLED가 보편화했다고 적었다. 새 주력 라인이 발표될 때마다 가민이 MIP와 완전히 결별했는지 확인하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피닉스 9에서는 그런 일이 없었다. 테크레이더는 이를 근거로 반사형 디스플레이가 최소 몇 년은 더 남을 것이라고 봤다. 중급 포러너 계열은 이미 MIP를 접었다. 포러너 70부터 970까지 최근 모델에는 MIP 옵션이 없다.

트렌클은 컬러 반사형 MIP 디스플레이를 유지하면 고객에게 열리는 선택지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배터리 수명”이라고 설명했다. 엔듀로 같은 제품이 MIP 화면으로 동작할 수 있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OLED는 스스로 빛을 내는 방식이라 구조적으로 전력 소모가 높다는 설명이다. MIP는 빛을 반사하는 방식이어서 이 부담이 적다.
테크레이더는 야외에서의 차이를 짚었다. OLED 시계를 밖에 들고 나가면 주변 빛을 이기기 위해 밝기를 크게 올려야 한다. 반면 MIP 시계는 밝은 곳에서 오히려 더 또렷해지고 전력도 거의 쓰지 않는다. OLED 모델인 피닉스 9 프로는 최대 3,000니트(밝기 단위)까지 올라간다. 이 매체는 패널 기술이 아무리 효율적이어도 상당한 전력을 쓸 수밖에 없다고 봤다.
도심이나 근교에서 달리기와 자전거를 즐기는 사용자라면 큰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며칠씩 이어지는 도보 여행을 하는 모험가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테크레이더는 상시 표시 모드가 OLED 가민 시계의 배터리 수명을 크게 깎는다고 지적했다. 맑은 날 야외에서 시계를 그냥 시계로만 쓰는 일도 의외로 배터리를 많이 먹는다는 것이다.
노트북체크는 이 인터뷰를 인용하며 구체적인 모델별 수치를 함께 소개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AMOLED 패널을 쓴 피닉스 9 프로는 상시 표시 디스플레이를 켠 상태에서 배터리가 약 1주일 간다. MIP 화면의 피닉스 9 프로 솔라는 태양광 충전 없이도 3주를 버틴다. 태양광 충전을 쓰면 34일까지 늘어난다. 엔듀로 4는 햇빛이 충분하면 사실상 무제한에 가까운 배터리 수명을 낼 수 있다고 했다. 피닉스 9 프로 가격은 아마존 기준 1,099달러(약 148만 원, 1달러 1,348원 기준)다.
노트북체크는 이런 배터리 이점에도 가민이 점점 더 많은 모델에 AMOLED를 쓴다고 짚었다. AMOLED는 MIP보다 명암비가 훨씬 높고 색도 더 선명하다는 이유에서다. 현행 포러너 시리즈는 저렴한 포러너 70부터 고가의 포러너 970까지 모두 AMOLED 화면만 제공한다. MIP를 선호하는 소비자의 선택 폭이 계속 좁아지고 있는 셈이다.
노트북체크는 AMOLED 시계의 배터리 수명이 MIP 모델을 완전히 따라잡으면 가민이 반사형 LCD를 퇴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는 노트북체크의 해석이다. 테크레이더가 전한 트렌클의 발언은 격차가 수렴하기 전에는 MIP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이다. 그 이후의 계획은 말하지 않았다.
테크레이더는 MIP가 사라지는 변곡점이 단지 OLED 배터리 만족도만으로 정해지지 않을 수 있다고 봤다. OLED와 태양광 충전이 성공적으로 결합하는 시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현재 MIP는 사실상 태양광 충전과 묶여 있다. 피닉스 9 프로 솔라와 인스팅트 3 솔라 같은 전문 모델이 그렇다. 이 모델들은 야외 햇빛 아래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면 배터리가 “무제한”까지 간다고 내세운다.
테크레이더 기자는 그동안 화면 위에 얹는 방식의 태양광 충전이 OLED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 왔다. 빛을 가로채 전기로 바꾸는 구조라 화면 화질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이 점을 묻자 트렌클은 “사고 실험 차원에서는 꼭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그는 어떤 태양광 기술을 쓰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트렌클에 따르면 가민은 그동안 비정질 실리콘과 결정질 실리콘 두 가지 태양광 기술을 써 왔다. 비정질 실리콘은 투명하게 보이지만 편광 선글라스 같은 성질이 있다. 아주 가는 선을 새겨 넣어 화면 위에 올리는 방식이어서, 그 아래 유기 소재는 열화될 수 있다. 반면 최근 일부 제품에는 결정질 실리콘을 쓴다. 이 소재는 투명하지 않아서 챕터 링(화면 바깥 테두리)을 태양광 패널로 만든다. 디스플레이 활성 영역 위에는 아무것도 덮이지 않는다.
테크레이더는 인스팅트 3 솔라를 이 방식의 사례로 들었다. 화면 주변의 비교적 넓은 영역이 충전면으로 쓰이기 때문이다. 트렌클은 이 방식이 OLED 시계에 태양광 충전을 붙이는 현실적인 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테크레이더는 적었다. 노트북체크에 따르면 트렌클은 이런 제품의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