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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권영수 전 부회장·이방수 전 사장, 재직 중 협력사 ‘카루나힐링센터’ 박지숙 소장과 퇴임 후 ‘뉴웨이브원’ 설립 논란
알파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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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경제 = 이형진 선임기자] 중국 컨설팅업체 ‘베이징상립대’에 자문료를 지급하게 해 회사에 100억원대 손해를 끼친 혐의(업무상 배임)로 경찰 수사를 받는 이방수 전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이 권영수 전 부회장과 함께 투자자문사 ‘뉴웨이브원’을 설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법인에는 두 사람이 현직 시절 추진한 사내 힐링 프로그램의 자문을 맡았던 박지숙 카루나힐링센터 소장이 공동 주주이자 사내이사로 참여하고 있는 데다, 이 전 사장에게 거액의 자문료를 받은 중국 업체 회장 역시 현지 사정당국의 부패 조사를 받는 것으로 파악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 ​40년 핵심 ‘LG맨’의 동행… 퇴임 후 박지숙 소장과 ‘뉴웨이브원’ 공동 투자

​6일 주간조선 보도에 따르면 이방수 전 사장과 권영수 전 부회장은 2023년 말 나란히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 박지숙 소장, 권 전 부회장의 지인인 검사 출신 변호사와 함께 투자자문사 뉴웨이브원을 설립했다. 이 매체는 뉴웨이브원의 지분을 네 사람이 나눠 보유하고 있으며, 법인 사내이사에는 박 소장만 이름을 올렸다고 전했다.

이들은 현재 박 소장이 운영하는 카루나힐링센터 소유의 서울 성북구 성북동 빌딩을 개인 사무실처럼 함께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40년 이상 LG그룹에 몸담으며 주요 변곡점마다 같은 계열사에서 호흡을 맞춘 핵심 경영진이다. 1979년 금성사(현 LG전자)에 입사한 권 전 부회장은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사장)를 거쳐 LG디스플레이·LG유플러스 대표이사,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을 역임한 그룹 내 대표적인 ‘재무·전략통’이다.

2018년 구광모 회장 취임 직후 지주사인 ㈜LG 최고운영책임자(COO·부회장)로 발탁돼 4세 경영 안착을 보좌했고, 2021년 11월부터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부회장을 맡아 기업공개(IPO)를 이끈 뒤 2023년 말 퇴임했다.

1984년 금성사에 입사한 이 전 사장은 홍보·대관·노무·위기관리를 전담하며 사장 자리까지 오른 ‘홍보·대관통’이다. LG전자 홍보팀 상무를 거쳐 2011년부터 9년간 LG디스플레이 경영지원센터장(전무)과 경영지원그룹장(부사장)을 지내며 대관 현안과 사내 복지를 총괄했다.

이후 권 전 부회장이 COO로 재직하던 ㈜LG의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팀장으로 합류해 2020년 말 사장으로 승진했고, 2021년 11월 권 전 부회장과 함께 LG에너지솔루션으로 이동해 최고위기관리책임자(CRO) 겸 경영지원센터장(사장)으로 재직했다.
◇ ​‘즐거운 직장’부터 문경 힐링센터까지…사내 복지 프로그램 집행 과정 두고 뒷말

​주간조선에 따르면 두 사람과 박 소장의 인연은 권 전 부회장이 처음으로 계열사 사장에 오른 2006년 무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권 전 부회장은 계열사 대표이사를 맡을 때마다 ‘즐거운 직장(즐직)’이라는 사내 복지 프로그램을 도입해 홍보했는데, 당시 담당 조직 신설은 회사에서 맡았으나 프로그램의 철학을 제시하고 설계한 인물은 박 소장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권 전 부회장의 뒤를 이어 LG디스플레이 경영지원 부문을 총괄한 이 전 사장 역시 재직 시절 박 소장 측과 사내 복지 사업을 진행했다. 이 전 사장이 임원으로 재직하던 2017년 경북 문경의 폐교를 임차해 개관한 힐링센터도 박 소장이 외부에서 설립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힐링센터나 ‘즐거운 직장’ 프로그램이 임직원 복지 차원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도 있다. 다만 주간조선은 이 과정에 적지 않은 비용이 투입됐고, 예산 집행이 박 소장과 친분이 있는 대표이사 등의 지시와 사실상의 전결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와 인터뷰한 전직 LG 임원들은 “즐거운 직장 프로젝트의 다양한 행사를 대부분 박 소장 관련 회사에서 맡았고, 규모가 크다 보니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갔다”며 “협력사인 박 소장 측이 실무자들에게 두 임원과의 친분을 자주 언급해 내부에서 이의를 제기하기 어려웠다”고 주장했다.

재직 시절 사내 복지 프로그램을 발주했던 전직 최고위 경영진과 수주 업체 대표가 퇴임 후 공동 투자로 회사를 세우고 사무실을 공유하면서, 수사기관 안팎에서 또 다른 배임 의혹으로 번질 가능성도 거론된다고 해당 매체는 전했다.
◇ ​이방수 전 사장, ‘베이징상립대’ 자문료 배임 혐의 수사…권순기 회장은 中 당국 부패 조사

​현재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업무상 배임 혐의로 이 전 사장의 자택과 사무실, 휴대전화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 전 사장은 LG가 중국 LCD 생산시설 투자를 추진하던 2010년 무렵부터 퇴임 시점인 2023년 전후까지 중국 정부 인허가 자문 등을 명목으로 중국 베이징 소재 컨설팅업체인 ‘베이징상립대(베이징상립대투자고문유한공사)’에 월 2만달러(약 2800만원) 수준으로 총 100억원가량의 자문료를 지급하게 해 계열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주간조선 보도에 따르면 베이징상립대는 중국 진출을 희망하는 한국 대기업을 대상으로 현지 법률·규제·투자 컨설팅을 제공하는 업체로 한국 사무소 대표는 이 전 사장의 친동생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전 사장은 해당 중국 업체의 고문으로 활동했다는 의혹에 대해 주간조선과의 통화에서 “(고문을) 그전에 조금 했는데 지금은 불편해서 안 한다”며 “중국 컨설팅업체 회장은 개인적으로 알아서 도와준 정도고, 고문을 한다고 급여를 받고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이런 가운데 베이징상립대를 설립한 권순기(취안순지) 중국아주경제발전협회장 역시 중국 사정당국의 부패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중국공산당 중앙기율위원회·국가감찰위원회는 지난 7월 4일 권 회장이 엄중한 기율·법률 위반(부패) 혐의로 당국의 기율 심사 및 감찰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 지도 아래 설립된 중국아주경제발전협회는 1993년 한중 수교 초기 ‘중한경제발전협회’로 출범해 양국 경제 교류를 담당해 온 사회단체다. 1996년 베이징상립대를 세워 한국 대기업들의 중국 진출 자문을 맡아온 권 회장은 2019년 11월 협회장에 당선됐으며, 2021년 2월에는 중국 진출 한국 기업의 활동을 지원한 공로로 조선족 최초의 한국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은 바 있다.

지난 3월에는 방북해 북중 경제·무역 실무 협력을 촉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으나, 올해 초 중국 공산당이 학회·협회를 반부패 중점 조사 영역에 포함시킨 이후 전국 단위 업계 협회의 주요 현직 책임자 가운데 처음으로 조사 대상에 올랐다.
◇ ​4개 계열사 내부 감사 후 고소…상속 분쟁 관련 변호사법 위반 혐의도

​이번 국내 경찰 수사는 LG에너지솔루션·LG디스플레이·LG화학·LG경영연구원 등 4개 계열사가 내부 제보를 받아 자체 감사를 벌인 뒤 고소장을 제출하면서 시작됐다.

아울러 LG 측은 이 전 사장이 그룹 대주주 일가의 상속 관련 법적 분쟁에서 ‘세 모녀’ 측으로부터 일정한 대가를 요구하거나 받고 사실상의 법률 자문을 한 것으로 의심된다며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도 고소장을 제출한 상태다.

최재근 J&K법률세무사무소 변호사는 알파경제에 "​법적 문제 여부는 향후 수사와 재판에서 따져봐야 할 사안이라면서도, 계열사 최고위급 임원이 전결권을 쥐고 추진한 프로젝트나 개인적인 외부 자문 활동은 내부 제보 없이 회사가 사전에 적발하기 쉽지 않은 구조"라고 분석했다.

LG 측은 자체 조사만으로는 사실관계를 전부 규명하기 어려워 고소에 나섰지만, 전직 고위 임원들의 이름이 거론되는 상황이 자칫 회사 이미지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하며 수사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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