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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텀 블레이드 제로의 액션, 호불호 갈렸던 이유는?
게임메카
다만 흥행 성적과 별개로 액션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렸다. 액션 완성도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인 만큼 다소 의외의 반응이었는데, 기자가 직접 37시간 동안 엔딩까지 플레이하며 평가가 엇갈린 이유를 살펴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초반에는 분명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중반 이후부터는 단점이 모두 잊힐 정도로 전혀 다른 인상을 받았다.
첫 인상은 아쉽지만, 중반부터 드러나는 액션 진가
팬텀 블레이드 제로를 처음 플레이하며 가장 먼저 눈에 띄었던 부분은 타격감이다. 캐릭터의 움직임과 공격 모션은 상당히 화려하지만, 그에 비해 공격·패링 성공 시 터지는 소리나 시각 효과 등 피드백은 다른 액션게임과 비교했을 때 다소 부족한 편이었다. 빠른 속도로 공격을 퍼붓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던 반면, 실제로 적을 타격했을 때 느껴지는 손맛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적 공격이 대부분 빠른 연격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다. 처음 게임을 접한 플레이어 입장에서 몰아치는 공격을 정확한 타이밍에 패링하기란 쉽지 않다. 결국 초반에는 적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패턴을 분석하기보다, 일단 가드 버튼을 누르고 있거나 무작정 연타하는 방식으로 전투를 진행하게 된다. 실제로 보스가 어떤 공격을 사용하는지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음에도, 마구잡이로 버티다 보면 승리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때부터는 전투의 인상이 완전히 달라진다. 완벽 패링으로 공격을 받아친 뒤 반격을 이어가는 공방의 재미가 본격적으로 살아나고, 보스전에서도 패턴을 파악하고 적절하게 대응해 공략하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여기에 팬텀 블레이드 제로만의 고속 액션이 더해지면서, 여타 액션게임엔 없는 손맛과 보는 맛을 경험하게 된다.
액션의 재미가 본격적으로 느껴질 즈음, 다양한 매력 요소가 눈에 띄기 시작한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다양한 무기 액션이다. 일반적인 액션 RPG에서는 무기군이 같다면, 무기마다 고유 스킬은 다르더라도 기본 공격 모션은 동일한 경우가 많다.
반면 팬텀 블레이드 제로는 무기마다 기본 공격과 처형 모션이 모두 다르며, 사용할 수 있는 스킬도 특징이 뚜렷하다. 때문에 신규 무기를 획득할 때마다 느껴지는 전투 경험도 완전히 달라진다. 하나의 무기에 익숙해질 무렵 새로운 무기를 획득하고, 전혀 다른 공격 모션과 기술을 경험하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전투가 지루해질 틈이 없었다.
실제로 기자는 액션 RPG를 하면, 무기를 자주 바꾸지 않고 2~3개 정도를 오래 쓰는 편이다. 하지만 팬텀 블레이드 제로에서만큼은 바닥에 장판을 설치하는 대검, 반격에 특화된 한손검, 바람·번개 속성을 두른 쌍검 등 10개가 넘는 무기를 교체하며 즐겼다. 다른 무기를 더 써보고 싶어서 2회차를 시작했을 정도다.
그러나 이러한 구성은 탐험을 진행하며 조금씩 다른 인상으로 다가온다. 검은 신화 오공처럼 필드 곳곳에 숨겨진 이야기와 NPC의 정보를 확인하다 보면,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했던 인물의 행동이나 대사가 품은 의미가 퍼즐 조각 맞춰지듯 드러나기 시작한다. 숨어있는 NPC가 사실 중요한 사연을 지니고 있다거나, 무심코 방문한 장소에서 과거 벌어진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는 식이다. 이러한 경험이 반복되면서 처음에는 난해하게만 느껴졌던 세계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자연스럽게 다른 지역이나 NPC에게 어떤 이야기가 숨겨져 있을지 궁금해진다.
탐험 피로감을 줄이기 위한 설계도 눈에 띄었다. 팬텀 블레이드 제로에서는 한 번 처치한 일반 적은 휴식을 취하더라도 다시 등장하지 않는다. 덕분에 놓친 아이템이나 숨겨진 길을 찾기 위해 이전 지역으로 돌아가더라도 부담이 적고, 반복적인 전투로 시간을 소모하기보다 아직 살펴보지 못한 장소를 탐험하는 데 집중할 수 있었다.
그 외에도 따로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연출, 그래픽, 맵 짜임새 등 다방면에서 수준 높은 완성도를 보여줬다. 여기에 최근 패치를 통해 타격감 개선이 이뤄지면서, 단점도 어느 정도 완화됐다. 그러니 초반만 하고 플레이를 포기했다면, 혹은 세키로 같은 패링 액션게임을 좋아한다면, 팬텀 블레이드 제로를 반드시 해보는 것을 권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