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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조 도박 조직 검거, 전세기 타고 월드컵 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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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 서버를 두고 천문학적인 규모의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며 전세기를 띄우고 월드컵 경기를 관람하는 등 막대한 부를 과시하던 초대형 범죄 조직이 국제 공조 수사 끝에 무더기로 검거됐다.
단순한 사이트 운영을 넘어 자체적인 게임 개발과 해외 카지노 사업까지 진출하며 거대 기업의 형태로 진화한 불법 사행성 범죄 조직의 충격적인 실체가 낱낱이 드러났다.
3일 충북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도박공간개설 및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그리고 범죄단체조직 및 가입 등 혐의를 적용해 불법 도박 사이트 국내 총책인 A 씨를 비롯한 18명을 구속하고 조직원 25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의 대대적인 수사망에 포착된 이들은 2022년 5월부터 올해 2월까지 말레이시아 등 해외 주요 국가에 거점을 마련하고 무려 2조 6000억원이 넘는 판돈이 오가는 대규모 불법 스포츠토토 및 바카라 사이트를 조직적으로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2016년 무렵부터 위조 여권을 만들어 해외로 도피한 뒤 불법 사이트를 은밀하게 운영해 온 정황을 고려할 때 실제 판돈 규모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이들은 아랍에미리트와 말레이시아, 그리고 국내에 각각 독립된 총책을 두는 등 철저한 점조직 형태를 유지했다.
경찰은 지난해 7월 수상한 범죄 정황을 포착한 뒤 끈질긴 정보 수집을 통해 국내외에서 암약 중인 조직원 72명의 신원을 정확히 특정했다.
이후 인터폴 등 해외 수사 기관과의 국제 공조를 가동해 은신 중이던 총책 3명을 포함한 핵심 조직원 10명을 검거했고, 이 중 8명의 신병을 국내로 무사히 송환했다.
여전히 말레이시아에 체류 중인 것으로 파악된 나머지 21명에 대해서도 적색 수배를 즉각 발령하고 포위망을 좁히고 있다.
철저한 자금 추적을 통해 범죄 수익금 1637억원의 행방을 찾아냈으며 이 가운데 619억원에 대해서는 발 빠르게 기소 전 몰수 및 추징보전을 신청해 은닉 자금을 동결했다.
이들 범죄 조직은 도박 사이트 운영으로 거둬들인 불법 수익으로 초호화 생활을 즐겼다.
아랍에미리트 총책을 맡은 B 씨는 조직 핵심 간부들과 개인 전세기를 임대해 두바이에서 카타르까지 날아가 2022년 국제축구연맹 카타르 월드컵 경기를 스카이박스에서 관람하는 대범함을 보였다.
또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최고급 명품 시계를 조직원들에게 선물로 나눠주며 충성을 강요하기도 했다.
특히 말레이시아 총책인 C 씨는 현지에서 지나치게 재력을 과시하다가 범죄 조직의 표적이 돼 납치 사건에 휘말리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납치범들은 목숨값으로 1000만 달러를 요구했고, 결국 40억원에 해당하는 몸값을 뜯긴 C 씨는 현지 경찰의 도움으로 구조됐으나, 신원 조회 과정에서 적색 수배 대상자라는 사실이 들통나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이들은 자금력을 바탕으로 위장 기업을 차려 사업 영역을 끝없이 확장했다.
국내에 게임 회사를 설립해 도박 사이트 구동에 필요한 게임 엔진을 자체 개발해 유통했으며, 필리핀 현지에는 조직원을 파견해 오프라인 카지노 사업까지 손을 뻗쳤다.
2016년에는 버젓이 해외 유명 축구팀의 유니폼과 홈구장에 자신들의 불법 사이트를 광고하는 등 공권력을 비웃는 행태를 보였다.
경찰은 이들이 매주 정기적으로 실적 점검 회의를 개최하는 등 기업체를 운영한 사실을 입증해 범죄단체조직 혐의를 적용했다.
한편 대규모 불법 도박 조직의 기업화 현상은 최근 급증하는 사행성 범죄의 단면을 보여준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발표한 실태조사 결과(2025년 기준)에 따르면 국내 불법 도박 시장의 추정 규모는 연간 95조 8569억원에 육박한다.
이는 복권, 경마 등 합법 사행산업 총매출액(26조 273억원)의 약 3.7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특히 모바일 기기와 암호화폐를 악용한 온라인 불법 도박이 도박 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으며 국부 유출을 심화시키고 있다.
이에 대응해 사법당국도 대대적인 단속에 나서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반년간 집중단속을 벌인 결과 총 1746건의 사이버 도박 사건을 적발하고 2319명을 검거(154명 구속)했다.
경찰은 조직의 자금줄을 차단하기 위해 총 1072억원에 달하는 범죄수익을 기소 전 몰수·추징보전 조치했다.
전문가들은 도박 조직이 해외 거점을 두고 다국적 기업 형태로 진화하는 만큼 국제 공조 수사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진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