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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워페어4 한국 출시, 이태원 참사 영상 삭제
위키트리
북한의 남침으로 한반도에 전쟁이 벌어진다는 설정을 앞세운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4’가 지난달 23일 전 세계에 출시됐다. 지디넷코리아는 캠페인과 DMZ, 멀티플레이를 직접 플레이한 리뷰에서 한국 도심을 사실적으로 구현한 점을 강점으로 짚었다. 반면 출시 직후 불거진 이태원 참사 영상 논란은 게임 밖에서 평가를 갈랐다. 배급사 액티비전은 문제의 장면을 11월 12일 업데이트에서 삭제하기로 했다.
지디넷코리아는 시리즈의 대표 콘텐츠로 불리는 캠페인부터 플레이했다. 처음 플레이하는 데 든 시간은 대략 7시간 30분이었다. 매체는 진행 속도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전제했다. 중반부에는 익스트랙션 슈터(물자를 확보해 탈출하는 방식의 슈팅게임)와 비슷한 콘텐츠가 배치돼 있어 플레이어마다 편차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배경은 한국과 북한을 비롯해 미국 뉴욕, 프랑스 파리, 인도 뭄바이 등 여러 지역이다. 그 중심에는 가상의 한국 도심 하진시가 있다. 지디넷코리아는 하진시가 실제 도시를 연상시킬 만큼 세밀하게 구현됐다고 평가했다. 거리와 건물 외관은 물론 내부 공간까지 디테일이 높고, 평범한 도심이 폭격으로 무너지고 화염에 휩싸이는 장면은 한국 이용자에게 더 직접적인 인상을 남긴다고 전했다.
이야기는 두 갈래로 흐른다. 이용자는 한국군 병사인 박현준 이병과 소재우 병장 등의 시선으로 최전선의 혼란과 참상을 겪는다. 존 프라이스가 수행하는 별도 작전을 따라가면 전쟁이 벌어진 배경과 그 이면의 음모가 드러난다. 지디넷코리아는 참호전과 드론 활용 장면 등 다양한 전투 연출도 눈에 띈다고 적었다.
아쉬운 점으로는 기본 음성 설정이 꼽혔다. 한국 해병대와 미군이 함께 등장하는 장면처럼 여러 국적의 인물이 대화하는 상황에서도 대부분 한국어 음성이 나온다는 것이다. 지디넷코리아는 현지화 품질은 자연스럽지만 기본값이 원어 음성이었다면 몰입에 더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봤다. 원어 음성을 원하면 ‘설정 > 인터페이스 > 가독성 > 영어 음성 사용’ 항목을 선택하면 된다.
DMZ는 캠페인 이후의 이야기를 확장한 익스트랙션 슈터 방식의 모드다. 캠페인의 메인 무대인 북한과 한국이 배경이다. 이용자는 혼자부터 3인 스쿼드까지 원하는 인원으로 전장에 들어갈 수 있다.
지디넷코리아는 난이도가 비교적 쉬운 편이라고 평가했다. 보관함에 여유가 있으면 전장에 진입할 때마다 무료 무장을 지원받아 장비를 잃는 부담이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가장 큰 변수는 다른 이용자다. 일반 적(봇)을 상대하며 여유롭게 탐색하다가 다른 플레이어와 마주치면 긴장감이 급격히 높아진다고 전했다.
성장 요소로는 특성 트리가 있다. 임무를 수행해 특성 포인트를 얻고 전투·물자 수집 등 분야에 투자해 오퍼레이터(캐릭터)의 역할을 전문화하는 방식이다. DMZ에서 얻은 레벨 경험치와 무기 경험치, 배틀 패스 진행도는 멀티플레이어와 워존으로 이어진다. 모드마다 성장을 처음부터 반복해야 하는 부담을 줄인 설계다.
멀티플레이는 속도감을 앞세운다. 탄도 시스템을 손봐 조준 사격과 지향 사격 모두 무작위 탄 퍼짐을 걷어냈고, 이제 탄은 조준한 방향 그대로 날아간다. 장애물을 넘은 뒤 슬라이드로 이어지는 움직임도 더해 전투 속도와 반응성을 높였다.
전장도 다양하다. 6대6 코어 맵은 한국 어촌과 도심을 비롯해 뉴욕, 파리, 뭄바이 등을 배경으로 한다. 경기마다 사선과 이동 경로, 엄폐물이 달라지는 ‘킬 블록’이 있고, 32대32 대규모 전투를 벌이는 전초기지 모드도 마련됐다. 지디넷코리아는 짧은 시간에 상대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대응해야 하는 만큼 속도감 있는 FPS를 선호하는 이용자에게 맞는 모드라고 설명했다.
논란은 게임의 도입부 영상에서 시작됐다. 투데이e코노믹에 따르면 시네마틱에는 이태원 참사 직후 구급대원이 쓰러진 시민에게 심폐소생술(CPR)을 하는 방송 자료 화면이 약 3초간 담겼다. 장면은 가상의 전쟁으로 민간인 피해가 발생한 상황을 묘사하는 데 쓰였다. 투데이e코노믹은 실제 뉴스 보도 영상으로 현실감을 높이려는 의도였지만 실제 참사 장면을 오락 콘텐츠에 활용했다는 점에서 비판이 나왔다고 전했다.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지난달 28일 공동 성명을 냈다. 두 단체는 영상 삭제를 요구하며 “사건을 오락적 목적의 게임에 소재로 활용했다는 것 자체가 매우 부적절하며 몰상식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액티비전은 지난달 30일 국내 언론에 배포한 입장문에서 문제의 영상을 오는 11월 12일 배포될 업데이트로 전면 삭제하겠다고 밝혔다. 투데이e코노믹에 따르면 액티비전은 실제 뉴스 보도 영상을 활용하면서 이태원 참사를 비롯한 어떤 비극적 사건도 연상시키거나 그 아픔을 경시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유가족과 피해자에게는 깊은 위로와 사과의 뜻을 전했다.
투데이e코노믹은 실제 재난 영상이 오락 콘텐츠에 쓰여 논란이 된 사례로 2019년 넷플릭스 영화 ‘버드 박스’를 들었다. 이 영화에는 2013년 캐나다 퀘벡주 라크메간틱 열차 참사 당시 영상이 사용됐다. 열차 폭발로 47명이 숨진 사고다. 넷플릭스는 처음에는 삭제 계획이 없다고 했다가 지역사회와 유가족의 반발이 이어지자 제작진과 협의해 장면을 교체하기로 하고, 지역사회에 사과했다.
지디넷코리아는 리뷰 총평에서 한국을 주요 무대로 삼은 캠페인과 사실적인 도심 구현, 다양한 전투 연출이 전쟁 상황의 몰입감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캠페인과 DMZ, 멀티플레이가 서로 다른 플레이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도 특징으로 꼽았다.
다만 지디넷코리아는 출시 직후 불거진 참사 영상 논란 때문에 게임 외적인 문제까지 함께 평가받게 됐다고 짚었다. 이 매체는 리뷰에서 논란의 심각성과는 별개로 게임 자체의 완성도를 살폈다고 밝혔다.
지디넷코리아는 액티비전이 사과와 영상 교체를 약속한 만큼 예정된 업데이트가 차질 없이 이뤄지는지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삭제가 예정된 날짜는 11월 12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