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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박지선 사망 6주기, 여전한 그리움 속 동료들 추모 이어져
위키트리개그우먼 고 박지선이 생전 2019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JTBC 새 금토 드라마 ‘리갈하이’(극본 박성진, 연출 김정현) 제작 발표회에 참석해 진행을 보고 있다. / 뉴스1
고인은 2020년 11월 2일 서울시 마포구 자택에서 모친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향년 36세. 당시 전해진 갑작스러운 비보는 연예계는 물론 그를 아끼고 응원하던 수많은 대중에게 깊은 충격과 슬픔을 안겼다. 평소 지병을 앓고 있던 고인은 생전 상태가 악화되며 극심한 고통에 시달렸던 것으로 전해져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더했다.
1984년생인 고 박지선은 데뷔 초 널리 알려지지 않았으나 점차 대중적 인지도가 높아지며 고려대학교 사범대학 교육학과를 졸업한 재원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져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안정적인 진로 대신 희극인의 길을 택했던 그는 2007년 KBS 22기 공채 개그우먼으로 방송계에 첫발을 디뎠다.
데뷔 당시 '개그전사 300'에서 파생된 코너 '3인3색'을 선보인 고인은 무명 시절을 거치지 않고 일찌감치 대중에게 얼굴과 이름을 뚜렷하게 각인시켰다. 데뷔 직후부터 외모를 활용한 자폭 개그로 큰 웃음을 주며 동갑내기 후배 개그우먼 오나미와 함께 독보적인 캐릭터를 구축했다.
하지만 고인의 역량은 한 가지 틀에 갇히지 않았다. '불편한 진실', '로비스트' 등에서는 대한민국 특유의 억척스럽고 친근한 아주머니 캐릭터를 현실감 넘치게 소화했고 '누려' 코너를 통해서는 폭발적인 하이노트 창법을 선보이며 다재다능함을 뽐냈다. '선생 김봉투'에서는 노련한 할머니 연기까지 펼쳐 보이는 등 뻔뻔한 연기부터 노인 연기, 목소리를 활용한 묘사까지 다채로운 연기 스펙트럼을 증명하며 탄탄한 희극인으로 자리매김했다. 2009년에는 "참 쉽죠잉~?"이라는 유행어를 탄생시키며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받는 전 국민적 유행어 제조기로 떠올랐다.
희극 무대를 넘어 방송 영역도 넓혔다. 2011년에는 MBC 인기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에 출연해 배우 박하선의 동료 원어민 영어 교사 역을 맡았다. 극 중 특유의 노처녀 히스테리와 억울한 신세를 한탄하는 익살스러운 면모를 능청스럽게 소화했으며 후반부에는 줄리엔 강과 극적인 러브라인을 형성해 안방극장에 유쾌한 웃음을 안겼다.
뛰어난 재능만큼 화려한 수상 경력도 남겼다. 데뷔 첫해인 2007년 'KBS 연예대상'에서 단숨에 코미디 부문 신인상을 수상하며 슈퍼 루키의 탄생을 알렸다. 당시 시상식 무대에서 동기 개그맨 박성광을 향해 "성광 오빠, 사랑해! 내 마음을 받아줘!"라고 깜짝 고백을 던졌고 당황한 박성광의 표정이 카메라에 고스란히 포착돼 큰 화제를 낳기도 했다.
개그우먼 고 박지선의 사망 2주기를 하루 앞두고 있던 2022년 11월 1일 고인의 묘소에 팬이 남기고 간 메모와 꽃이 놓여있다. / 뉴스1
이후 두 사람은 '봉숭아 학당'에서 커플 기믹으로 호흡을 맞추고 개그맨 박휘순이 합류하며 삼각관계 구도를 형성하는 등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선사했다. 실제로 잠시 교제했던 일화나 '스타 골든벨' 출연 당시 에피소드를 둘러싼 티격태격하던 비하인드 스토리 역시 동기 간의 돈독함을 엿보게 하며 방송가에서 꾸준히 회자됐다.
이후에도 2008년 우수상, 2010년에는 최우수상을 차례로 품에 안으며 KBS '개그콘서트' 사상 최초로 '신인상, 우수상, 최우수상'을 모두 석권하는 대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이른 나이에 안타깝게 영면한 고인을 향한 연예계 동료들과 대중의 그리움은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짙다. 2021년 고인의 1주기에는 그를 기리는 유고집 '멋쟁이 희극인-희극인 박지선의 웃음에 대한 단상들'이 발간됐다. 생전 고인과 각별했던 송은이, 김숙, 배우 이윤지, 박정민 등이 뜻을 모아 고인이 생전 틈틈이 남겨둔 콩트, 강의록, 트위터 게시글, 메모장 속 글과 그림 207편을 엮어 세상에 펴냈다.
6주기를 맞이한 올해 역시 동료들의 발걸음은 이어졌다. KBS 22기 공채 동기 김원효는 기일을 하루 앞둔 지난 1일 고인의 납골당을 방문해 추모의 뜻을 전했다. 김원효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잘 있었어? 오빠가 바빠서 하루 일찍 왔당. 자주 못 와서 미안해. 너도 위에서 잘 보고 있지?"라는 글을 남기며 변함없는 우정과 애틋한 마음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