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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신기록의 명암] 역대급 대미 무역흑자에…美 통상 압박 커지나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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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가 사상 처음 1000억 달러를 돌파하면서 한·미 통상관계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무역적자 축소를 핵심 정책으로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한국의 흑자 확대를 문제 삼아 추가 관세나 대미 투자 확대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통상 압박에 대비해 미국산 에너지 수입 확대, 현지 정치권과 협력 강화 등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 대미 흑자 1000억 달러 돌파…반도체 관세·301조 조사 변수

1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10월 누적 대미 무역흑자는 약 1022억6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1~9월 확정치(약 846억9000만 달러)와 10월 잠정치(약 175억8000만 달러)를 합산한 수치다. 다만 10월 실적이 확정되는 과정에서 누적 흑자 규모는 일부 달라질 수 있다.

대미 무역흑자는 2019년 114억 달러에서 2021년 227억 달러, 2023년 444억 달러로 증가한 데 이어 2024년 556억 달러로 당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495억 달러로 다소 줄었지만 올해 들어 증가세가 다시 가팔라졌다. 미국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면서 한국산 반도체와 전력기기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다.

문제는 이 같은 흑자 확대가 미국의 추가 통상 압박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초 무역적자 축소를 내세워 한국에 25%, 일본에 24%의 상호관세를 예고했다. 이후 한국은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하면서 관세율을 15%로 낮추기로 합의했다.

수출을 견인한 반도체가 새로운 압박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의 AI 투자 확대에 힘입어 한국산 반도체 수출이 급증하고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내 반도체 생산 확대와 공급망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반도체 관세가 현실화하면 수출 호조를 이끈 주력 산업이 통상 불확실성에 노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3월 한국을 포함한 16개 경제권을 대상으로 제조업의 구조적 과잉생산과 관련한 무역법 301조 조사에도 착수했다. 당시 USTR는 한국의 대미 상품무역흑자가 2024년 560억 달러, 지난해 약 490억 달러에 달한다는 점을 직접 언급했다. 지난 5월 공청회도 진행돼 조사 결과에 따른 추가 통상 조치 가능성이 변수로 남아 있다.

반덤핑·상계관세와 세이프가드 등 다른 무역구제 수단도 거론된다. 다만 이들 조치는 덤핑·보조금 지급이나 수입 증가에 따른 산업 피해 등 각각 별도의 법적 요건을 충족해야 하며 대미 흑자 규모만으로 자동 발동되는 것은 아니다.

◆ 3500억 달러 투자에 알래스카 LNG까지…추가 부담 우려

대미 투자 압박은 이미 현실화하고 있다. 특히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을 둘러싼 미국의 투자 요구가 이어지면서 한국의 부담이 커지는 모습이다. 한·미 양국은 사업의 상업적 합리성 등을 전제로 투자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참여를 거듭 요구하고 있다.

대미 흑자가 더 확대되면 에너지 구매나 추가 투자 요구도 거세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한국으로서는 통상 부담 완화뿐 아니라 사업의 경제성과 투자 위험도 함께 따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미국이 3500억 달러 규모의 기존 투자 약속을 조기에 이행하도록 압박하거나 추가적인 현지 생산시설 투자를 요구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미국산 에너지 구매 확대, 미국 현지 정치권과 협력을 병행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미국산 에너지 등 미국의 수입을 다변화할 수 있는 품목에 대한 수입을 늘려 대미 무역흑자가 급격하게 증가하지 않도록 정부 차원에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기업이 진출한 텍사스·루이지애나·앨라배마·인디애나 등 주지사와 주의회, 연방 상·하원 의원들과 협력 관계를 강화해 통상 압박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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