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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화력발전소 붕괴, 부실 계산과 안전방기가 부른 인재
알파경제
국토교통부 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는 지난 30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최종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를 자세히 살펴보면, 사고의 직접적 원인은 기둥 하나에 실리는 힘조차 제대로 측정하지 않은 기술적 부실과 기본적 계산 오류였다.
당시 현장에서는 발파 해체를 위해 기둥과 보 등을 미리 잘라내 버티는 힘을 줄이는 ‘사전 취약화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노동자들이 위험천만한 구조물 아래에서 목숨을 걸고 작업하던 순간, 이들이 믿었던 ‘구조 검토서’는 서류상에만 존재하는 유령과 다름없었다.
사조위 조사 결과, 최초 붕괴가 시작된 기둥의 실제 철판 두께는 15㎜에 불과했으나, 구조 검토서에는 24㎜로 무려 60% 이상 두껍게 적혀 있었다. 안전검토자가 지상층 단 한 곳에서만 철판 두께를 측정한 뒤, 까마득히 높은 상부 기둥 전체에 이를 일괄 적용하는 얼토당토않은 편의주의를 저지른 탓이다.
뿐만이 아니다. 보일러타워 전체 무게는 실제보다 14.7%나 축소 산정된 것으로 드러났다. 버텨야 할 하중은 대폭 줄여 잡고, 기둥이 견딜 힘은 터무니없이 높게 평가한 ‘안전불감증’이 겹치면서, 결국 기둥은 상부의 중량을 견디지 못하고 힘없이 휘어져 내렸다.

참사를 키운 것은 비단 기술적 오류에 그치지 않는다. 위험 작업을 하청업체에 떠넘긴 채 방관해 온 시공 구조와 거대 발주처의 무관심이 더해졌다. 원도급사인 HJ중공업은 위험천만한 취약화·발파 작업을 전문 하도급 업체의 판단에만 전적으로 맡겨둔 채, 최종 시공상세도와 실제 현장이 일치하는지조차 확인하지 않았다.
공기업인 발주처 한국동서발전 역시 건설 현장 참여 주체들의 업무를 총괄·관리해야 할 최상위 책임자로서의 역할을 완전히 방기했다. Risk(위험)는 현장의 하청 노동자들에게 전가되고, 원청과 발주처는 이윤과 효율 뒤에 숨어 감독의 책임을 외면한 전형적인 ‘외주화의 비극’이다.

시민단체와 노동계에서는 “아무리 세련된 안전 법안을 만들어도 원청과 발주처가 현장의 안전을 통과의례나 비용으로만 취급하는 구조가 바뀌지 않는다면 제2, 제3의 울산화력발전소 참사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엄정한 형사 처벌과 강력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촉구하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