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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무죄 선고 구회근 판사, 법왜곡죄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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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23일 서울 서초구 고등법원에서 열린 '명태균 여론조사 대납 의혹 사건'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서울고법 제공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구회근 서울고법 부장판사(58·사법연수원 22기)가 법왜곡죄 혐의로 고발당했다. 판결이 나온 지 닷새 만에 변호사와 시민단체가 잇따라 수사기관에 고발장을 냈다.

법조계에 따르면 김경호 변호사는 최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에 구 부장판사를 법왜곡죄로 고발했다. 김 변호사는 구 부장판사가 정치자금법상 기부에 관한 대법원 판례를 인용하고도 그 법리를 그대로 적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고발장에는 구 부장판사가 의도를 갖고 타인에게 위법 또는 부당하게 이익을 줄 목적이 있었다는 점을 판결문 등으로 추단할 수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김 변호사는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딸의 허위 스펙 의혹 수사를 무마했다는 의혹으로도 고발장을 낸 인물이다.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외압 의혹과 관련해서는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당시 대령·현 준장)을 대리했다.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도 28일 중수청에 구 부장판사를 법왜곡과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직무권한을 남용하면서 다수 국민이 용인할 수 없는 법리를 적용해 특정 정당에 유리하게 편향된 판결을 했다"고 주장했다.

법왜곡죄는 형법 제123조의2로 신설돼 3월 12일부터 시행됐다. 2월 2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형사 사건을 맡은 판사나 검사가 타인에게 위법 또는 부당하게 이익을 주거나 권익을 해할 목적으로 법을 왜곡하면 처벌한다. 법령 적용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음을 알면서 법령을 적용하는 행위가 대상이다. 적용해야 할 법령을 알면서 적용하지 않아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도 포함된다. 위법하게 증거를 수집하거나 적법한 증거가 없음을 알면서 범죄사실을 인정하는 행위도 처벌한다. 법정형은 10년 이하 징역과 자격정지다. 시행 첫날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는 이유로 조희대 대법원장이 고발되기도 했다.

구 부장판사가 재판장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7부는 23일 오 시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오 시장은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태균씨에게서 비공표 여론조사 결과를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비서실장이던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통해 사업가 김한정씨에게 비용 3300만원을 대신 내게 했다는 혐의도 받았다.

1심 판단은 달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조형우 부장판사)는 7월 22일 오 시장에게 벌금 1000만원과 추징금 2100만원을 선고했다. 시장직을 잃는 형량이다. 재판부는 "여론조사 의뢰와 비용 납부 행위를 여론조사 실현 목적과 결부하면 죄질이 좋지 않다"고 밝혔다. 1심은 오 시장이 명씨에게 건 부재중 전화와 같은 날 강 전 부시장과 명씨 사이에 자료가 오간 점 등을 근거로 여론조사 의뢰가 있었다고 봤다. 김씨에게는 벌금 500만원이 선고됐다. 당시 오 시장은 “10개 여론조사 중 5개 유죄 인정은 납득할 수 없다”며 항소 뜻을 밝혔다.

2심은 이 판단을 뒤집었다. 재판부는 명씨의 진술을 이 사건의 유일한 직접 증거로 보면서도 신빙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명씨는 2021년 1월 22일 통화에서 오 시장이 나경원 전 의원을 이길 수 있는 여론조사를 울면서 부탁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명씨가 이 통화보다 2시간가량 앞서 여론조사 작업을 시작한 점을 들어 명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명씨가 수사 초기 오 시장에게 적대적인 태도를 보인 점도 판단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오 시장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할 동기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명씨를 통한 여론조사를 필요로 하는 상황이었다고도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선거에서 이기려는 의지는 후보로서 당연한 정치적 동기일 뿐이라고 봤다. 재판부는 "오 시장이 정치자금법 등에 위반되는 방식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그 대가로 금전을 지급하려는 행동에 대한 동기로까지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했다. 김씨가 개인적 동기로 자발적으로 비용을 냈을 가능성도 인정했다.

증거 판단도 엇갈렸다. 2심은 창원지검이 2024년 9월 30일 압수한 강혜경씨 휴대전화 속 자료를 위법수집증거로 보고 배제했다. 재판부는 "압수물을 별도 영장 없이 이 사건 공소사실 증거로 사용하는 것은 적법절차의 원칙, 영장주의 원칙 등에 반해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1심이 증거로 채택한 김씨와 명씨 사이 녹음 파일은 이 휴대전화에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민중기 특별검사가 이끄는 김건희 특검팀은 23일 상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명씨 여론조사를 둘러싼 오 시장과 윤석열 전 대통령, 김건희 여사 관련 사건은 항소심에서 모두 무죄가 나왔다. 2심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오 시장은 시장직 상실 위기에서 벗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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