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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떠난 뒤에도 1년 동안… 故 김수미, 아이들에게 '새 희망' 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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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세상을 떠난 원로 배우 고 김수미가 남긴 따뜻한 유산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위기가정 아동들에게 든든한 희망의 디딤돌이 되고 있다.
아동권리 전문 비정부기구(NGO) 굿네이버스는 김수미의 생전 일기를 엮어 펴낸 책 ‘나는 탄원한다, 나를 죽이는 모든 것들에 대하여’의 인세 수익금을 활용해 지난 1년간 국내 위기가정 아동 4명을 선정하고 장학지원사업을 펼쳤다고 지난 27일 밝혔다.

이번 장학 사업은 지난해 10월 김수미의 유족이 해당 책의 인세 수익 전액을 굿네이버스에 기부하면서 성사됐다. 평소 주변의 어려운 이웃과 결식아동 등 소외된 계층을 친자식처럼 살뜰히 살피며 남몰래 나눔을 실천해 왔던 고인의 뜻을 영원히 기리고 계승하고자 유족들이 뜻을 모은 결과다.

고인의 인세로 조성된 장학금은 갑작스러운 위기로 꿈을 포기할 처지에 놓였던 아이들에게 결정적인 전환점이 됐다. 수혜 대상 중 한 아동은 가족의 오랜 병환으로 인해 막대한 의료비와 간병 부담이 겹치면서 학업을 중단해야 할 위기에 놓여 있었다. 그러나 이번 장학 사업을 통해 학비와 생계비 등 안정적인 경제 지원을 받게 되면서 진학 준비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되찾았다.
또한 스포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던 또 다른 체육 꿈나무 아동은 훈련비와 전문 장비를 마련하지 못해 운동을 중단할 처지였으나 고인의 후원금으로 훈련을 이어간 끝에 최근 지역 대회에서 동메달을 목에 거는 값진 성과를 거뒀다.

지원을 받은 한 아동은 “가장 힘든 시기를 겪고 있을 때 다시 일어서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용기와 희망을 얻었다”며 “고인과 유족들로부터 받은 따뜻한 도움을 가슴에 새기고 훗날 다른 사람들에게 베풀며 나눌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하겠다”고 굿네이버스를 통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처럼 생전과 사후를 가리지 않고 대중에게 큰 울림을 남긴 김수미는 한국 방송 역사에서 독보적인 발자취를 남긴 국민 배우였다. 그는 1980년부터 방송된 MBC 농촌 드라마 ‘전원일기’에서 ‘일용엄니’ 역을 맡아 무려 22년간 혼신의 연기를 펼치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어머니상이자 정감 넘치는 인물로 자리매김했다.

데뷔 초반 김수미는 서구적인 이목구비와 개성 있는 미모로 할리우드 스타 나탈리 우드를 닮았다는 평을 듣기도 했으나 당대 방송가에서 주로 선호하던 전형적인 여성 연기자 스타일과는 차이가 있어 데뷔 후 약 10년 동안은 주연 자리를 많이 맡지 못하고 조연으로 묵묵히 연기 내공을 다지는 긴 무명 생활을 보냈다.
그의 연기 인생을 송두리째 바꾼 전환점은 1980년 첫 전파를 탄 ‘전원일기’였다. 실제 나이보다 훨씬 고령인 시골 노파 일용엄니 캐릭터를 특유의 걸걸한 입담과 섬세한 연기력으로 완벽하게 소화해 내며 일약 전국적인 대스타 반열에 올랐다. 당시 그의 연기가 워낙 사실적이었던 탓에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일용엄니 연기자가 진짜 할머니인가, 젊은 배우인가”를 두고 열띤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다. 전국 각지의 할아버지 팬들이 방송국으로 수많은 팬레터를 보내오는 등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누렸다.

일용엄니로 대중적인 신뢰와 인기를 얻은 김수미는 교양 프로그램 진행자로도 영역을 넓혔다. 1982~1985년 MBC ‘오늘의 요리’ 진행을 맡아 탁월한 요리 솜씨와 진행력을 인정받았으며 1987~1989년 MBC ‘토요일 정보 총집합’ 진행자로 활약했다. 청년 시절부터 쌓아 올린 진행 경험은 훗날 그가 일흔이 넘은 고령의 나이에도 자신의 이름을 전면에 내건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들을 능숙하게 이끌어갈 수 있었던 탄탄한 밑바탕이 됐다.

배우로서의 연기력 역시 방송 역사에 길이 남을 기록을 썼다. 김수미는 ‘전원일기’와 함께 1985년 10월~1986년 4월 방영된 주말연속극 ‘남자의 계절’에서 배우 최명길의 친정엄마 역으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했다. 덕분에 1986년 MBC 연기대상에서 영예의 대상을 품에 안았다. 주연이 아닌 조연 캐릭터를 연기하고도 대상을 수상한 것은 방송사 역사상 최초의 대기록이었다. 2020년대에 이르기까지 국내 방송가에서 조연 캐릭터로 연기대상을 수상한 배우는 나문희와 김수미 단 두 명에 불과할 정도로 그의 존재감은 압도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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