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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천군 민통선 북상 대응 미흡, 구체적 요구안 부재 지적
투어코리아
고원호 의원은 연천군의회 5분 자유발언에서 민통선 북상과 군사규제 완화에 대한 연천군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그는 “민통선 북상과 군사규제 완화는 지난 73년간 군사규제로 특별한 희생을 감내해 온 연천군민의 숙원이자 연천의 미래가 걸린 중대사”라며 군수가 직접 나서 정부와 협의하고 지역의 요구를 관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 6월 민통선을 평균 2㎞ 북상하고 군사시설 보호구역 약 720㎢의 규제를 완화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단계적 시행을 앞두고 접경지역 지자체들의 대응이 중요해진 상황이다. 고 의원은 특히 올해부터 내년 3월까지를 연천군의 요구를 정책에 반영할 핵심 시기로 보고, 정부의 최종 결정을 기다리기보다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연천군의 실제 준비 상황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 취재진이 연천군 담당 부서를 찾아 민통선 북상과 관련해 정부에 전달할 요구사항을 정리했는지, 구체적인 대응계획을 마련했는지 확인한 결과, 군 차원의 공식 요구안과 실행 로드맵은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태였다.
연천군 관계자는 본지에 “내부적으로 검토한 의견을 군수에게 보고하고 있다”며 “다른 지자체처럼 대외적으로 발표하거나 정부에 공식적으로 요구할 내용을 정리한 단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다만 “연천군만의 특수성이 있는 만큼 군만의 접근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 의원 역시 내년도 군정업무보고 자료를 문제 삼았다. 그는 “560쪽에 달하는 자료를 살펴봐도 민통선 북상과 군사규제 완화에 관한 구상이나 실행계획을 찾아볼 수 없었다”며 “지난 행정사무감사에서도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지만 진전이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반면 다른 접경지역 지자체들은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마련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는 게 고 의원의 설명이다. 파주시는 통일대교 검문소 북상과 관광자원 개방 등 지역 현안을 정부에 전달했고, 철원·화천·양구 등 강원도 접경지역 지자체들도 공동 대응과 국방부 협의를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고 의원은 연천군이 더 이상 내부 검토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실질적인 대응 과제도 제시했다. 왕징·군남·중면 등 지역별 민통선 북상 요구 구간을 설정하고, 관광·산업거점 발굴과 규제완화 지역 활용계획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군사장애물 철거, 모바일 출입관리 도입, 농업용 드론 승인 절차 간소화 등 주민 불편을 줄이기 위한 방안도 요구했다.
그는 군수와 부군수가 국방부와 국무총리실, 국회, 경기도 등을 직접 찾아 연천군의 입장을 설명하고 정부 정책에 반영하도록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여야 정치권과 군민이 정파를 넘어 협력하는 ‘연천원팀’을 구성해 지역의 요구를 하나로 모으자고 제안했다.
고 의원은 “여당은 여당의 힘으로, 야당은 야당의 힘으로 중앙정부를 설득해야 한다”며 “오직 연천의 발전과 군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힘을 모으는 것이 지역 정치인들의 책무”라고 밝혔다. 이어 군수를 향해 “연천원팀을 만들고 이끄는 리더가 돼 중앙정부를 설득할 전략과 논리를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민통선 북상은 단순한 선 긋기의 문제가 아니다. 농업과 관광, 산업 등 지역의 경제활동은 물론 주민의 재산권과 생활 여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다. 정부의 정책 방향이 구체화되는 과정에서 지역의 요구를 얼마나 체계적으로 제시하느냐가 중요한 이유다.
연천군은 지역의 특수성을 고려해 대응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이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요구안과 실행계획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정책 결정 과정에서 연천군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려면 내부 검토를 넘어 지역별 요구사항을 정리하고 정부와 실질적인 협의에 나서는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고 의원은 “지금 필요한 것은 검토가 아니라 결단이고, 계획이 아니라 행동”이라며 “지난 73년간 재산권과 생존권을 제약받아 온 군민들의 특별한 희생에 대해 마땅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민통선 북상이라는 호재를 두고 김덕현 연천군수가 지역 발전의 전환점으로 만들 수 있을지, 군의 구체적인 대응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