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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VR 로그인 개선 위해 연내 자체 패스키 도입
IT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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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VR) 헤드셋을 쓰고 게임이나 영상을 즐기려는데 로그인 화면이 나타난다. 가상 키보드로 복잡한 비밀번호를 입력하기도 어렵고, 스마트폰의 얼굴인증을 이용하려면 헤드셋부터 벗어야 할 수도 있다. 보안은 지키면서 이런 불편을 없앨 방법은 없을까.

VR 헤드셋 ‘메타 퀘스트(Meta Quest)’에 이어 지난 9월 안경형 VR 기기 ‘메타 VR 글래스(Meta VR Glasses)’까지 공개한 메타는 이런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

폴 라이트(Paul Wright) 메타 리얼리티랩스 엔지니어링 매니저는 21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즈배드에서 FIDO 얼라이언스 주최로 열린 ‘어센티케이트 미국 2026(Authenticate U.S. 2026)’에서 VR과 웨어러블 기기의 로그인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과 개선 방향을 소개했다.
폴 라이트 매니저는 “가장 좋은 로그인 경험은 이용자가 로그인했다는 사실조차 거의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이라며 “이용자가 곧바로 앱에 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복잡한 인증 절차를 줄이면서도 보안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메타가 추구하는 방향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VR에서는 일반적인 컴퓨터나 스마트폰의 로그인 방식이 그대로 통하지 않는다. 이용자는 컨트롤러로 가상 키보드를 조작하거나 손동작으로 글자를 입력해야 한다. 복잡한 비밀번호를 스마트폰에서 확인하려면 헤드셋을 벗거나 틈새로 화면을 들여다봐야 하는 경우도 있다.

메타는 이런 불편이 콘텐츠 이용 자체를 방해한다고 봤다. 폴 라이트 매니저는 “로그인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은 이용자가 앱을 종료하고 다른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VR 기기 사용을 포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VR이 게임뿐 아니라 영화 감상과 컴퓨팅 등 다양한 용도로 확대되는 만큼 편리한 인증 방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메타가 내놓은 해법 중 하나가 ‘패스키(Passkey)’다. 패스키는 공개키와 개인키로 구성된 암호키 쌍을 이용해 비밀번호 없이 로그인하는 기술로, 피싱 공격에 강하다. 메타는 올해 ‘퀘스트(Quest)’ 브라우저에 스마트폰과 연동하는 패스키 로그인 기능을 도입했다.

다만 스마트폰과 VR 헤드셋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 일반적으로 다른 기기의 패스키를 이용하려면 로그인 화면에 나타난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한다. 그러나 VR 헤드셋 내에 표시된 QR코드는 외부에서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하기 어렵다.

이에 메타는 퀘스트 화면에서 ‘모바일에서 계속(Continue on mobile)’ 버튼을 누르면 스마트폰의 메타 호라이즌(Horizon) 앱으로 인증 요청을 보내는 방식을 구현했다. 이용자가 스마트폰에서 패스키 인증을 마치면 VR 브라우저에서도 로그인이 완료된다. 기기 간 암호화된 통신과 근접성 확인 기능을 활용해 보안성도 확보했다.

하지만 스마트폰 알림을 놓치거나 인증 과정에서 다른 화면으로 이동하면 로그인이 중단될 수 있다. 스마트폰에서 얼굴인증을 사용하려면 헤드셋을 벗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지문인증 등으로 처리할 수 있다면 헤드셋을 벗지 않아도 되지만, 이용자의 기기와 인증 환경에 따라 경험이 달라진다는 게 문제다.

실제 메타가 집계한 스마트폰 연동 패스키 로그인 완료율은 40% 미만이었다. 퀘스트 브라우저에서 해당 인증 절차를 시작한 이용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끝까지 완료하지 못한 것이다. 폴 라이트 매니저는 “이용자가 패스키를 보유했는지, 어느 단계에서 이탈했는지 정확히 파악하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라이트 매니저는 “패스키가 비밀번호를 대체하기를 원하지만, 성과가 계속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그러한 목표를 달성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안성을 떠나 성공률만 놓고 보면, 메타가 제공하는 다른 로그인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는 스마트폰 연동 패스키 방식에 비해 50% 이상 성과가 좋은 상황이기도 했다.

소프트웨어 생태계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퀘스트는 안드로이드 오픈소스 프로젝트(AOSP)를 기반으로 하지만 구글 플레이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는다. 일반 스마트폰에서 활용하는 인증 기능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고, VR 환경을 지원하는 비밀번호 관리자도 제한적이다.

메타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안에 퀘스트 기기 자체에서 패스키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스마트폰을 거치지 않는 인증을 가능하게 하고, 생체인증과 다른 기기에 저장된 인증정보를 가져오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안전하면서도 사용자 경험(UX)이 매끄러운 로그인을 구현하려는 메타의 고민은 VR 헤드셋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지난 9월 공개한 메타 VR 글래스는 퀘스트와 같은 운영체제를 사용하지만 시선과 손동작을 주요 입력 수단으로 삼는다. 메타는 화면과 입력 방식이 서로 다른 스마트 안경과 웨어러블 기기, 스마트홈 허브, 차량 등에서도 안전하고 편리한 인증 방식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라이트 매니저는 “패스키가 필요한 모든 사람과 모든 기기에 이를 제공할 방법을 계속 고민해야 한다”며 “기기와 생태계를 넘나드는 인증과 오류 처리, 인증정보 이동성을 개선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칼즈배드(미국)=정종길 기자

jk2@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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