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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동기 범죄 4년간 146건, 예방체계 허점 노출
투데이신문

19일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발생한 이상동기 범죄는 총 146건이다. 연도별로는 2023년 46건, 2024년 42건, 지난해 39건으로 감소했지만 매년 4~5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19건이 집계됐다.
전체 사건 중 127건(87%)은 노상이나 쇼핑몰, 지하철 역사 등 공개된 장소에서 발생했다. 범행 도구가 사용된 사건은 85건(58.2%)이었으며, 이 가운데 59건(69.4%)에서는 칼 등 날카로운 도구가 사용됐다.
이상동기 범죄는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 직접적인 관계가 없거나 범행 동기를 일반적인 갈등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범죄를 뜻한다. 경찰은 피해자와의 무관련성, 범행 동기의 이상성, 행위의 비전형성 등을 기준으로 관련 범죄를 분류하고 있다.
2023년 서울 신림역과 경기 분당 서현역 흉기난동, 2024년 서울 은평구 일본도 살인 사건 등 불특정 시민을 겨냥한 강력범죄가 반복되면서 정부는 대응책을 마련해 왔다.
하지만 지난 13일 인천 남동구 구월동의 대형 상업시설에서 발생한 흉기난동 사건은 기존 예방체계의 허점을 드러냈다. 당시 피의자가 불특정 시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8명이 다쳤으며 이 가운데 19세 여성 1명은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피의자 최충락(59)은 과거 전처를 살해하려 한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았으며 재범 위험성 평가에서도 높은 위험 수준으로 분류된 바 있다. 범행 당시 전자발찌를 착용하고 있었고 사건 당일에는 보호관찰관과 면담까지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도 범행 한 달여 전 최충락의 흉기 소지 사실을 인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의힘 박상웅 의원이 인천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달 9일 최충락이 인천 계양구의 한 병원 앞에서 식칼을 소지한 채 1인 시위를 벌인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당시 경찰은 흉기를 인근 지구대에 보관했으나 시위가 끝난 뒤 돌려줬다.

이처럼 과거 강력범죄 전력과 높은 재범 위험성, 흉기 소지 등 여러 위험 신호가 사전에 확인됐음에도 다수의 시민을 대상으로 한 흉기 공격을 막지 못했다. 이에 따라 관계기관이 파악한 위험 정보가 실제 관리·감독과 예방 조치로 충분히 이어졌는지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3일 사건 직후 중대 범죄 위험이 구체적으로 확인된 정신질환자에 대한 대책을 주문했다. 이어 14일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우범자, 특히 정신질환자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썼다.
다만 범죄 위험성을 판단할 때는 정신질환 여부뿐 아니라 과거 폭력 전력과 구체적인 위협 행동, 약물·알코올 사용 문제 등 다양한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정신질환 진단 자체와 실제 폭력 위험성을 구분해야 한다는 취지다.
국내 연구에서도 이상동기 범죄자의 특성이 정신질환에만 국한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이 2024년 발표한 ‘이상동기 범죄 예방 및 가해자 관리체계 개선방안’에 따르면 분석 대상 범죄자의 80.3%가 과거 범죄 전력이 있었으며 67.6%는 범행 당시 음주 상태였다. 정신질환이 있는 경우는 51.6%였고, 정신과적 문제로 범행한 경우는 27.5%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다기관 협력을 통한 실질적 출소자 관리 방안이 필요하다”며 경찰·교정기관·보호관찰소 등이 범죄 위험도를 평가하고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등 재범 예방 중심의 관리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경찰은 인천 남동구 구월동 사건을 계기로 다중밀집장소에 경찰력을 집중 배치하고 공공장소 흉기 소지 행위와 온라인 범죄 예고글에 대한 선제적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다. 경찰청장 김종철 직무대행은 지난 13일 전국 시도경찰청장 화상회의를 열고 강력범죄 예방활동 강화를 지시하는 한편 강력범죄 예방과 관계성 범죄 대응 과정에서 드러난 법적·제도적 미비점을 점검하고 개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