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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에 코인 25조원 청산, 비트코인 회복
위키트리
2025년 10월 10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코인 시장에서는 24시간 안에 190억 달러(약 25조 5,000억 원, 1달러 1,342원 기준)가 넘는 레버리지 포지션이 강제 청산됐다. 1년이 지난 지금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유동성은 상당 부분 복구됐다.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자산) 시장은 아직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폭락의 출발점은 코인 시장 밖이었다. 크립토 브리핑(Crypto Briefing)은 이미 레버리지가 높게 쌓여 있던 시장에 관세 뉴스가 떨어지면서 충격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청산액 가운데 롱 포지션(가격 상승에 베팅한 매수 포지션)이 약 160억~170억 달러였고, 피해 계정은 160만 개를 넘었다. 가격이 내려가자 강제 청산이 다시 다음 청산을 부르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비트코인은 폭락 나흘 전인 10월 6일 약 12만 6,200달러의 사상 최고가를 찍었다. 폭락 당일 장중 낙폭은 매체에 따라 12~17%, 14~17%로 엇갈린다. 크립토 브리핑은 저점이 10만 2,000~10만 7,000달러 범위였다고 전했다. 미결제약정(아직 정산되지 않은 파생상품 계약의 총액)은 하락장에서 30% 넘게 줄었고, 주요 거래소에서는 심각한 가격 괴리도 나타났다.
190억 달러는 청산된 포지션의 명목 규모라는 점은 짚어야 한다. 온체인 분석이 추정한 트레이더 실현손실은 9억 5,000만~28억 5,000만 달러로 이보다 훨씬 작다. 바이낸스는 변동성 국면에서 자동 청산 때문에 피해를 본 이용자에게 3억 달러 보상안을 내놨다. 비트코인을 대차대조표에 보유한 기업도 여파를 비켜가지 못했다. 메타플래닛(Metaplanet)은 3분기 이익이 39% 줄었다고 보고했다.

코인데스크 데이터로 보면 비트코인 호가창은 비교 시점 가운데 가장 깊다. 10월 7일 기준 현재가 1% 범위에 약 1,170만 달러 주문이 쌓여 있었다. 폭락 당일보다 약 75% 많고 올해 초 약 900만 달러, 2025년 초 약 690만 달러를 모두 웃돈다. 비트코인 가격이 폭락 전보다 약 3분의 1 싸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달러 기준 호가 증가는 마켓메이커(시장조성자)가 더 많은 자본을 넣었다는 뜻이다.
개선은 가격 근처에 집중돼 있다. 마켓메이커가 호가를 가장 활발히 내는 구간이기 때문이다. 현재가에서 5% 떨어진 구간의 깊이는 약 2,400만 달러로 2025년 1월과 비슷한 수준에 머문다.
이더리움은 어떤 면에서 더 강한 회복세다. 현재가 0.5% 범위의 호가는 폭락 당일보다 두 배 넘게 늘어 약 420만 달러가 됐다. 1% 범위는 약 4분의 3 증가한 약 530만 달러로, 두 번의 1월 수치를 모두 웃돈다. 코인데스크 리서처 삭샴 디완(Saksham Diwan)은 “주요 코인의 호가 심화는 가격 효과가 아니라 실제 자본”이라고 말했다.
새로 쌓은 호가창은 같은 주에 첫 시험을 치렀다. 시장이 하락하자 비트코인의 1% 범위 호가는 10월 7일에서 8일 사이 약 12% 줄었다. 이더리움은 가장 가까운 구간이 약간 얇아졌지만 가격에서 먼 주문은 오히려 늘었다.
알트코인 파생시장의 상처는 훨씬 깊고 길다. 알트코인 미결제약정은 폭락 전 약 700억 달러에서 2025년 12월 중순 약 300억 달러로 줄었다. 무기한 선물(만기 없는 선물 계약) 미결제약정도 시장 전반에서 크게 위축됐다. 투기 자금의 상당 부분이 시장을 떠났다는 신호다.
랠리 지속 기간도 짧아졌다. 알트코인 랠리 기간의 중앙값은 2024년 60일이었다. 2025년에는 약 19~20일로 줄었다. 2024년에 통했던 초기 매수 후 두 달 보유 전략은 폭락 이후에는 훨씬 여유가 없어졌다.
레버리지 감소는 양날의 검이다. 알트코인 가격이 다시 급락해도 강제 매도에 나설 물량이 적다. 반면 레버리지 매수세는 상승장에서도 힘을 보태는 만큼 지속적인 랠리를 밀어 올릴 연료도 줄어든다. 코인 시장은 두 속도로 움직인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기관 자산에 가까워지고 나머지는 변동성 큰 곁다리 베팅에 가깝다.
회복의 한 축은 상장지수펀드(ETF)와 기관 자금이다.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에는 10월 하루 동안 1억 270만 달러가 들어왔다. 기관의 수요가 식지 않았다는 신호로 읽힌다. 그래도 비트코인 가격은 10월 초 8만~8만 7,000달러, 또 다른 보도 기준으로는 8만 3,000~8만 3,500달러에서 움직인다. 최고가 대비 약 34% 낮은 수준이다.
청산이 시스템에서 레버리지를 상당히 걷어냈지만 이후 몇 달간의 포지션을 보면 투자자의 위험 선호가 의미 있게 줄지는 않았다. 1주년을 전후한 레버리지 지표도 완화 폭이 크지 않았다.
당시 폭락이 드러낸 구조적 약점은 두 가지다. 하나는 얇은 유동성이다. 쏟아지는 강제 매도를 받아줄 매수세가 부족해 가격이 서서히 미끄러지기보다 한 번에 갭하락했다. 다른 하나는 교차 마진(계좌 전체 잔고가 모든 포지션의 담보로 쓰이는 방식)이다. 한 포지션의 손실이 다른 포지션의 담보까지 소진해 계좌 전체가 날아갈 수 있다.
미결제약정과 펀딩 조건, 교차 마진 포지션 비중은 꼭 점검해야 할 지표다. 유동성이 얇은 상태에서 이 지표들이 폭락 전 수준으로 돌아가면 시장은 10월 10일에 쓰러졌던 도미노를 다시 세우는 셈이다. 폭락이 정책 발표에서 비롯된 만큼 어떤 온체인 지표도 사전에 경고하지 못했고 롱 포지션 투자자는 자동 청산 시스템이 먼저 움직이기 전에 대응할 시간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