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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우크라이나 대사 소환, 외교 갈등에 따른 국익 훼손 우려
최보식의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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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보식의언론=김진안 전 삼성전자 중부유럽지역장]
정부가 우크라이나 주재 한국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하기로 결정했다.

지난달 유엔총회 직후 북한군 포로 송환 비공개 합의의 존재여부를 두고 시작된 갈등이 결국 파국으로 치달은 것이다. 우크라이나 측이 합의 자체를 부정하자, 이재명 대통령은 SNS를 통해 "상대국 국가원수를 거짓말쟁이로 만들었다", "묵과할 수 없다"며 분노를 표출했다. 이어서 청와대의 공식 사과 요구와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대리 초치가 전격 단행됐다.

여기에 외신 보도와 우크라이나 측의 비난이 기름을 부었다. 영국 일간 가디언(The Guardian)지가 항만 기록과 선박 추적 데이터를 근거로 “17만 톤 이상의 한국산 경유가 제재 대상 유조선을 거쳐 러시아로 유입되었다”는 구체적 정황을 보도하자, 우크라이나는 이를 빌미로 “한국이 침략국을 돕고 있다”며 비판을 가했다.

그러자 정부는 불과 며칠 만에 단교 직전 단계인 ‘대사 본국 소환’이라는 외교적 배수진을 쳤다. 그러나 묻지 않을 수 없다. 국가의 운명이 걸린 외교를 대통령 개인의 정서와 분노에 의거해 처리해도 되는가.

특히 전쟁 중인 국가의 정상인 젤렌스키 대통령을 향해 "공개 사과하라"고 요구하고,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대사 소환으로 응수한 것은 외교 상식에 크게 어긋난다.

침략을 받아 국가의 존망이 걸린 전시 지도자에게, 자국 내 정치적 리더십을 뒤흔들 수 있는 공개 사과를 강요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조건을 던진 것과 다름없다. 사과를 받아내어 정권의 체면을 세우는 것이 외교의 목적이 될 수 없으며, 불가능한 사과를 집요하게 요구하다 외교 관계를 스스로 파국으로 몰고 간 것은 주객이 전도된 실책이다.

외교 관례상 "대사 본국 소환"은 대사관 철수나 단교(断交)로 가기 직전, 상대국에 내밀 수 있는 최고 수위의 항의 카드다. 전쟁 중인 국가를 상대로, 정상 간 발언의 진실 공방과 외신 보도에 따른 말다툼 끝에 대사를 불러들이고 주한 대사대리를 초치해 으름장을 놓은 것은 모기 한 마리를 잡으려고 칼을 빼 든 격이다. 이처럼 이재명 대통령이 감정 제어와 절제에 취약한 태도는 결국 어디에서 유래한 것인가.

공동체 생활의 기본을 배우는 정규 학교 교육 과정은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는 장을 넘어선다. 또래들과 어울리고 부대끼는 학교라는 공동체 공간은 스스로를 절제하고, 나에게 가해지는 비판과 이견을 참아내며, 상대를 존중하고 양보하며 타협하는 법을 몸소 체득하는 핵심적인 사회화 과정이다. 내가 항상 옳을 수 없음을 인정하고, 상대의 반론에 감정적으로 맞서기보다 대화와 조율로 갈등을 풀어가는 사회적 자아를 형성하는 원천인 것이다.

정규 공동체 교육을 통해 타협과 절제의 경험을 정식으로 쌓지 못한 배경은, 국정 최고지도자로서 요구되는 중용과 감정 조절 능력의 부재라는 근본적 한계로 이어지고 있다. 자존심이 상하거나 공격을 받는다고 느낄 때 참아내지 못하고, 상대의 비판에 유연한 타협 대신 감정적 응징과 배수진으로 응수하는 국정 스타일은 공동체적 절제를 배우지 못한 지도자의 성품적 한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리고 이것이 이번 외교 사태의 가장 깊은 근본 원인이다.

이번 조치가 가져올 국익의 훼손은 치명적이다.외신의 보도와 상대국의 비난에 대해 실리적인 외교로 대응하기는커녕 사과받기와 체면 프레임에 집착하며 전시 국가를 상대로 단교 직전의 조치까지 취한 것은, 국제사회에 한국 외교가 자국 정권의 기분에 따라 흔들린다는 메시지를 줄 수밖에 없다.

또한 우크라이나는 북한군 파병 및 포로 문제 등 한반도 안보와 직결된 핵심 정보가 생성되는 전선이다. 현지 최고 책임자인 대사를 철수시키는 것은, 지도자의 분노를 표출하기 위해 안보 정보 수집 인프라와 비상 소통 창구를 스스로 마비시키는 자해적 조치다. 수백조 원 규모의 전후 재건 사업에 참여할 한국 기업들의 입지 역시 크게 위축될 위험에 처했다.

국가 간 관계의 중심에는 언제나 국익과 안보가 서 있어야 한다. 지도자의 사사로운 감정이나 정서적 불안이 외교를 뒤흔들어서는 안 된다. 정부는 사사로운 감정 대응을 멈추고 대사 소환 결정을 재검토하여 유연한 대화 채널로 갈등을 관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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