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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흑자 속 양극화, 대기업 중소기업 격차 심화
조선비즈
반도체 수출 호조로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6월부터 3개월 연속 400억달러 이상의 흑자를 기록했다. 1~8월 누적 흑자 규모는 2792억달러로, 작년 연간 실적(1230억5380만달러)의 2배를 넘어 사상 최대다.
하지만 이로 인한 수혜가 일부 제조 대기업과 그 직원들에게 집중돼 상당수 국민들은 체감하지 못하는 ‘K자형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확대되는 가운데 제조업체 수익성만 큰 폭으로 개선되고, 지역 경제도 반도체 공장이 있는 곳 중심으로 살아나고 있다.
① 제조업 대기업 성과급 1년 새 33% 증가... 중소기업은 6% 줄었다
고용노동부의 사업체노동력 조사에 따르면, 반도체가 포함된 제조업 부문 300인 이상 기업 상용 근로자의 1~7월 특별 급여(성과급·상여금 등)는 1인당 평균 2391만원으로 전년 대비 32.9% 증가했다. 증가율 기준으로 17개 업종 중 1위다. 금액은 금융·보험업(2878만원) 다음으로 많았다.
반면 300인 미만 제조업의 특별 급여는 같은 기간 214만원에서 201만원으로 6.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대기업과 나머지 기업의 특별 급여 격차는 1584만원에서 2189만원으로 38.1% 확대됐다. 국내 기업 최초로 분기 영업이익 100조원을 돌파한 삼성전자가 내년 1분기 성과급을 또 지급하면 격차는 더 벌어질 전망이다.
② 같은 대기업인데… 제조업 영업이익률 26.8% vs 비제조업 5.2%
같은 대기업 중에서도 반도체가 포함된 제조업 수익성은 크게 개선된 반면, 비(非)제조업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대기업 제조업의 수익성과 영업 효율성을 보여주는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2분기 26.8%로 작년 동기(5.1%)의 5배 수준이다. 반면 대기업 비제조업은 같은 기간 5.1%에서 5.2%로 큰 변화가 없었다.
이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두 회사의 영향이 컸다. 제조업 전체의 영업이익률은 24%로 관련 통계가 편제된 2015년 1분기 이후 역대 최고였는데, 두 회사를 제외하면 절반도 되지 않는 7.2%로 떨어지게 된다.
③ 충북 살리는 SK하이닉스… 반도체 없는 전남 경제는 ‘마이너스’
지역 경제 성장률도 반도체 공장 소재 여부에 따라 달라졌다. 2분기 전국 지역내총생산(GRDP) 성장률은 평균 3.7%인데, 이를 웃도는 지역은 충북(11.9%), 경기(5.9%), 서울(5.5%) 3곳뿐이었다. 충북에는 SK하이닉스 청주캠퍼스가, 경기에는 SK하이닉스 본사(이천)를 비롯해 삼성전자 기흥·화성·평택캠퍼스가 들어서 있다.
특히 2분기 충북 GRDP 성장률은 2025년 2분기 6.3%에서 올 2분기 11.9%로 상승 폭이 커졌다. 충북 경제 성장률은 2024년 4분기만 해도 -2.1% 수준이었다. 하지만 2025년 4.5%로 올랐고, 올 1분기에는 13.6%로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반도체 수퍼 사이클’이 2025년 하반기부터 시작되면서 SK하이닉스 청주캠퍼스가 있는 충북 경제도 함께 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반면 반도체가 없는 전남의 경제 성장률은 올 2분기 -2.8%로 전국 꼴찌였다. 전년 동기(-2.5%)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이 기간 충북과 전남의 성장률 격차는 8.8%포인트에서 14.7%포인트로 커졌다.
다만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이 격차는 줄어들 수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800조원을 투입해 광주 군공항 부지에 메모리 반도체 팹(Fab) 4기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2030년 6월 첫 양산이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