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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기술주 반등, 국내 증시 긍정적 영향 기대 혹은 관망
에너지경제
한글날 연휴 이후 국내 증시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뉴욕증시가 기술주 반등에 힘입어 상승 마감하면서 코스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제유가와 미국 국채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추세적인 반등을 기대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도 있다.
◇ 뉴욕증시 일제히 상승…기술주 반등에 투자심리 회복
금융투자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9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23.31포인트(0.83%) 상승한 5만1654.9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6.18포인트(0.59%) 오른 7811.54,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172.83포인트(0.64%) 상승한 2만7366.17로 마감했다.
전날 인공지능(AI) 산업의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으로 약세를 보였던 기술주가 반등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사이버보안업체 팔로알토 네트웍스와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각각 5.09%, 4.57% 상승했다. 마이크로소프트(2.38%)와 아마존(3.29%) 등 대형 기술주도 강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 완화 기대에도 상승 마감했다. 9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장보다 0.36달러(0.39%) 오른 배럴당 91.85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 12월 인도분 선물 가격도 0.44달러(0.42%) 상승한 배럴당 104.7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3일 중간선거 이전에는 이란을 공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장 초반 유가는 하락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경유 공급 확대에 합의했다는 발표도 나왔다.
러시아가 미국과 세계 시장에 즉시 30만t 이상의 경유를 공급하고 다음달 50만t, 이후 100만t을 추가 공급한다는 내용이다. 다만 경유는 원유를 정제한 석유제품인 만큼 실제 원유시장 전반의 수급 안정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칠 요소로는 미국 국채금리가 꼽힌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최근 5%를 웃돌았고 이달 초에는 5.3%를 넘어섰다. 30년 만기 국채금리도 5.7% 수준까지 상승하는 등 장기채권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됐다.
국채금리 상승은 채권 대비 주식의 투자 매력을 낮추고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을 높이는 요인이다. 특히 미래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주가에 크게 반영된 기술주와 성장주가 금리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도 변수다. 높은 유가가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우면 연준이 금리를 낮추기 어려워질 수 있다. 반대로 국제유가와 장기금리가 안정되면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될 여지가 있다.
◇ 코스피 연고점 대비 25% 하락…외국인 이탈에 거래대금 급감
국내 증시의 가장 큰 문제는 해외 시장과 비교해 회복력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6월22일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인 9114.55를 기록했다. 이후 7월 말 5000대까지 급락했다가 6000선 위로 회복했지만 최근에는 7000선 안팎에서 뚜렷한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달 7일 장중에는 6880.87을 기록해 6월 고점보다 24.5%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반면 지난 6월22일부터 이달 6일까지 미국 나스닥 종합지수는 5.48%, 대만 가권지수는 4.36% 상승했다. 주요국 기술주가 강세를 보이는 동안 국내 증시는 반등 동력을 확보하지 못한 셈이다.
시장에서는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와 유동성 감소를 주요 원인으로 지목한다. 외국인은 지난 5월부터 9월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5개월 연속 순매도했다.
거래대금도 크게 줄었다.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 6월 50조3471억원에서 9월 21조3604억원으로 약 57% 감소했다. 이달 들어서는 19조8355억원으로 추가 축소됐다.
투자자예탁금 역시 지난 6월 말 121조6339억원에서 이달 2일 100조8421억원으로 줄었다. 신규 자금 유입이 부족한 상황에서 일부 대형주의 상승만으로 지수 전반의 추세를 바꾸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스피가 부진한 사이 코스닥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이달 들어 코스닥지수는 4.24% 상승한 반면 코스피는 3.1% 하락했다. 코스닥은 지난 7월 말 600대까지 내려왔으나 이후 회복세를 보이며 이달 6일 약 3개월 만에 종가 기준 900대를 회복했다.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의 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 8월부터 이달 8일까지 주성엔지니어링은 114.86%, SFA반도체는 137.78% 상승했다. 피에스케이홀딩스와 HPSP도 각각 114.21%, 86.71% 올랐다.
향후 코스피의 방향은 국제유가와 미국 국채금리, 외국인 수급 변화에 따라 크게 세 가지 시나리오로 나눠볼 수 있다.
긍정적인 시나리오는 중동 긴장 완화와 국제유가 안정, 미국 국채금리 하락이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다. 원유 공급 불안이 줄어들면 물가 상승 압력이 완화되고 미국 통화정책에 대한 경계심도 약해질 수 있다. 미국 기술주 반등이 이어지고 국내 반도체 기업의 실적 전망까지 개선된다면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시로 돌아올 가능성도 있다.
코스피가 연고점 대비 상당 폭 조정받았다는 점에서 대외 환경 개선이 확인될 경우 반등 탄력이 커질 여지는 있다. 다만 추세 전환을 위해서는 거래대금 회복과 외국인 순매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두 번째는 대외 불확실성이 크게 악화하지 않지만 뚜렷하게 개선되지도 않는 경우다. 미국 증시가 강세를 유지하더라도 유가와 금리가 높은 수준에 머물고 외국인 투자자가 관망한다면 코스피는 제한적인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마지막은 중동 정세가 악화하거나 미국 국채금리가 추가 상승하는 경우다. 원유 수송 차질로 국제유가가 다시 급등하면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글로벌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될 것으로 우려된다. 달러 강세와 원화 약세까지 겹치면 외국인 매도 압력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여헌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