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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무죄순간 재판장에 고개돌려… 무상여론조사 “조언”이라는 황당 판결
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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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브로커 명태균씨한테서 2억7000만 원 상당 무상 여론조사 수수 혐의로 기소된 전 대통령 윤석열 피고인이 무죄 선고를 받아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윤 피고인이 받은 무상여론조사가 정치적 조언에 불과하며, 정치적 이익일 뿐 재산상 이익이 아니라는 재판부의 무죄 이유를 두고 어이가 없다는 반응도 나왔다. 정치권에서는 현금으로만 줘야 정치자금법 위반이 된다는 거냐고 반문하며 황당해하는 분위기다. 윤 피고인은 무죄 주문이 나오는 순간 고개를 재판장 쪽에 돌렸다.

서울고법 형사7부(재판장 구회근 부장판사)는 8일 오후 윤석열 명태균 정치자금법 사건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각각 무죄 판결했다. 재판부는 윤석열 부부가 명태균으로부터 제공받은 무상 여론조사 14건을 두고 “여론 동향 등과 관련한 정치적 조언 그리고 김종인, 이준석 등 유력 정치인의 소개 등 대선 준비 과정에서의 전반적인 도움 또는 조력이라고 보인다”라고 봤다.

윤 피고인에 제공한 여론 조사를 두고 재판부는 “여타 다른 여론조사 전문기관에서 실시한 여론조사들과 함께 이 같은 정치적 조언을 위한 수단 또는 그 근거의 일부로 윤석열 부부에게 제시된 것일 뿐이고 명태균 측이 직접 여론조사를 실시하는지 여부나 그 결과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해석했다. 재판부는 “명태균이 윤석열 부부에게 제공한 이러한 정치적 조언은 여론 조사 결과 그 자체와는 명백히 구별되는 정치적인 급부”라며 “이를 제공받는데 따른 이익은 정치적 이익으로는 볼 수 있을지언정 재산상 이익으로 환산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므로 정치자금 법상 정치자금의 기부로 보기가 어렵다”라고 판단했다.

정치자금법 위반의 고의성이 있었는지를 두고 재판장은 “명태균과 윤석열 부부 사이에 이 여론조사를 실시하거나 무상으로 제공하는 것에 대하여 어떠한 의뢰나 협의 등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볼 수 있는 증거가 전혀 없다”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여론조사가 미래한국연구소 측의 전적인 의사와 판단에 따라 실시됐고, 그중 일부만 윤석열 부부에 전달 △명태균은 김종인, 이준석 등 다수 정치인에게도 이 여론조사 결과 대부분 제공 △다른 여론조사기관의 조사결과도 윤 부부에 제공하면서 여론 향방 등을 논의한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정치자금 기부에 대한 피고인들의 고의도 인정하기 어렵다라고 판단했다. 윤석열 피고인은 재판장이 주문에서 1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한 순간 돌연 재판장에게 고개를 돌렸다.

손명수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7일 오후 서면브리핑에서 명씨의 여론조사를 ‘정치적 조언’일 뿐 재산상 이익이 아니라고한 항소심 판단을 두고 “한푼 두푼도 아닌 2억7000만 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아무런 대가 없이 제공받았는데, 이것이 정치적 조언에 불과하다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느냐”라며 “국민의 상식과 법원의 판단 사이에 이렇게 큰 간극이 있어도 되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손 대변인은 “정치자금은 현금이나 계좌이체로만 주고받는 것이 아니다”라며 “정치활동과 관련된 경제적 이익을 대가 없이 제공받은 것이라면, 이를 단순한 조언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라고 질타했다. 같은 사실관계를 두고 1심과 2심에서 전혀 다른 결론이 나온 만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라고도 했다.

임명희 조국혁신당 대변인도 논평에서 “정치자금법의 존립 이유를 스스로 부정하고 법치주의의 원칙을 무너뜨린 이번 판결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라고 질타했다. 임 대변인은 “2심 (재판부)의 논리대로라면 제3자가 비용을 부담하더라도 수혜자가 직접 돈을 내지 않았다면 아무런 죄가 되지 않는다”라며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건희 씨도 무죄라는 결론에 이른다”라고 비판했다. 임 대변인은 이번 판결이 ‘현금만 주고받지 않으면 부정부패도 면죄부를 받을 수 있다’는 비상식적이고 비도덕적인 특혜성 선례를 만들어 주었다라고 규정했다.

그는 대법원이 김건희 여사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한 시점에 이러한 판결이 나온 점에 주목하면서 “사법부가 특정 인물들에게 면죄부를 주기 위해 순차적으로 판을 짜고 있는 것은 아닌지 깊은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라고 우려했다.
참여연대도 “명태균이 윤석열 부부에게 무상 여론조사를 제공한 것이 정치적 조력에 불과하다면, ‘김영선이를 해주라 했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는 윤석열의 육성은 도대체 어떻게 설명할 것이냐”라며 “어이없고 도무지 납득하기 어렵다”라고 질타했다. 참여연대 이 사건의 본질이 대통령 당선인과 그 배우자가 여론조사를 제공받은 대가로 공천과 당무에 개입해 정당민주주의를 훼손한 것이라고 한 뒤 ”형식 논리에 기대어 본질을 외면하고 무죄를 선고하는 것은 정의를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반해 윤석열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입장문에서 이번 판결의 의미가 크다라며 윤석열 피고인이 명태균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거나 비용 면제를 요구·약속했다는 계약서, 녹취, 문자메시지 등 직접적인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수많은 여론조사와 정치정보가 후보자와 정치권 관계자들에게 전달되는 선거 현실에서, 단순한 정보의 수신을 곧바로 금전적 가치가 있는 정치자금의 수수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점 역시 중요하다”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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