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 읽음
​"北 지뢰 의도적 매설" 결론 내린 군…'상응 조치' 둘러싼 깊어지는 고심
데일리안
0
"北, 소위 국경선 요새화 작업 빌미로 MDL 이남에 지뢰 설치"

"북한군 지뢰 유실 가능성 낮고, 최소 4발 이상 지뢰 매설 평가"

"MDL 이남으로 침범 추정되는 지뢰 원칙적 제거·무력화 원칙"
지난달 21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폭발한 지뢰는 매설된지 최소 1년이 넘었다고 우리 군 당국이 판단했다. 우리 군은 북한이 군사분계선(MDL) 이남에 매설한 지뢰들을 자진 철거하지 않는다면 군사작전을 통해 해당 지뢰들을 모두 제거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우리 군 장병들이 북한군이 의도적으로 매설한 지뢰에 부상을 입은 상황으로 확인된 만큼, 군 당국이 공언한 '상응 조치'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대원 합동참모본부 차장은 5일 합동 현장조사 TF 최종 발표에서 "북한이 소위 국경선 요새화 작업을 빌미로 MDL 이남에 설치한 수지반보병지뢰에 의해 정상적인 DMZ 작전을 수행하던 우리 장병이 큰 부상을 당한 것으로 최종 판단했다"고 밝혔다.

우리 군과 유엔군사령부는 해당 지뢰를 '누군가'가 '인위적'으로 위치시킨 것 같다고 평가했다. 사고 당시 장병들이 현장을 이탈하며 정밀 탐지한 지뢰를 두고 '5~10㎝가량 매설됐다'고 진술한 점, 추가로 발견된 북한 지뢰 역시 3㎝가량 매설된 상태였다는 점, 폭발 화구와 발견 지뢰 간 서로 물려 있는 간격 등이 그 근거다. 매설 시기는 최소 12개월이 넘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지난달 29일 현장에서 추가로 발견된 북한군 수지반보병지뢰는 본체가 갈색인데, 부상자 피복·수술시 추출된 파편에서 모두 성분이 같은 갈색 계열 물질이 나왔다. 부상자들의 몸에서 나온 파편을 과거 임진강에서 수거한 북한 수지 반보병지뢰와 비교 감정한 결과,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북한군이 MDL 이남에 수지반보병지뢰 수 발을 매설한 것으로 판단했다. 양진혁 합참 작전부장은 "주변 지형, 기상, 토질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합동정보조사팀은 북한군 지뢰 유실 가능성은 낮고 최소 4발 이상의 지뢰가 매설되었을 것으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우리 군은 이번 사건에 대응해 MDL 이남에 설치된 모든 지뢰를 제거할 방침이다. 합참 관계자는 "유엔사와 특별조사로 함께 확인한 MDL 이남으로 침범 추정되는 지뢰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제거, 무력화한다는 원칙을 갖고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군은 이날 낮 12시 51분께 폭발 지점 일대에 매설된 북한군 지뢰를 폭파하는 방식으로 제거하는 작전에 나섰다. 지뢰 제거 작전으로 현장에서 제거된 지뢰는 수 발인 것으로 전해졌다. DMZ 북한군 지뢰 폭발과 관련한 우리 군의 첫 실질적 조치다.

우리 군은 절차에 따라 DMZ 내에서의 군사작전에 대해 유엔사를 통해 북측에 통지했으며, 별도의 대북 경고방송도 시행했다고 한다. 합참 관계자는 작전 당시 북한 동향에 대해 "폭발음이 발생했기 때문에 청취하고 폭발 지점 방향으로 관측하는 모습이 있었지만, (북한군의) 특이 동향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 군은 유엔사와 함께 TF를 구성해 우선적으로 MDL을 일치시키는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MDL을 분명하게 구분해 북한과의 불필요한 갈등을 줄이겠다는 의도다. 우리 군은 MDL 기준선 재설정을 위해 지난해 11월17일 북한에 '남북 군사회담'을 제안한 바 있으나, 북한은 응답하지 않고 있다.

다만 우리 군은 이날도 '상응 조치'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에 대해 군 관계자는 "확성기가 효과가 있던 적도 있고 지역주민들 어려움을 유발했던 것도 사실"이라며 "확성기가 현시대에도 좋은 효과가 있을지도 고려해 현실적이고 다양한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앞으로 필요한 수준과 가능한 범위 내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대북 유화책을 유지하는 이재명 정부의 기조에 반하는 '강력한 군사적 조치'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여전하다.

이는 군 통수권자인 이재명 대통령의 국군의날 기념식 발언을 통해 간접적으로 읽을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일 충남 계룡대 활주로에서 열린 제78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우리 정부는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을 낮추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일관되게 이어 나가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남북 또는 북미대화를 위해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최대한 줄이려는 정부 기조를 넘어서는 군사적 행동은 현실적으로 시행되기 어려운 만큼, '상응 조치'를 공언한 군 당국은 적절한 대응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한편 북한은 지난 2023년 말 '적대적 두 국가' 선언 이후 이듬해 4월부터 MDL 인근에서 불모지 작업, 철책·지뢰지대 설치 등 '국경선 요새화'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