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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국내 금융사, 블록체인 송금 및 수탁 협력
위키트리
리플(Ripple)이 타이틀 스폰서로 나선 'XRP 서울 2026'이 10월 3일(현지시각) 서울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렸다. 코리아 블록체인 위크의 일환으로 열린 이 행사에는 리플의 모니카 롱(Monica Long) 사장과 리플엑스(RippleX)의 마커스 인핑거(Markus Infanger) 수석부사장이 연사로 참여했다.
눈에 띄는 건 한국 금융사의 얼굴이다. 우리은행, 카카오뱅크, 교보증권, 케이뱅크가 각자 사람을 무대에 올렸다. 보도 자료 한 장이 아니라 실제 인력을 내보냈다는 점에서 단순 후원과는 결이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행사는 XRPL 코리아(XRPL Korea)가 주최했고 리플이 타이틀 스폰서를 맡았다. 스타트업포춘(Startup Fortune)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시니어 매니저 Seunghoon Han, 카카오뱅크는 매니저 Leo Lee를 보냈다. 교보증권과 케이뱅크도 연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XRP 아시아도 아시아 XRP 생태계를 다루는 세션으로 프로그램에 포함됐다.
다만 이 매체는 은행들이 연사이자 후원 주체로 기재됐을 뿐 새로운 지역 법인의 창립자나 지분 투자자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무대에 선 것과 사업에 지분을 넣은 것은 별개라는 얘기다.
크립토뉴스는 패널 세션 ‘국경 간 결제에서 토큰화 예금까지(From Cross-Border Payments to Tokenized Deposits)’를 따로 짚었다. XRP 레저 재단의 후세인 장가나 이사가 공유한 현장 사진에는 케이뱅크, 교보증권, 우리은행, 전북은행 대표가 나란히 앉아 있었다. 사진 속 명단에 전북은행이 보인다는 점은 스타트업포춘이 전한 연사 구성과 다소 차이가 있다.
주최 측은 행사 규모가 지난해 3,000명 이상에서 올해 5,000명을 넘는 참석자로 커졌다고 밝혔다. 크립토뉴스는 비트코인닷컴 뉴스가 지난달 말 이번 행사 안건이 토큰화에 크게 치우칠 것이라고 전한 사실도 소개했다.

세션에 참여한 은행 가운데 리플과 가장 직접적으로 엮인 곳은 케이뱅크다. 크립토뉴스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업비트의 유일한 은행 파트너다. 사용자는 2020년 약 200만 명에서 2025년 말 1,500만 명으로 늘었다.
케이뱅크는 올해 4월 리플과 계약을 맺었다. 두 회사는 지갑 앱 기반 송금 시스템을 이미 검증했고, 2단계로 넘어갔다. 2단계에서는 리플의 팔리세이드 지갑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아랍에미리트와 태국 등으로 보내는 온체인 송금을 시험한다.
이 내용은 연사 소개가 아니라 이미 진행 중인 사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스타트업포춘이 강조한 대로 무대 위 이름만 볼 게 아니라 그 뒤에 보관 연동이나 결제 파일럿, 실제 도입 사례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시각과도 맞닿는다.
우리은행의 경우 스타트업포춘이 주목한 고리는 국내 규제 대상 디지털자산 수탁사 BDACS다. 리플은 올해 2월이 아니라 2025년 2월 BDACS와 제휴를 맺고 기관 고객을 리플 커스터디로 끌어들이기로 했다. 같은 해 8월에는 BDACS가 기관 투자자를 위한 XRP 수탁 지원을 시작했다고 BDACS와 리플, 코인데스크 보도를 인용해 전했다.
BDACS는 업비트, 코인원, 코빗과 이미 연동돼 있다. 기관이 BDACS를 통해 XRP를 맡기면 국내 주요 거래소 사이를 규제 대상 수탁사를 거쳐 옮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리플의 스테이블코인 RLUSD는 같은 수탁 계획에 포함됐지만 8월 출시 이후 나온 업계 보도에서는 BDACS의 RLUSD 지원이 아직 예정 단계로 묘사됐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2월에 BDACS와 디지털자산 수탁 서비스를 함께 구축하기로 제휴했다. 스타트업포춘은 이것이 리플의 이름이 등장하기 훨씬 전의 일이라고 짚었다. 우리은행은 처음 가상자산에 눈을 뜬 은행이 아니라 이미 수탁 계층에 발을 담근 곳이라는 얘기다.
교보증권은 같은 행사의 블록체인·금융시장 패널에서 토큰화 자산의 장점으로 담보 이동성과 유동성을 꼽았다. 비트겟 라이브 업데이트에 따르면 머니마켓펀드 같은 자산이 토큰화되면 담보와 유동성이 24시간 움직일 수 있다는 논리다. 은행의 역할도 전통적 중개자에서 프로그래머블(코드로 작동 조건을 정하는) 디지털·전통 자산을 관리하는 플랫폼으로 넓어질 수 있다는 언급이 나왔다.
스타트업포춘은 이런 움직임을 은행들이 토큰을 단순 보유하기보다 암호화폐 인프라 위에 직접 구축하는 흐름의 일부로 해석했다. 사례로는 달러 스테이블코인 회사를 2027년 출시 목표로 세우기로 한 금융기관 21곳, 파일럿 금융기관과 제한적 시험에 들어간 노스다코타 은행의 러프라이더 코인을 들었다.
XRP 수요 신호도 함께 거론됐다. 미국 현물 XRP 상장지수펀드는 2025년 출시 이후 기관 시장의 일부가 됐고, 비트와이즈와 프랭클린 템플턴이 발행사로 참여하고 있다. XRP는 10월 1일 약 10억 XRP가 에스크로(조건부 예치)에서 풀린 뒤에도 10월 초 1.50달러 근처에서 시작했다. 과거 사이클에서는 이런 물량 해제가 가격에 부담을 줬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스타트업포춘은 이번 행사가 XRP가 은행이 선호하는 블록체인 논쟁에서 이겼다는 뜻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업비트가 세계에서 XRP 거래가 가장 활발한 곳으로 꼽히는 만큼 한국이 리플의 구애가 먼저 결실을 맺기 좋은 시장이었다는 설명이다. 리플은 앞서 뉴욕에서 열리는 연례 행사 스웰 2026의 프로그램도 공개한 바 있으며, 기관 트랙에서 현물 XRP ETF 출시 첫해를 핵심 주제로 다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