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 읽음
삼프로TV, 중앙일보 인수전 참여, "편집권 독립 존중"
미디어오늘
0
▲ 3PRO TV 관련 이미지. 가운데가 김동환 이브로드캐스팅 의장.

중앙일보 인수를 위한 공개경쟁입찰이 시작됐습니다. 지배구조 변화로 인해 구성원들의 노동권과 편집권 독립에 큰 변화가 닥칠 수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언론계 전반에 파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기도 합니다. 미디어오늘은 이들 기업이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장기적 투자 여력이 있는지, 편집권 독립과 고용승계 등 구성원들의 요구사항을 이행할 의지가 있는지 질문하겠습니다. 「편집자주」

지난 21일 중앙일보 인수의향서제출 기한이 마감됐다. 삼프로TV 운영사인 이브로드캐스팅, 오리온, 세아글로벌, 남부CC를 갖고 있는 금보개발, OK금융그룹, 다우기술 등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해 인수 경쟁에 나서게 됐다.

이 가운데 유튜브채널 삼프로TV의 운영사인 이브로드캐스팅이 주목을 받고 있다. 60년 넘는 역사의 중앙일보라는 레거시미디어 인수 절차에 구독자 304만 명을 가진 뉴미디어 삼프로TV가 참여했기 때문이다.일각에선 자본력이 충분한지 의구심을 품기도 한다.

김동환 이브로드캐스팅 의장은 30일 저녁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중앙일보가 축적해 온 저널리즘의 역량과 삼프로TV가 쌓아 온 디지털 콘텐츠의 경험과 혁신성이 결합한다면 상당한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또 김동환 의장은 이브로드캐스팅의 총자산은 1000억 원이 넘고 차입금이 없다는 점도 강조한 뒤 언론에 알려진 것 외에도 충분한 투자 규모도 확보했다고 했다. 외식업체 스노우폭스의 창업자로 알려진 김승호 짐킴홀딩스 회장은 자신의 SNS에 “삼프로TV와 함께 중앙일보 인수를 위한 팀을 구성해 인수절차에 참여하고 있으며 현재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2023년 스노우폭스를 일본 외식기업에 매각하면서 당시 8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한 바 있다.

중앙일보를 왜 인수하고 싶은지, 두 매체가 어떻게 융합할 수 있을지, 인수 자금력은 충분한지, 최근 중앙일보 노동조합이 내세운 편집권 독립 및 고용 보장 등 10가지 원칙을 지켜줄 수 있는지 등의 이야기를 물었다.

다음은 김동환 의장 서면 인터뷰 일문일답.

-중앙일보 인수를 추진하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평소 중앙일보가 만들어 온 양질의 기사와 콘텐츠, 그리고 디지털 전환을 위한 지속적인 도전을 높게 평가해 왔다. 삼프로TV 역시 뉴미디어로서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에서 좋은 콘텐츠를 어떻게 만들고, 또 어떻게 독자와 시청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것인지를 치열하게 고민해 왔다. 중앙일보가 축적해 온 저널리즘의 역량과 삼프로TV가 쌓아 온 디지털 콘텐츠의 경험과 혁신성이 결합한다면 상당한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중앙일보는 전통적으로 보수적인 성향을 가진 언론으로 평가받지만, 동시에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려는 노력과 다양한 영역에서 독자에 대한 배려가 돋보이는 매체라고 생각한다. 저희는 전 세계적으로 정치적 양극화와 극단화가 심화되고 있고, 이러한 변화가 미디어 환경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매우 중요한 시대적 화두로 보고 있다. 이런 시대일수록 언론의 목표는 특정 진영의 목소리를 더욱 강화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건설적인 공론의 장을 형성이어야 한다는 언론관을 가지고 있다. 좋은 저널리즘이 더 많은 독자에게 신뢰받을 수 있고, 지속 가능한 사업 모델을 갖추는 기반이라고 생각한다.”

-삼프로TV와 달리 중앙일보는 신문사로서 편집권과 경영권이 분리돼 있고, 구성원들도 편집권 독립성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삼프로TV는 중앙일보에 비하면 보도 조직의 규모는 작지만, 인터넷기자협회와 자동차기자협회 등에 가입해 있고 소속 기자들이 현장을 취재하고 뉴스를 생산하고 있다. 저희 역시 언론사의 한 구성원으로서 저널리즘에서 편집권 독립이 얼마나 중요한 원칙인지 잘 알고 있고, 이를 실제 보도 과정에서도 지키기 위해 노력해 왔다. 중앙일보에는 오랜 기간 저널리즘을 수행하면서 형성된 원칙과 제도적 장치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인수가 이뤄진다고 해서 이러한 원칙이나 제도를 흔들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제도적 장치보다 중요한 것은 경영진의 편집권 독립에 대한 인식과 실천이라고 생각한다. 경영진은 언론사가 지속 가능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투자하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들며 좋은 기자와 좋은 콘텐츠가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역할을 해야 한다. 경영진이 스스로 어디까지가 자신의 역할이고 어디부터가 편집국의 영역인지를 명확히 인식하고 그 선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그 원칙을 존중하고 실천하겠다.”
-인수 자금 조달 방안은?

“삼프로TV는 설립 이후 한 번도 적자를 기록하지 않을 만큼 안정적이고 건실한 경영을 이어왔다. 현재 총자산은 1000억원을 넘고 차입금은 제로며 부채비율도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 중앙일보와 같은 미디어 기업을 인수하면서 과도한 차입에 의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인수 자체가 목적이 돼 대규모 부채를 일으키게 되면 삼프로TV에도 부담이 되고, 인수 이후 중앙일보의 경영에도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 특히 미디어 산업은 인수 이후에도 디지털 전환과 콘텐츠, 인재, 기술에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 만큼 인수대금뿐 아니라 인수 이후의 투자 여력까지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이를 위해 자체적으로 내부 자금을 준비하고 있으며, 일부 언론에 보도된 투자자 외에도 신뢰할 수 있는 투자자들로부터 충분한 규모의 투자 의향과 확약을 확보해 인수 주관사에 제출했습니다. ‘어떻게 인수할 것인가’보다 저희가 더 중요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은 ‘인수한 이후 무엇을 만들 것인가’이다.”

-노조가 지난 23일 노보를 통해 10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노조가 제시한 10대 원칙을 상세하게 읽어봤다. 편집권 독립, 고용 안정, 근로조건과 복지, 인수금융, 미래 투자계획 등 중앙일보 구성원들이 이번 인수 과정에서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고 어떤 부분을 우려하고 있는지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하고 있다.”

“삼프로TV는 창립 이후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시행한 적이 없다. 미디어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은 사람이다. 중앙일보의 인재와 조직 역량을 훼손하면서 회사를 인수한다는 것은 저희가 인수를 추진하는 취지와 맞지 않다. 노조가 제시한 10개 항목은 인수 절차와 법률적 검토, 노사 간 구체적인 협의가 필요한 사안들이 포함돼 있다. 그 원칙과 문제의식을 존중하며 노조와 하나씩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것이 책임 있는 태도라고 생각한다.”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