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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호, 암살자들 육영수 피격 박정희 배후설 비판
위키트리최 PD는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육영수 여사가 저격당한 비극적 사건의 기획자가 박정희 대통령 혹은 그의 수하였던 중앙정보부라고 상상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좌·우 간 균열을 한층 더 심화시키는 사건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사건을 직접 기억하고 있다며 개인적인 경험도 꺼냈다. 최 PD는 “저는 당시 중학교 1학년 어린 나이였지만 육 여사의 죽음이 대중들에게 준 슬픔의 크기를 기억한다”며 “아내의 영구차에 손을 올리고 망연한 표정을 짓던 박 대통령의 모습도 남아있다”고 적었다.

최 PD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역사적 평가에 대해서도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그는 “박정희란 인물은 과도 많았지만 대한민국이 오늘의 경제적 도약을 이루게 한 거인이란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라며 “그를 빼고 대한민국의 오늘을 설명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이 현대사에 남긴 족적을 높게 평가한다면 그만큼 박정희 대통령의 업적에 대한 평가도 높게 해야 균형이 맞다”며 “과에 대한 비판과 함께 그의 공적에 대해 후세대들이 자세히 알게 해야 한다. 그래야 대한민국이 공통의 역사를 만들어갈 수 있다”고 적었다.
현재 ‘암살자(들)’을 둘러싼 논란은 영화가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의 배후를 어떻게 묘사했느냐를 놓고 벌어지고 있다. 영화는 지난 23일 개봉했으며, 1974년 8월 15일 광복절 기념식장에서 발생한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소재로 삼았다.
영화에서 암살 사건의 배후가 명확하게 특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일부 인물들이 당시 박정희 대통령 측이나 중앙정보부가 사건에 관여했을 가능성을 가설 형태로 제기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실제 사건에서 공식적으로 알려진 내용과 다른 가능성을 영화적 상상력으로 다룬 점이 역사왜곡 논란의 핵심이 됐다.
최 PD는 이 같은 영화적 설정 자체를 두고 진보 진영 내부에서도 선을 그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윤석열의 비상계엄 이후 점점 극단으로 치닫는 진보·보수의 균열이 매우 걱정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암살자(들)’이 논란을 만들고 있으면 진보의 어른들이 ‘너무 나간 상상’이라고 선을 그어주면 안 되냐”고 했다. 영화의 표현과 역사적 사실을 구분해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최 PD는 또 “80이 넘어서도 국회의원을 하고 계신 한 어르신은 영화를 더 보라고 하더라”며 “기가 막힌다”고 적었다. 이는 영화에 대한 진보 진영 일부 인사들의 반응을 직접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2012년 공정방송을 요구하는 파업 과정에서 MBC에서 해직된 뒤에는 독립언론 뉴스타파에서 활동하며 ‘유우성 간첩조작 사건’ 등을 취재했다. 2017년부터 3년간 MBC 대표이사 사장을 지낸 뒤 다시 현장 취재와 다큐멘터리 제작에 참여했으며, 영화 ‘자백’, ‘공범자들’, ‘추적’ 등을 선보였다.
한편 ‘암살자(들)’은 허진호 감독이 연출하고 유해진, 박해일, 이민호 등이 출연한 작품이다. 영화는 실제 역사적 사건을 그대로 재현한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역사적 사실에 허구를 더한 방식으로 사건 당시의 인물과 시대를 그린 작품으로 소개됐다.
허진호 감독 역시 앞서 영화가 사건의 배후를 밝혀내는 것을 목적으로 제작된 작품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감독은 개봉 전 인터뷰에서 “이제까지 감춰졌던 진실이나 배후를 밝혀내는 영화로 접근하지는 않았다”며 “진실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그 시대를 살았던 인물들의 감정을 표현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영화 속 설정을 역사적 사실로 단정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영화는 사건과 관련해 제기돼온 여러 의문과 가설을 바탕으로 극적 상황을 구성한 작품이며, 특정 인물을 사건의 배후로 확정적으로 지목한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논란은 정치권으로도 번졌다. 일부 국민의힘 인사들은 영화가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의 배후를 박정희 전 대통령 또는 당시 중앙정보부 측으로 암시한다며 역사왜곡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영화 측에서는 허구적 상상력을 포함한 창작물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영화 개봉 이후 흥행 성적도 논란과 함께 주목받았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암살자(들)’은 추석 연휴인 24일부터 27일까지 140만7000여 명의 관객을 모으며 연휴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개봉 나흘째인 26일에는 누적 관객 100만 명을 넘어섰고, 27일까지 누적 관객은 156만6000여 명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역사 왜곡 논란이 벌어지며 흥행에 경고등이 켜졌다.

이어 “박정희가 시켰다고 해놓고 거기서 자기가 총을 맞는 것을 넣기엔 개연성이 말이 안 되는 것”이라며 “그 부분은 모순되고 개연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허 감독은 박 전 대통령이 사건을 지시했다는 설정 자체를 영화의 전제로 삼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다만 허 감독은 당시 중앙정보부의 개입 가능성에 대해서는 별개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영화 제작 과정에서 관련 다큐멘터리와 기록, 증언 등을 참고했다며 “중앙정보부 내부 혹은 당시 6국에서 뭔가가 있었다는 그런 풍문들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중정이 개입됐다는 것은 기존 인터뷰들만 봐도 충분히 개연성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즉 박 전 대통령이 직접 육영수 여사 피격을 지시했다는 설정과 당시 중앙정보부의 개입 가능성을 영화적으로 상상한 것은 구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허 감독은 영화와 자신을 둘러싼 이념적 비난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영화를 만들었을 때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정말 열심히 일했다”며 “이렇게까지 폄하될 줄은 몰랐다. 배우들도 지금 어떻게 보면 되게 힘들어한다”고 말했다.
또 “배우들도 이런 내용들을 알고 작품에 참여했는데 이렇게까지 역사 왜곡 논란으로 프레임을 씌우니까 속상하다”며 현재 논란 과정에서 등장한 일부 주장에 대해서는 “‘박정희가 육영수를 죽였다’, ‘북한 영화를 따라 했다’, ‘김정일이 사과했다는 이걸 가지고 이야기하는데 세 개가 다 다른 이야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