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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븐랩스 ARR 6억달러, 기업고객 비중 55%
위키트리
AI 음성 스타트업 엘레븐랩스(ElevenLabs)가 연간 반복 매출(ARR) 6억 달러를 돌파했다. 마티 스타니셰프스키(Mati Staniszewski) 최고경영자(CEO)는 토론토에서 열린 North 콘퍼런스(옛 Elevate)에서 이 수치를 확인했다. 5월에 발표한 5억 달러에서 넉 달 만에 20% 늘어난 수치로, 기업고객이 전체 매출의 55% 이상을 차지한다. 설립 4년 차인 회사는 투자자들로부터 220억 달러(약 30조원, 1달러 1,369원 기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엘레븐랩스는 지난해 말 약 3억5000만 달러였던 ARR을 올해 5월 5억 달러로, 이번에 6억 달러로 끌어올렸다. 기업고객 비중은 1년 전 약 40%에서 55% 이상으로 늘었다. 나머지 매출은 오디오북과 더빙, 음악 제작 등에 서비스를 쓰는 중소기업·개발자·크리에이터에서 나온다.
클라르나(Klarna)와 도이치텔레콤(Deutsche Telekom), 시스코, 어도비 등이 주요 고객사로 이름을 올렸다. 클라르나는 미국 고객 3500만 명을 대상으로 한 1차 전화 상담을 엘레븐랩스 기술로 처리하고 있다. 폴란드 공공 의료 시스템은 환자에게 진료 예약을 알려주는 음성 에이전트를 도입해, 배치 전 18%에 달했던 노쇼(예약 부도) 비율을 낮추는 데 쓰고 있다.

마진 관련 질문에 스타니셰프스키는 구체적인 숫자를 밝히지 않았다. 다만 시장 점유율을 넓힐 수 있다면 마진이 줄어드는 것도 감수하겠다고 말했다. 회사는 수천 명의 계약직 인력을 동원해 타이밍과 억양, 감정, 말투 등 학습 데이터에 세세한 주석을 달고 있으며 보이스 코치들과도 협업하고 있다.
플랫폼 리스크도 화두로 떠올랐다. 대화형 AI 플랫폼 데카곤은 한때 엘레븐랩스 기술로 음성 제품을 학습시켰지만, 이제는 자체 모델로 질의를 처리하며 엘레븐랩스와 직접 경쟁한다. "선이 점점 모호해지고 있다"고 스타니셰프스키는 말했다. "앤트로픽의 경우 모델 회사였던 곳이 확실히 플랫폼이 됐고, 점점 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영역으로 넓어지고 있다. 이런 흐름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타니셰프스키는 현재로서는 기업이 고객에게 AI와 대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은 사람들이 익숙하지 않아서, 전화 통화에서 속았다는 느낌을 받고 싶어하지 않는 게 일반적인 패턴"이라며 "하지만 5년 후 모두가 자기 대신 일하는 에이전트를 갖게 되면, 전화를 걸 때 에이전트를 기대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가 제안하는 방식은 사람 상담원까지 30분을 기다려야 한다고 안내한 뒤 AI 상담을 대안으로 제시해 고객이 선택하게 하는 것이다. "거의 모든 경우 고객은 에이전트를 선택하고, 이후 경험이 얼마나 좋은지에 놀란다"고 그는 말했다. 회의록 작성 서비스 오터.ai는 회의 녹취 관행을 두고 소송에 휘말렸고, 그래놀라도 비슷한 문제 제기를 받은 바 있다.
엘레븐랩스는 고객이 필요에 따라 프런티어 모델과 오픈웨이트 모델을 선택할 수 있게 한다. 스타니셰프스키는 정해진 지식 베이스에서 단순한 답만 필요로 하는 상담 업무라면 오픈웨이트 모델로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인증이나 거래 내역, 환불처리처럼 실수가 곧 비용으로 이어지는 금융 업무는 "오류가 들어갈 여지가 없다"며 여전히 프런티어 모델이 앞선다고 말했다.
정부 고객을 상대할 때는 국가별로 요구 조건이 크게 달라진다. 폴란드 의료 시스템은 현지 데이터 보관 요건을 충족하면서 지역 지식으로 미세조정한 모델을 쓴다. 일부 오픈웨이트 모델은 중국산이라고 그는 인정했다. 정부 고객 대응에서 이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풀고 있는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지정학적 민감성은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엘레븐랩스의 기업공개 시점을 2028년으로 보는 보도가 있었지만, 스타니셰프스키는 이를 확인하지 않았다. 토론토 North 콘퍼런스에서 진행된 테크크런치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시간의 시험을 견디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 앞으로 몇 년 안에 그런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기반을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인터뷰어가 "'몇 년'이라는 표현은 너무 모호하다"고 재차 묻자 그는 웃음으로 답을 대신했다.
기업가치는 7개월 전 110억 달러(약 15조원)에서 현재 220억 달러(약 30조원)로 두 배 뛰었다.
해킹 우려에 대해서도 그는 직접 답했다. 허깅페이스 사고나 앤트로픽의 우발적 유출 사례처럼 추론 모델을 직접 학습시키지 않는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우리 기술은 에이전트가 스스로 또 다른 에이전트를 만들도록 허용하지 않는다"며 모든 고객이 신원확인 절차를 거친다고 설명했다. 프런티어 연구소들의 속도 조절 논쟁에 대해서는 "모두가 함께 속도를 맞추는 방법을 찾는 데 동의하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엘레븐랩스는 지능이 아니라 음성을 만드는 회사라는 선을 분명히 그었다.
지난해 그는 오디오 모델이 몇 년 안에 범용화할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이번 인터뷰에서는 이를 다소 물러섰다. "아직 해야 할 일이 많고, 모델 수준에서 만들어낼 수 있는 품질 차이는 여전히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