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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백화점 다점포 한계, 랜드마크 거점 경쟁 가속
IT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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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거주 인구 감소로 도심 곳곳에 점포를 내던 백화점의 ‘다점포 전략’이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대신 KTX 등을 타고 타 지역에서 찾아오는 원정 쇼핑객과 관광객 등 이른바 ‘생활인구’를 끌어모으는 초대형 메가몰에 소비가 집중되면서 지방에서도 점포 간 극단적 양극화가 벌어지고 있다. 점포 수로 시장을 장악하던 롯데백화점이 고전하고, 정유경 회장 주도로 ‘지역 1번점(랜드마크)’ 전략을 밀어붙인 신세계가 승리를 거두는 등 지방 백화점의 생존 공식이 완전히 바뀌고 있는 것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주요 백화점 매출별 상위 10곳 중 비수도권 점포는 신세계 센텀시티점(3위)과 대구신세계(6위) 단 두 곳으로 나타났다. 신세계 센텀시티점의 지난해 매출은 2조2642억원으로, 부산에 있는 롯데백화점 부산본점·광복점·동래점·센텀시티점 등 4곳의 합산 매출 1조9481억원보다 3161억원(16.2%) 더 많았다. 부산에서 롯데백화점 4곳의 매출을 모두 합쳐도 신세계 백화점 1곳에 못미치는 것이다.

다른 지방도 상황은 비슷하다. 대구신세계는 지난해 1조6629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는 더현대 대구와 롯데 대구점·상인점 등 3곳의 매출(8890억원)을 합한 것보다 1.9배 많은 실적이다. 신세계 광주점의 경우 매출 8191억원으로 롯데 광주점(2713억원)의 3배를 웃돌았다. 업계는 점포를 운영하며 드는 인건비·건물 유지비 등 막대한 고정비를 감안할 때 신세계와 롯데의 실제 영업이익 격차는 매출 차이보다 훨씬 더 벌어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소비 양극화와 지방 인구 소멸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신세계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이유는 정유경 회장 주도 아래 2016년부터 추진해온 '지역 1번지(랜드마크)' 전략이 적중했기 때문이다. 신세계는 동네 상권에 의존하지 않고 광역 상권에 핵심 거점 점포를 세워 생활인구를 끌어모으는 데 집중했다. 부산 센텀시티점은 지난해 패션·스포츠·굿즈숍이 어우러진 복합 공간으로 대대적인 리뉴얼을 거쳤고, 개점 10주년을 맞은 대구신세계도 전관 리뉴얼을 진행 중이다. 광주에서는 3조 원을 투입해 유스퀘어(광천터미널)와 연계한 초대형 복합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과거 다점포 전략으로 전국 1위를 했었던 롯데백화점은 현재 '선택과 집중'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수익성과 성장성이 높은 핵심 거점에 자원과 투자를 집중하는 것이다. 부산에서는 부산본점을 중심으로 점포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동부산권에서는 롯데아울렛 동부산점을 관광·외국인 수요까지 흡수하는 거점으로 키우고 있다. 대구에서는 2027년 개점을 목표로 수성알파시티에 쇼핑과 문화·여가 기능을 결합한 체험형 복합쇼핑몰 '타임빌라스 수성'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역시 내실 경영에서 벗어나 지방 메가몰 경쟁에 뛰어들었다. 우선 2027년 부산 에코델타시티에 축구장 15개 크기의 초대형 복합몰 '더현대 부산'을 열 예정이다. 2028년 하반기에는 대구·경북 최대 규모인 경산 프리미엄아울렛을, 2029년에는 광주 북구에 1조5000억원 규모의 '더현대 광주'를 잇달아 선보인다. 특히 부산과 광주 점포에는 백화점·쇼핑몰에 문화·예술·여가 콘텐츠를 결합한 '더현대 2.0' 모델을 적용한다는 구상을 내놓고 있다.

한화갤러리아도 광교점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임직원 등 고소득 직장인을 노린 명품·가전 특화로, 천안 센터시티점은 대형 유니클로 입점 등 철저히 지역 특화 공간으로 재편하며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이처럼 주요 백화점 4사 모두 지역 곳곳에 점포를 늘리기보다 입지와 상권 경쟁력이 검증된 거점 점포를 키우는 '똘똘한 한 점포' 전략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방 인구가 줄고 소비 상권도 축소되는 상황에서 모든 점포를 같은 수준으로 키우기는 어려워졌다"며 "점포 수를 늘리기보다 경쟁력 있는 거점 한 곳에 투자를 집중하는 전략은 앞으로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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