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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쿠팡 유출 보상 미흡, 집단소송제 도입 요구
IT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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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탈퇴한 계정이 해킹돼 억울한데 쥐꼬리만한 피해 보상을 받으려면 또 회원 가입을 하라니 이게 말이 되나요?” 티빙을 쓰다가 탈퇴한 뒤 개인정보 유출 통보를 받은 지인의 한숨 섞인 목소리다.

3954만개 고객 계정을 해킹당한 티빙은 9월 7일부터 개인정보 유출 이후 피해 이용자를 대상으로 안일한 보상 패키지를 내놓았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보상 패키지는 ▲1년간 해킹·피싱 안심보험 ▲5000원 상당의 티빙 포인트 ▲엔터테인먼트 쿠폰으로 구성됐는데 현금성 자산은 5000포인트가 유일했다. 이마저도 최신영화를 보기 위해 최소 1만포인트가 필요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일었다.

탈퇴 회원이 쥐꼬리만한 보상을 받으려면 재가입해야 하는 것도 문제였다. 해킹 과실이 있는 기업이 여러 이유로 탈퇴한 고객에게 “보상받으려면 재가입하라”고 요구하는 게 과연 올바른 대처 방법인지 되묻고 싶다.

이렇듯 해킹 기업들은 해킹이 터진 뒤에도 당당하다 못해 뻔뻔하다. 티빙 외에도 지난해 375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은 피해자 1명당 10만원을 지급하라는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의 조정안을 최근 거부했다.

결국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 입장에서 해킹 기업으로부터 제대로 된 보상을 받으려면 별도 소송을 제기하는 길밖에 없다. 보통 법무법인이 진행하는 단체 소송에 함께 하게 되는데 소송 결과까지는 수년이 걸리며 승소한다고 해도 10~20만원대 소액을 받는 게 현실이다.

시민단체는 개인정보 침해 피해는 쉽게 발생하지만 피해 구제는 어려운 현실이 반복되고 있다며 불합리의 고리를 하루빨리 끊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석현 서울YMCA 시민중계실장은 “언제까지 해킹이 터진 뒤에도 책임자인 기업이 아니라 피해 고객들이 발을 동동 굴러야 하느냐. 결국 해킹 기업이 감수해야 할 처벌 등이 약하기 때문”이라며 "이제는 집단소송제 등을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집단소송제는 피해자 여러 명이 같은 피해를 입었을 때, 일부 피해자가 대표로 소송을 제기하고 그 판결 효력이 다른 피해자들에게도 미치도록 하는 제도로 미국 등에서 일반화돼 있다. 미국 통신사 티모바일은 2021년 해킹 사고로 7600만명에게 집단소송 합의금으로 약 3억5000만달러(약 5000억원)를 배상했다.

해킹 사고를 야기한 주체는 기업이다. 고객은 잘못이 없다. 이제라도 잘못한 기업이 피해 고객 눈치를 보고 제대로 보상하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 왜 매번 잘못한 기업이 아니라 피해자들이 발을 동동 굴러야 하나. 잘못된 악습은 이제라도 반드시 고쳐야 한다. 그것이 순리이고 이치다.

김광연 기자

fun3503@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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