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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 숏리그 황제성 우승, 숏폼은 날것과 트렌드 포착
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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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콘텐츠에 대한) 취향이 10개였다면 이제는 1000개가 된 시대다. 그래서 웃기기가 정말 쉽지 않다.”

숏폼이 콘텐츠 시장의 주류로 떠오르면서 코미디의 문법도 달라진 상황. tvN의 ‘코미디 숏리그’는 코미디언 22개 코미디 팀이 매주 숏폼 코미디를 선보이고 조회수·좋아요·투표 등을 합산해 순위를 정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경연을 선보였다. 12주간의 경쟁 끝에 황제성·설명근의 ‘황설탕’이 최종 우승했다.

21일 서울 마포구 CJ ENM센터에서 티빙 오리지널 ‘코미디 숏리그’ 라운드 인터뷰에 연출을 맡은 김민경 PD와 최종 우승팀 ‘황설탕’의 황제성이 참석했다. 황제성은 12주 동안 직접 숏폼 경쟁을 경험하면서 기존 방송 코미디와 숏폼 코미디를 “같은 결로 보면 안 된다”며 “쇼츠는 내가 좋아하는 것보다 남이 좋아하는 걸 해야 조회수가 높았다. 12주를 플레이해보고 아직도 사실 어렵지만 도전하기에 좋은 시장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특히 방송 코미디와 숏폼 코미디를 가르는 차이로 ‘날것’을 꼽았다. ‘코미디 숏리그’를 두고 일부 시청자 사이에서 일반 크리에이터들의 콘텐츠에 비해 ‘방송국 냄새가 난다’는 아쉬운 반응이 있었다는 질문에 황제성 역시 “정말 맞다. 그러한 반응에 크게 공감한다”며 제작진에게도 이런 반응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황제성은 “기존 코미디언들이 짜여진 것 70, 날것 30의 비율이라면 쇼츠 시장은 날것 70에 짜여진 것 30이라고 생각했다”며 “이런 것들을 깨달으면서 회차가 진행되면서 변화도 많았다. 호흡도 바뀌었는데 그게 큰 차이였다”고 말했다.

숏폼에서는 코미디언이 무엇을 잘하느냐 못지않게 빠르게 변화하는 유행을 얼마나 포착하느냐도 중요하다고 전했다. 황제성은 “쇼츠 시장에서는 이번 주 트렌드가 한 주 한 주 바뀐다”며 “조회수와 반응이 폭발적인 것을 항상 포착해야 한다. 요즘은 공포를 이용한 콘텐츠가 트렌드라 조사를 하고 있다. 그러나 쇼츠에서는 ‘공포’가 돌 때도 있고 ‘휴머니즘’이나 ‘인사이트’ 등 항상 유행하는 컨셉트가 바뀌기 때문에 이를 빠르게 잘 캐치하는 제작진과의 호흡이 중요하다”고 했다.

김민경 tvN PD “취향이 만개인 시대, 오히려 나와 프로는 어디에 포커싱할 것인가 고민해야”

그러나 유행을 좇는 것만으로 숏폼 코미디의 정답을 찾기도 어려웠다. 콘텐츠를 소비하는 채널이 세분화되면서 시청자의 취향 역시 갈라졌기 때문이다. 황제성은 “옛날 ‘영구 없다’처럼 모두가 다 아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이제는 채널이 세분화돼서 과거에 취향이 10개였다면 이제는 1000개, 1만개가 됐기 때문에 정말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코미디 숏리그’를 연출한 김민경 tvN PD는 “전 세대를 웃길 수는 없다. 화제성을 가져올 수 있는 세대를 타깃으로 삼아야 하지 않는지 고민했다”며 “요즘처럼 취향이 1000개, 1만 개인데 모두 맞추는 게 오히려 더 재미없다는 생각도 한다. 그렇다면 나는 어디에 포커싱할 것인가, 이 프로그램은 어디에 포커싱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동시에 방송 플랫폼이 유튜브·인스타그램과 다른 역할을 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김 PD는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을 보면 알고리즘 때문에 뜨는 것만 보게 된다”며 “‘코미디 숏리그’에 오면 알고리즘과 상관없이 이것도 보고 저것도 다양하게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이것만 보고 있었는데 ‘이런 것도 있었네’라고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누구나 스마트폰으로 코미디를 만들고 틱톡이나 릴스로 올릴 수 있는 시대는 기성 코미디언에게 위기인 동시에 새로운 기회이기도 했다. 황제성은 “일반인들이 모두 코미디를 할 수 있는 시대라 오히려 반대로 그분들과 함께할 수 있는 시장이 커진 것 같다”며 “새로운 조합이 많이 생겨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 ‘코미디 숏리그’에서도 한태수·정범빈 등 기존 방송 코미디의 바깥에서 활동해온 크리에이터들이 주목받았다.

최근 웃음을 만들기 어려워진 또 다른 이유는 코미디가 누군가를 웃기는 동시에 누군가에게 상처를 줄 가능성도 세심하게 살펴야 하기 때문이다. 황제성은 “제일 많이 고민하는 것은 제작진과 함께 ‘혹시 제 개그에 상처받는 사람이 있을 수 있을까요’라고 묻는 것”이라며 “그래서 제가 망가지는 게 편하다. 제가 망가지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숏폼 시대에도 코미디가 계속 필요한 이유에 대해 김 PD는 20년간 코미디 프로그램을 만들어온 경험을 꺼냈다. 김 PD는 “코미디 프로그램을 하면 개그맨들의 열정을 보면서 너무 신나고 살아있다고 생각한다”며 “사람을 웃기는 일이 쉽지 않은데 자신의 재능으로 웃게 해주는 것이 항상 즐거웠다”고 말했다. ‘코미디 숏리그’의 우승 리워드로 황제성은 자신의 팀이 주축이 된 코미디쇼를 제작하게 되며, 이 프로그램은 오는 10월2일 ‘코미디 숏리그 향우회’를 통해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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