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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농지 전수조사, 투기 엄단 및 농촌 현실 반영 보완
아주경제
20일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촌 현장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5월 18일부터 1996년 1월 1일 이후 취득한 농지 136만㏊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7월 말 마무리된 기본조사를 통해 조사 대상의 97%인 132만㏊, 1013만필지에 대한 조사가 완료됐으며 27.0%인 284만필지가 농지법 위반 의심 대상으로 분류됐다. 기본조사는 행정정보와 인공위성·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해 소유 관계와 실제 경작 여부, 농지 이용 현황 등을 확인한 뒤 현장 조사가 필요한 필지를 추리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8월부터는 심층조사가 진행 중이다. 조사원이 현장을 찾아 실제 경작 여부와 불법 임대차, 불법 전용, 무단 휴경 등 위반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올해 12월까지 조사를 마무리한 후 확인된 사례를 토대로 필요한 청문 등 후속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농촌에서는 조사 과정에서 농지 소유자의 사정이 충분히 반영될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부모에게 농지를 물려받았지만 고령이나 질병, 도시 거주 등의 이유로 직접 농사를 짓지 못하는 경우, 자신의 농지와 함께 주변 농지를 빌려 경작하는 경우 등 농촌에서 흔히 발생하는 다양한 농지 이용 형태가 법 위반으로 판단될 수 있다는 불안이다. 임차농 역시 임대차 관계가 바뀌면서 경작지를 잃을 가능성을 걱정하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28일 농지법 개정으로 농지 처분명령이 재량 규정에서 의무 규정으로 강화된 점도 불안을 키우는 요인이다. 다만 농식품부는 법 위반이 확인되더라도 곧바로 농지를 처분하는 것은 아니며, 일반적인 위반의 경우 자진 처분 기간과 경작 여부 등에 따른 절차가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특히 투기 목적의 농지 취득과 농촌의 현실에서 비롯된 경미한 위반은 구분해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전수조사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일각에서는 조사 이후 농지 거래가 줄었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농식품부는 지난 16일 설명자료에서 올해 농지 거래량이 전년 동기보다 2.2% 증가했고 실거래가격 하락폭도 둔화돼 전수조사로 거래가 급감하거나 가격이 폭락했다는 통계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고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농촌의 반발이 확산하자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농지 전수조사를 직접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전수조사가 농사를 짓지 못하는 농민의 농지를 일괄적으로 강제 매각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농지의 실제 이용 실태와 투기 여부 등을 파악하기 위한 기초조사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도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전수조사는 농지 소유·이용 데이터를 구축하고 농지법 도입 이후 나타난 법과 농촌 현실의 괴리를 파악해 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투기성 위반은 엄정하게 조치하되 관행적이거나 경미한 위반은 처벌보다 자진 정비와 계도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방침이다.
농식품부는 12월까지 심층조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달 21일에는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농지 전수조사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농지 처분 및 이행강제금 관련 보완책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