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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금청구권 신탁액 1조 돌파, 상속·치매 등 수요 확대건
에너지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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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금청구권 신탁 상품 수요가 커지고 있다.[이미지=퍼플렉시티]

2024년 도입된 보험금청구권 신탁의 누적 계약액이 1조원을 넘어섰다. 상속 분쟁을 줄이고 피상속인들의 안정적인 경제 생활에 도움될 수 있다는 면이 금융소비자들에게 주목 받고 있기 때문이다. 생명보험사들도 보험상품 판매를 촉진하고 수수료를 받는 채널로 보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말 기준 삼성·교보·한화생명의 누적계약액은 약 1조140억원으로 지난해말 대비 68.6% 증가했다. 1~8월 실적(4126억원)으로 볼때 지난해 연간 계약액 4598억원을 무난히 넘어설 전망이다. 7~8월에만 1640억원을 기록하는 등 상승세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보험금청구권 신탁은 보험계약자가 신탁회사(금융사)를 통해 사망보험금을 지급 받을 대상·규모·시기 등을 정하는 상품이다. 한 70대 법조인 출신 가입자가 15억원 규모의 신탁을 설정, 손자에게 매월 300만원씩 지급하도록 설정한 바 있다. 연간 수천만원씩 지급되는 방식도 선택 가능하다.

국내에서는 대형 생보사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40~60대를 중심으로 지난해 6월 2300억원을 넘어선 이후 지난달 기준 8000억원 규모로 끌어올렸다. 업계 최고 수준의 전속 채널을 토대로 VIP 고객을 공략하는 중으로, 앞서 진행된 상반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1조원을 돌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보생명도 고액 자산가 고객을 중심으로 영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배우자 사후 자녀 승계 구조를 비롯해 디테일한 설계를 적용하면서 1248억원으로 증가했다. 한화생명은 업계 최초로 비대면 판매에 나섰고, 1000억원 돌파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 신규 수요 창출 위한 토대 생성

상대적으로 전속 채널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자산관리 역량을 비롯한 진입장벽도 있는 분야지만, 생보사들은 향후에도 관련 상품 판매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우량 고객을 유치할 수 있고, 운용자산(AUM)이 불어나는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제도적 지원사격도 받고 있다.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신탁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법률 개정안 5개를 대표발의했다.

여기에는 보험금청구권 신탁 대상을 넓히는 내용이 담겼다. 기존에는 사망보험금에 국한됐지만, 치매보험금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대규모 시장이 열리는 점도 고려 대상이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지난해 154조원 규모였던 \'치매머니\'가 2050년 488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내대봤다.

국내 치매환자가 올해 100만명을 넘어선다는 우려도 반영됐다는 평가다. 치매로 재산관리가 어려워진 상황에서도 보험금을 생활비와 의료비로 쓰면 자산의 효율적 활용이 가능하고, 자녀들의 부담을 낮출 수 있다.

법안이 통과되고 시장에 안착하면 치매보험 시장이 탄력 받고, 다시금 신탁의 수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 \'첫걸음\' 넘어 뛰기에는 부족

그러나 본격적인 시장의 개화를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신탁 대상이 3000만원 이상의 사망보험금으로 제한되고, 배우자와 직계존·비속만 신탁 대상으로 지정될 수 있다는 제약이 있는 탓이다. 보험계약 대출이 없어야 한다는 한계는 \'빚투\'가 만연해진 최근의 상황과 맞지 않는 측면이 있다.

업계에서는 초고령사회 진입을 맞아 질병보험·연금보험 등으로 범위를 확장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국내 금융소비자들의 관심이 사망보장에서 노후자산과 건강으로 옮겨가는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은 저축성보험·장기요양보험을 비롯한 상품도 신탁 대상으로 분류된다. 이 의원이 치매보험금을 추가하자고 나선 것도 이같은 흐름의 일환이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도 제도 활성화를 위해 관련 상품·서비스를 확대하고, 소비자 안내를 강화하는 노력도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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