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 읽음
AI 수요에 중고폰 가격 상승, 파손폰 부품 가치 급등
디지털투데이
13일(현지시간) IT매체 테크레이더에 따르면, 수리·재생 업계는 과거 사실상 폐기물로 취급하던 저등급 스마트폰과 부품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
기업 간 중고 스마트폰 거래 플랫폼 B-Stock 집계에서는 2026년 2분기 애플과 삼성전자 기기 가격이 직전 두 분기보다 모두 상승했다.
거래 물량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상태가 가장 낮은 D등급 단말이 판매 물량의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2026년 상반기에는 C등급 단말이 전체 판매량의 37.8%를 차지하며 D등급의 31.6%를 앞질렀다. 스마트폰을 더 오래 사용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시간이 지난 기기가 저등급 매물로 유입되는 물량도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개별 모델 가격도 상승세를 보였다. 애플에서는 아이폰17 프로 맥스가 2분기 모든 상태 등급을 통틀어 평균 940달러(약 130만원)로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에서는 갤럭시 S23 울트라, S22 울트라, S24 울트라가 가장 많이 거래됐으며, S22 울트라는 Z 폴드5를 제치고 판매량 2위에 올랐다.
갤럭시 S26 출시 이후에도 이전 세대 삼성전자 플래그십 모델의 가격은 상승했다. 상태가 양호한 S23 울트라는 6월 425달러(약 60만원)까지 올라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제조사들이 아직 파손된 스마트폰에서 메모리칩을 분리해 새 제품에 일상적으로 재사용하는 단계까지 이르지는 못했다. 테스트와 호환성, 신뢰성 검증 과정이 복잡하기 때문이다. 다만 메모리 가격이 오르면서 과거에는 인건비를 고려하면 회수할 가치가 없었던 부품까지 회수할 경제성이 높아지고 있다.
회수 가치가 있는 부품은 메모리칩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디스플레이, 카메라 모듈, 배터리, 충전 포트, 하우징, 스피커, 케이블, 회로기판 등도 스마트폰 자체가 수리 불가능한 상태라도 가치를 유지할 수 있다.
최하위 등급으로 분류된 스마트폰이라고 해서 내부 부품까지 모두 같은 상태인 것은 아니다. 4년 이상 사용한 스마트폰은 배터리 성능 검사에서만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최하위 등급으로 분류되는 경우도 있다.
다만 이러한 흐름을 환경 의식의 갑작스러운 확산으로 보기는 어렵다. 소비자들이 반드시 환경적 이유로 기기를 재활용하는 것은 아니며, 유통업체들도 부품 공급을 유지하기 위해 보상판매 조건을 강화하고 있다.
이번 변화가 전자폐기물 자체를 실질적으로 줄이는 결과로 이어질지, 아니면 전자폐기물이 더 수익성 높은 유통 경로로 이동하는 데 그칠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