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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가을 축제, 철원 꽃밭 고성 공룡 안동 탈춤 정보
투어코리아
한낮에는 아직 여름의 열기가 남아 있지만,
아침저녁 바람은 벌써 가을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9월은 계절이 가장 빠르게, 또 가장 다채롭게 변하는 달이다.
게다가 가을은 짧아서 더 애틋하다.
눈치채는 순간 성큼 다가왔다가, 금세 다음 계절에 자리를 내준다.
그래서 9월의 여행은 더 특별하다.
청명한 하늘 아래 가을꽃이 고운 자태를 뽐내고,
들판에서는 제철 먹거리가 무르익는다.
거리와 광장에서는 크고 작은 축제가 이어져 여행의 재미도 한층 풍성해진다.
올해 가을을 조금 일찍, 조금 특별하게 만나고 싶다면
지금 9월의 축제장으로 떠나보자.
포성 멎은 자리에 꽃이 피었다…철원 고석정 꽃밭
한때 포성이 울리던 군사 훈련장이 가을이면 거대한 꽃밭으로 변한다.
강원 철원 고석정 꽃밭이 지난 8월 28일 개막, 10월 말 꽃이 질 때까지 관광객을 맞는다. 약 15만㎡에 달하는 대규모 부지에 15만 송이 이상의 꽃이 펼쳐지는 철원의 대표적인 계절 관광명소다.

올가을에는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탄력적으로 운영돼 낮과 밤의 서로 다른 풍경을 즐길 수 있다. 어린왕자 전망대를 비롯해 외곽 산책길과 다양한 포토존이 마련되고, 장흥4리 마을공동체가 운영하는 깡통열차와 체험 프로그램도 여행의 재미를 더한다.
꽃밭만 보고 돌아서기는 아쉽다. 고석정과 은하수교, 한탄강 주상절리길 등 철원을 대표하는 여행지가 가까이 있어 가을 당일치기 또는 1박2일 코스로 확장하기 좋다. 낮에는 꽃 사이를 걷고, 한탄강의 독특한 지질 풍경을 만난 뒤 해 질 무렵 다시 꽃밭으로 돌아와 야간 풍경을 즐기는 일정도 괜찮다.

9월에는 꽃과 먹거리뿐 아니라 1500년 전 역사 속으로 들어가는 여행도 기다린다. 8월 28일부터 9월 10일까지 14일간 김해·함안·합천·고성·창녕·고령·남원에서는 ‘2026 세계유산축전-가야고분군’이 펼쳐진다. ‘함께 가는 길, 동행’을 주제로 2023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가야고분군의 역사와 가치를 공연과 전시, 체험으로 풀어낸다.

대표 프로그램인 ‘별 보러 가야로!’에서는 천문학자와 함께 고분군별 역사와 별자리를 살펴보고 천체망원경으로 밤하늘을 관측한다. 낮에 만난 고분군이 고대사의 흔적을 보여준다면, 밤에는 1500년 전 가야 사람들이 바라봤을 하늘을 상상하게 한다.

밤이 되면 분위기는 또 달라진다. 8월 31일부터 9월 9일까지 7개 고분군과 박물관 일원을 순회하는 야간 특별 프로그램 ‘야금야금’에서는 명상·요가와 함께 대금·가야금·발레·첼로 공연 등을 선보인다.

‘맛있게 맵다’를 직접 체험하고 싶다면 청양으로 가보자. 9월 11일부터 13일까지 충남 청양 백세건강공원 일원에서는 ‘청양 고추 구기자 축제’가 열린다. 청양을 대표하는 고추와 구기자를 중심으로 먹거리와 체험, 공연을 결합한 가을 농특산물 축제다.
여경래 셰프 초청 쿠킹쇼와 전국 고등학생 요리 서바이벌, ‘맵부심의 제왕’, 대형 겉절이 담기, 구기자 떡 모자이크 등 먹거리를 직접 경험해볼 프로그램이 풍성하다.

꽃과 잎은 만나지 못해도…영광 불갑산은 붉게 물든다
9월 하순, 전남 영광 불갑산에 가면 숲의 색이 완전히 달라진다. 9월 18일부터 27일까지 10일간 불갑사 관광지 일원에서는 ‘제26회 영광불갑산상사화축제’가 열린다. 상사화류를 감상하는 자연관람을 중심으로 문화공연과 체험·전시 프로그램이 펼쳐지며 입장료는 무료다.

불갑사로 들어가는 길 자체가 여행의 하이라이트다. 붉은 꽃이 숲 아래를 빼곡하게 채우고 고즈넉한 사찰 풍경까지 겹치면 한 폭의 그림 같은 장면이 만들어진다.
붉은 숲으로 들어간다…함평 모악산 꽃무릇축제
9월 중순부터 남도의 숲은 조금씩 붉어진다. 9월 16일부터 20일까지 전남 함평군 해보면 용천사 꽃무릇공원 일원에서 ‘제27회 함평 모악산 꽃무릇축제’가 열린다. 모악산 일대의 꽃무릇 군락과 숲길이 붉은빛으로 물드는 시기다.
올해 축제는 꽃을 감상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숲에서 쉬는 여행’에 초점을 맞춘다. 꽃무릇 숲 나들이와 등산로 소원리본 달기 등 자연을 천천히 걷는 프로그램이 마련되고 꽃무릇 콘서트와 토크콘서트도 이어진다.

인증사진 한 장 찍고 돌아오는 꽃구경과는 조금 다르다. 붉은 꽃 사이를 걷고 숲에서 쉬다 보면 여행의 속도도 자연스럽게 느려진다.
초가을 숲 전체가 붉게 변하는 순간. 함평에서는 가을이 가장 강렬한 색으로 찾아온다.
가을 산이 온통 보랏빛…거창 감악산 꽃별여행
붉은 가을과는 전혀 다른 풍경도 있다. 보랏빛 꽃밭 뒤로 풍력발전기가 돌아가고 그 너머로 산 능선이 겹겹이 이어진다. 경남 거창 감악산 별바람언덕에서는 9월 18일부터 10월 11일까지 ‘제6회 감악산 꽃별여행’이 열린다.
올해 주제는 ‘나를 위한 보라색 쉼표 하나’. 해발 약 900m 고지대에 조성된 약 5ha 규모의 아스타국화밭이 가을 여행객을 맞는다.

올해는 차량 혼잡을 줄이기 위해 자가용 방문객을 대상으로 사전예약제가 운영된다. 사전예약을 하지 못한 방문객은 임시주차장에서 셔틀버스로 이동할 수 있어 방문 전 교통 운영계획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호수공원이 예술 놀이터로 변신…고양호수예술축제
9월 18일부터 20일까지 경기 고양 일산호수공원 일원에서는 ‘2026 고양호수예술축제’가 열린다. 올해로 15회를 맞는 축제로, 매년 가을 호수공원과 거리를 거대한 야외 공연장으로 바꿔놓는다.
거리극과 서커스, 무용 등 다양한 장르의 거리예술이 관객 가까이에서 펼쳐진다. 국내 우수 거리예술 작품을 선보이는 ‘GSAF 초이스’에는 약 15편이 선정될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약 41만명이 찾아 100여회의 공연을 즐겼다. 배우와 관객 사이의 경계를 낮추고 도시의 일상적인 공간을 예술 무대로 바꾸는 것이 고양호수예술축제의 묘미다.
호숫가를 걷다가 서커스를 만나고, 조금 더 가면 거리극이 시작된다. 익숙한 일산호수공원이 사흘 동안 거대한 예술 놀이터로 변한다.
세계의 탈이 안동에 모인다…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9월 축제 여행의 피날레는 제대로 된 ‘춤판’이다. 9월 24일부터 10월 4일까지 11일간 경북 안동에서는 ‘2026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이 펼쳐진다. 중앙선1942 안동역이 자리한 옛 안동역사 부지와 탈춤공원 일원을 중심으로 축제가 열린다.
축제의 중심에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한국의 탈춤’이 있다. 국내 탈춤 공연단뿐 아니라 해외 공연단도 참여해 서로 다른 나라의 탈과 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마당극과 창작극, 세계탈놀이경연대회, 세계창작탈공모전 등도 이어진다.

전통을 박물관 속에 가둬두지 않고 오늘의 사람들이 함께 즐기는 콘텐츠로 만든다는 것이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의 힘이다. 객석에서 전통문화를 바라보는 데 그치지 않는다. 탈 하나 쓰고 사람들 사이로 들어가 함께 춤추는 순간, 여행객도 축제의 주인공이 된다.
공룡 보러 갔다가 화석 캐고 과학실험까지…고성공룡엑스포
올가을 경남 고성에서는 공룡을 만지고 직접 뛰는 체험거리가 더 많아진다. 9월 22일부터 41일간 당항포관광지에서 ‘공룡과 떠나는 신나는 모험’을 주제로 ‘2026 경남고성공룡세계엑스포’가 열린다.
2006년 처음 개최된 공룡엑스포는 올해 20주년을 맞았다. 어린 시절 부모와 찾았던 관람객이 이제 자녀와 다시 방문할 만큼 한 세대를 이어온 축제로, 올해 문화체육관광부와 지역문화진흥원의 ‘로컬100’에도 선정됐다.

5대 국립과학관과 연합회가 참여하는 ‘미래 과학 연구소’에서는 DNA 구조 이해 등을 포함한 50여 종의 과학기구를 체험할 수 있다. 영유아 가족을 위한 인기 캐릭터 ‘베베핀’ 특별전시관도 처음 문을 연다.
관람 편의도 개선했다. 올해부터 주차요금을 없애 차량 진입 정체를 줄이고, 행사장 곳곳에 입장권 구매 QR을 설치한다. 온라인 예매 고객 역시 실물 티켓 교환 없이 QR 스캔만으로 입장할 수 있다.
밤에도 공룡 여행은 계속된다. 5개의 퍼레이드 카트가 등장하는 공룡 퍼레이드가 매일 펼쳐지고, 매주 토요일에는 불꽃쇼가 열린다. 행사장 곳곳을 밝히는 ‘빛의 정원’도 조성해 가족뿐 아니라 연인과 성인 관람객까지 겨냥한다.
지역경제와 연계한 혜택도 있다. 입장권을 6만 원 이상 구매하면 고성사랑상품권 1만5000원, 3만 원 이상 6만 원 미만이면 5000원을 지급한다. 지역 음식점과 연계한 ‘공룡맛집’ 사업도 운영해 관람객의 소비를 주변 상권으로 확산한다.
김홍식 고성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는 “스무 해를 맞은 올해는 콘텐츠를 하나 더 늘리는 것보다, 관람객이 무엇을 하고 돌아가느냐를 먼저 생각했다”며 “줄 서느라 지치지 않고, 아이가 마음껏 뛰어놀고, 지역경제에 보탬이 되는 엑스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