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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TV 시청자 급증, 정당 미디어 논란
미디어오늘
기존 유튜브와 긴장 관계 놓인 민주당TV
민주당TV의 흥행 배경엔 여권 내부의 계파 갈등이 있다.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과 민주당TV의 라이브 시간대가 겹치고 ‘전 매불쇼 작가의 합류’가 민주당 보도자료에서 언급되는 등 이들 유튜브 채널을 견제하기 위해 민주당TV가 만들어졌다는 해석이 나왔다. 서로 다른 지지층의 결집이 이뤄지면서 동시 접속자의 수로 경쟁하는 듯한 모습이 연출된 것이다. 뉴스공장의 지난 1일 최고 동시 접속자 수는 약 22만 명. 평소보다 4만 명 많은 시청자가 들어왔다. 슈퍼챗도 5500만 원 이상 쏟아졌다.
민주당 입장에선 뉴스공장 등 일부 유튜브가 불편할 수 있는 상황이다. 김민석 대표 역시 김어준씨와 대립각을 세우는 듯한 모습을 보여왔다. 지난 3월 김민석 당시 총리의 방미를 김어준씨가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이라고 규정하자 김 총리가 직접 페이스북에 “어처구니 없는 공상”이라고 반박한 것이 대표적이다. 김씨가 운영하는 여론조사꽃이 서울시장 후보 여론조사에 김 총리를 포함하자 총리실이 “매우 심각한 유감을 표시한다”는 입장을 표명한 적도 있다.

다만 김민석 대표는 민주당TV가 다른 미디어와 경쟁하기 위한 취지는 아니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김 대표는 지난달 30일 “민티(민주당티비)는 기조방송, 즉 민주당과 개혁진영의 공식적 정무정책기조 및 국정홍보의 기조를 잡는 민주당 공식 미디어”라며 “당 미디어인 민티는 교과서, 다른 미디어는 학습지라고나 할까요? 경쟁은 없고 협력은 많을 것”이라고 했다.
지지자들, 민주당TV ‘대안 미디어’로 인식
민주당이 유튜브 채널에 힘을 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8년에도 당사에 스튜디오를 설치하고 ‘씀’이라는 채널을 오픈했다. 수다쇼, 브이로그, 브리핑 등 민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콘텐츠가 주를 이뤘다. 지난 대선 때도 ‘블루파크’라는 방송을 신설했는데, 한준호 의원이 진행자로 개그맨 강성범, 방송인 오윤혜 등이 패널로 출연했다. 종합적인 미디어라기보다는 당의 공식 홍보 창구로서의 색깔이 강했다.
이번 민주당TV는 종합 미디어인지 당 홍보 창구인지, 그 경계가 모호하다. 민주당은 보도자료에서 민주당TV 1부 방송은 당의 공식적인 목소리를, 2부 방송은 ‘매불쇼’ 작가진이 참여해 “정치 어젠다 설정과 대중적 재미를 더한 이른바 ‘폴리테인먼트’ 콘텐츠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문화·예술을 다루는 코너까지 있다. 당 홍보 역할을 기본적으로 하겠지만, 다른 유튜브 방송처럼 ‘미디어’ 역할도 동시에 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민주당TV는 MBN, 연합뉴스TV에서 뉴스를 진행했던 박영식 앵커와 안태훈 전 JTBC 기자를 메인 진행자로 내세웠다. 이러한 외부 진행자 역시 정당의 공식 유튜브라는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기존 미디어 대신하겠다는 시도 자체가 위험”
정당이 일반 언론과 경계가 모호한 미디어를 내는 게 적절하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당 방송에서 그 정당을 비판하는 것이 사실상 어렵고, 중립적인 언론의 형식만을 가진 채 정당 입맛에 맞는 논조가 ‘만들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가령 당내 김민석 대표에 대한 반발 여론이 커진 상황이 됐을 때, 그 여론이 민주당TV에서 제대로 구현될 수 있겠냐는 의문이다. 뉴스공장 등이 정치적 의도를 가진 ‘플레이어’라는 비판을 받아도 그 논조 자체는 자유로운 의사결정에 따라 만들어진다는 기본적 차이점이 있다.
홍성철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언론과 정치의 영역은 다르다. 정치가 언론까지 하겠다고 나서면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 될 수도 있다”며 “민주당 내부에 다른 목소리가 있는 상황에서 그것을 배제하고 싶고 기존의 유튜브 채널은 약간 못 믿겠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 아닌가. 그걸 우리가(정당이) 대신하겠다는 시도 자체가 위험한 발상”이라고 말했다,
뉴스공장에서 ‘정준희의 논’을 진행하는 정준희 해시칼리지 원장은 지난달 24일 유튜브 ‘해시티비’에서 민주당TV의 개설을 비판하며 “(민주당의) 언론관이 잘못됐다. 언론이 뭘 해야 하고 우리가 뭘 해야 되는지를 구별해서 생각하는 게 언론관”이라며 “언론이 언론일 수밖에 없는 건 그게 아무리 우리 편이어도 내 멋대로 할 수가 없어서 언론이다. 내 멋대로 하는 건 언론이 아니라 홍보 기관”이라고 말했다.

최진순 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겸임교수는 “민주당TV는 실패 가능성이 높다. ‘공급자 논리’와 ‘플랫폼의 수용자 논리’가 충돌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민주당TV의 공급자 논리는 ‘당의 주요 정보→민주당TV→시청자’의 과정을 거치는 반면, 플랫폼의 수용자 논리는 ‘시청자가 보고 싶은 것(→검색 또는 알고리즘 추천)→시청자 선택’의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플랫폼 수용자들이 민주당TV를 외면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최진순 교수는 “‘매불쇼 작가팀’ 투입도 흥행 열쇠는 아니다.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과 재미있는 채널을 만드는 건 다르다. 매불쇼 인기는 다양한 요인이 결합된 만큼 ‘매불쇼와 같은 시청 경험이 만들어진다’고 상정하면 안 된다”며 “정당의 유튜브 활용은 필요하다. 그런데 민주당TV는 정당이 무엇을 콘텐츠로 만들고 어떤 프레임으로 해석할 것인지까지 직접 결정하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는 데서 문제다. 자신에게 유리한 이야기만 전달하면 강성 지지자들에게 유용할지 몰라도, 더 넓은 시청자의 관심과 선택을 끌어내기는 어렵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