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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숙려캠프, 일반인 서사 중심 포맷 설계로 화제성 입증
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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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JTBC 「이혼숙려캠프」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분류상 예능이지만 다른 시각에서 보면 교양 프로그램의 성격도 강하다. 다만 사연의 강도가 높고 일부 내용은 자극적이라는 점에서 ‘교양예능’으로 보는 것이 더 적절해 보인다.

세부 장르로 들어가면 ‘상담’에 가깝다.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 채널A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 tvN STORY 「이호선 상담소」 등과 유사한 목적을 가진 프로그램이다. 이 글에서는 편의상 이러한 프로그램을 ‘상담교양예능’이라고 부르고자 한다.

상담교양예능이 TV화제성 20위권에 진입하는 경우는 종종 있다. 다만 대부분 출연자의 사연이 충격적이거나 특정 출연자가 크게 이슈가 됐을 때다.
그런데 「이혼숙려캠프」는 조금 다르다. 「이혼숙려캠프」의 평균 TV 비드라마 화제성 순위는 14.9위다. 매주 200여 편의 비드라마가 조사 대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담교양예능’으로서는 역대 최고 수준의 기록이다. 총 100여 회 방송 가운데 TOP20에 85회, TOP10에는 40회나 진입했다. 같은 기간 국내 대표 장수 예능 「라디오스타」가 평균 19.5위, TOP20 진입 59회를 기록했다는 점과 비교하면 「이혼숙려캠프」의 화제성 수준을 짐작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이혼숙려캠프」는 높은 화제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까. 서장훈의 직선적인 지적, 박하선과 진태현의 진정성 있는 출연 자세, 상담사 이호선의 상담 역량 등이 프로그램의 강점으로 꼽힌다. 고정 출연자들의 캐릭터가 인기의 촉매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더 주목해야 할 부분은 따로 있다. 바로 ‘일반인 부부’가 주인공이라는 점이다. 유명 연예인은 이미 형성된 인지도와 친숙함을 바탕으로 그 자체가 이슈메이커가 될 수 있다. 반면 일반인은 시청자에게 이름도, 얼굴도, 캐릭터도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럼에도 「이혼숙려캠프」에서는 평범한 일반인이 몇 주 동안 화제의 중심에 선다. 그 비결은 출연자 개인보다는 프로그램의 ‘포맷 설계 전략’에 있다. 평범한 일반인 부부가 방송 안에서 하나의 캐릭터와 서사를 가질 수 있도록 여러 장치를 설계해 놓은 것이다.
닉네임_ 일반인을 캐릭터로 만든다

출연 부부에게 ‘갓생부부’, ‘투견부부’, ‘코인부부’ 등 특징적인 닉네임을 부여한다. 시청자는 처음 등장한 일반인의 이름을 기억하지 않아도 닉네임만으로 해당 부부를 쉽게 인지하고, 온라인에서도 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다. 방송 제작의 관점에서는 일종의 ‘캐릭터 빌딩(Character Building)’이다. 평범한 일반인에게 기억하기 쉬운 캐릭터성을 부여하는 것이다.

연속성_ 일반인에게 드라마의 서사를 입힌다

대부분의 교양·상담 예능에서 일반인 출연자는 한 회에 등장하고 이야기가 마무리된다. 반면 「이혼숙려캠프」는 세 부부를 동시에 출연시키고 이들의 이야기를 여러 회차에 걸쳐 보여준다. 시청자는 같은 부부를 4주 이상 반복해서 보면서 낯선 일반인에게 익숙해지고 관계의 변화와 갈등에 몰입한다. 여기에는 드라마와 같은 ‘서사적 연속성’이 작동한다. 상담 프로그램을 보면서도 몇 회에 걸쳐 드라마 속 주인공을 지켜보는 것과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고정적 구성_ 익숙한 포맷이 안정감을 만든다

기수마다 4~6주 동안 진행되는 프로그램의 순서는 일정하다. 가사조사를 통해 부부의 생활을 보여주고, 전문가 상담과 거울치료를 거쳐 최종 조정에 임한다. 출연자는 매번 달라지지만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은 반복된다. 이러한 ‘포맷화(Formatization)’는 시청자에게 예측 가능성을 제공한다. 내용은 새롭지만 보는 방식은 익숙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시청이 가능해진다.

도전과 긴장감

이 프로그램은 단순히 전문가의 상담과 조언을 받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출연 부부는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들의 문제를 직면하고 해결하려는 ‘도전’에 임한다. 따라서 시청자는 “어떤 상담을 받을까”뿐 아니라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마지막에는 어떤 결정을 내릴까”를 함께 지켜보게 된다. 상담에 명확한 목표와 결말을 부여함으로써 자연스럽게 긴장감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단계별 전문가 투입_ 해결 과정에 신뢰를 더한다

부부의 문제를 한 명의 전문가가 처음부터 끝까지 해결하지 않는다. 필요한 단계에 따라 상담사, 변호사, 심리치료사, 판사 등 서로 다른 전문가가 투입된다. 각자의 전문 영역에서 문제를 바라보게 함으로써 갈등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해결 과정을 단계적으로 보여준다. 이는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의 신뢰성을 높이는 장치이기도 하다.
결국 「이혼숙려캠프」의 지속적인 인기는 출연자의 강한 사연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닉네임을 통한 캐릭터 빌딩, 여러 회차에 걸친 서사적 연속성, 안정적인 포맷, 도전과 결말이 만드는 긴장감, 단계별 전문가 투입까지. 일반인 출연자가 화제의 중심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장치들이 프로그램 안에 유기적으로 배치돼 있다.

2023년부터 국내 비드라마에서는 일반인 또는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높지 않은 유명인의 출연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그리고 때로는 이들이 유명 연예인이나 방송인을 뛰어넘는 화제의 중심에 서기도 한다.

시청자는 익숙한 인물에게서 안정감을 느끼는 동시에 새로운 인물을 원한다. 여기서 ‘새로운 자극’이 반드시 더 강하고 자극적인 소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나와 비슷한 평범한 사람에게서 발견하는 낯선 이야기, 그리고 그 사람이 몇 주에 걸쳐 하나의 인물과 서사로 완성되어 가는 과정에 더 깊이 몰입할 수 있다.

이제 비드라마의 경쟁력은 ‘누가 출연하는가’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평범한 출연자를 어떻게 기억할 만한 인물로 만들고, 그들의 이야기를 어떻게 지속해서 보고 싶게 설계하는가. 요즘 비드라마에서 「이혼숙려캠프」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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