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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실종 사건 관련 혐오 표현 확산과 언론 책임
미디어오늘
현재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주요 SNS나 미디어 플랫폼에서 ‘제주’를 검색하면 제주가 위험하다는 이미지를 자극적인 표현과 이미지로 부각하고, 나아가 제주 지역에 대한 멸칭을 사용한 게시물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제주에 살며 지역 관련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 인기 유튜버에게 범죄 이력이 있냐고 따져 묻거나, 위험한 제주도를 왜 홍보했느냐며 인신공격을 하는 이들이 급격히 늘면서 해당 유튜버가 반박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유력 언론 매체들마저 제주를 무법지대처럼 묘사하는 맥락에서 만들어진 멸칭을 제목에 앞세워 보도하기에 이르렀다. 주요 방송사 중에선 SBS, MBN, TV조선 등이, 인쇄매체 중에선 한국경제, 주간조선, 서울신문, 머니투데이, 천지일보, 세계일보 등이 제주 특산품인 귤과 캄보디아 합성어인 ‘귤보디아’를 제목에 썼다. 지난 2일 미디어오늘 유튜브 ‘미디어오늘내일 라이브’에선 부적절한 표현을 언론이 부각하면서 결과적으로 힘을 싣게 되는 효과를 지적했다.
사망한 실종자의 사인과 구체적 경위가 확인되지 않았음에도 근거 없는 의혹을 부추기는 정치인과 이를 그대로 전파하는 보도들도 문제다. 일례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달 28일 실종자가 숨진 채 발견된 장소를 방문해, 제주도의 불법체류자 및 외국인 범죄 피의자 가운데 중국인이 대다수라는 주장을 펼쳤다. 이런 장 대표 발언을 절대 다수의 언론사들이 제목에 붙여 비판 없이 보도했다. 다만 한겨레의 경우 장 대표 발언 앞에 “‘제주 실종’ 현장서 웬 혐중” 등의 표현을 붙여 장 대표 발언을 비판적으로 다루기도 했다.
윤유경 기자는 제주 주민이자 제주 지역언론사 소속으로 이번 사건을 취재하고 있는 한 기자의 이야기를 전했다. “(사건 관련된) 기사들 속에 확인된 사실과 확인되지 않은 의혹의 경계가 모호해서 독자들한테 의혹과 음모론까지 확인된 사실처럼 전달되고 있다”라며 “이런 보도가 반복되면 피해자 분과 유가족은 이 사건의 진실보다 자극적인 음모론 속에서 소비될 수밖에 없다. 제주에 사는 중국인, 외국인들도 아무런 근거 없이 잠재적인 범죄자처럼 취급될 수 있다”는 우려다.
경향신문, 오마이뉴스, SBS, JTBC, 뉴스톱, 제주의소리 등 이번 사건 관련해 확인된 사실과 근거 없는 의혹을 구분하면서 음모론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을 기울인 보도들도 있다. ‘미오내 라이브’에선 이처럼 추천할 만한 기사들을 소개하는 한편, 언론이 조회수를 좇아 혐오를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는 문제를 들여다봤다. ‘미오내 라이브’는 매주 월~수 오후 4시 유튜브 ‘미디어오늘’ 채널에서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