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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처 재혼 위해 결혼정보회사 회비 결제한 전남편
최보식의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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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보식의언론=이웅진 결혼정보회사 선우 대표]
35년간 17만 명 이상의 싱글 남녀의 만남을 주선하는 과정은 영화나 드라마의 소재가 될 만한 에피소드의 연속이다.

수년이 지났는데도 잊히지 않는 일이 있다. 강남 신사동에 선우 사무실이 있을 때다. 두 남녀가 찾아와 남성이 여성의 회비를 대신 결제했다.

처음에는 오빠가 여동생을 결혼시키려는 줄 알았다. 그런데 상담을 하다 보니 웬일인가. 두 사람은 얼마 전 이혼한 부부였다.

“이 사람이 미국 유학을 가는 저를 따라와 몇 년 동안 뒷바라지를 했어요.

덕분에 저는 박사학위를 받고 미국 대학 교수가 됐어요.”

남편이 박사가 되고, 교수가 되는 동안 아내는 미국에 처음 갔을 때와 크게 달라지지 않은 생활을 했다.

남편은 계속 성장했고, 아내는 자신의 삶이 정체되어 있다는 생각을 떨치지 못했다. 결국 아내가 이혼을 요구했다.

남편은 아내의 마음을 이해했고, 자신에게도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 그래서 그녀의 새 출발을 응원해주기로 했다.

아내가 행복해지기를 바라던 그는 전처를 직접 결혼정보회사에 가입시키고 회비까지 대신 결제했다.

“그렇다고 제가 전처의 재혼상대를 찾아줄 수는 없잖습니까? 이렇게 하지 않으면 재혼은 생각도 못하고 혼자 지낼 것 같아서요.”

그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나도 쉽게 믿기지 않았다. 사랑했던 남녀가 헤어지고 나면 원수가 되는 경우를 수없이 봐왔기 때문이다.

폭로전, 협박, 보복. 한때 사랑했던 관계가 왜 그렇게까지 끝나야 할까.

깊이 사랑한 만큼 이별은 어렵다. 연애를 100번, 200번 해본 사람이라면 헤어지는 것에도 조금은 익숙해질지 모른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그렇게 많은 연애를 하지 않는다.

그래서 사랑이 끝날 때마다 세상 다 산 것 같은 절망을 느끼기도 한다.

그 문제는 그 절망이 분노로 이어져 상대에게 비수를 꽂는 순간이다. 그 상처는 결국 자신에게도 돌아온다.

남녀관계는 비즈니스보다 더 정교해야 한다. 계산적이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한쪽의 희생이나 양보가 아니라 서로의 의사를 존중하고 배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쿨한 헤어짐은 두 사람이 어떻게 만나왔느냐는 과정의 결과물이다. 서로 사랑하면서 잘 만나왔던 시간이 헤어진다는 이유로 모두 헛된 시간이 될 필요는 없다.

만나면서부터 헤어질 준비를 하라는 말은 아니다.

다만 사랑이 끝났다고 해서 상대의 인생까지 망가뜨릴 필요는 없다. 좋아서 만났던 사람이라면 헤어질 때도 그 사람이 다시 잘 살아가기를 바라줄 수 있지 않을까

이혼이 흔한 시대다. 이왕 헤어진다면 조금은 더 쿨하게 헤어지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그 생각에 이 사례를 다시 꺼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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