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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포니AI 한국 상륙…로보택시 주도권 경쟁 불붙는다
아주경제
포니AI는 지난 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7세대 로보택시 상용 서비스 계획을 발표했다. 국내 자회사인 퓨처링크와 합작법인(JV)을 설립해 국내 인증을 확보하고 2028년까지 서울에 무인 로보택시 총 200대를 도입하는 게 목표다.
당장 다음 달 중국 베이징자동차(BAIC)의 아크폭스 알파 T5 기반 로보택시 10대를 국내에 들여온다. 내년 6월까지 국내 인증 절차를 마친 뒤 하반기부터 나머지 190대를 순차적으로 도입한다. 퓨처링크는 데이터 라벨링과 정밀지도 구축을 비롯한 한국 시장에 맞춘 현지화를 담당한다.
포니AI는 운전자 개입 없이 차량 스스로 주행하는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력을 갖춘 기업으로 평가된다. 중국 베이징과 선전, 상하이, 광저우 등 주요 도시에서 무인 로보택시를 상용 운행하고 있다. 한국에도 이와 같은 수준의 완전 무인 로보택시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제임스 펑 포니AI 공동창업자 겸 대표이사(CEO)는 "선전이나 광저우 같은 주요 시장에서는 차량 한 대당 하루 평균 25회 이상 운행되고 있다"며 "하루 24시간에 걸쳐 이용자들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도입하는 7세대 로보택시는 기존 완성차에 자율주행 장비를 추가하는 개조 방식이 아니라 완성차 생산라인에서부터 자율주행을 고려해 제작된다.
제동·조향·전원 등 주요 계통에 이중화 구조를 적용해 특정 부품에 이상이 발생해도 차량이 스스로 안전한 상태로 정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포니 AI는 막강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에서 4000대 이상의 로보택시 배치를 추진하고 있다.

한국 진출을 선언한 포니 AI가 로보택시 상용화를 위해 풀어야 할 최대 과제는 국내 인증이다. 실제 승객을 태우고 유료 서비스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자율주행차 관련 규제뿐 아니라 여객운송사업 관련 제도와의 조율이 필요하다. 현재 강남에서 운영 중인 무인 택시는 임시 허가로 상용화를 위한 정식 허가 절차가 남아있다.
제임스 펑 대표는 "자율주행차 인증은 일반 차량 인증과 다르다. 기존 차량에 센서만 장착하는 방식이 아니라 차량 전반을 다시 설계하고 변경해야 한다"며 "포니 자율주행차는 완성차 생산라인에서부터 자율주행에 적합한 형태로 제작하겠다"고 밝혔다.
퓨처링크는 포니 AI 로보택시의 국내 상용화를 위한 기술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 코나 일렉트릭을 개조한 자율주행 차량을 활용해 서울 강남 일대에서 약 8만7000㎞를 주행했다. 차선이 수시로 변경되는 공사구간 등 국내 도심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주행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데이터를 축적했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 정식 인증 절차를 밟는다.
기존 택시업계와의 이해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갈지도 상용화 과정의 변수로 꼽힌다. 로보택시가 기존 택시업계의 생존권 문제와 맞물릴 경우 과거 우버의 국내 시장 진출 당시와 같은 갈등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차두원 퓨처링크 대표는 "기존 택시업계와 적대적인 관계를 형성하려는 것이 아니다"며 "택시업계와 협력할 수 있는 사업 구조를 만들고 기존 택시 서비스가 충분히 들어가지 않는 지역에 자율주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중국 자율주행 기업의 국내 진출을 두고 국내 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미 중국에서 대규모 상용 운행 경험을 확보한 기업이 국내 시장에 진입할 경우 아직 실증 단계에 머물러 있는 국내 업체들과의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남경필 퓨처링크 회장은 초기 스마트폰 시장을 빗대며 "산업을 보호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경쟁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삼성 스마트폰은 애플과 경쟁하면서 경쟁력을 키웠고 오늘날 폴더블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니AI의 진출을 계기로 글로벌 기업들의 국내 자율주행 시장 공략도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정부가 자율주행 실증차량을 장기적으로 최대 3000대까지 확대할 계획인 만큼 시장 진출을 노리는 기업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는 지난 24일 자율주행 플랫폼 운영자를 모집하는 등 로보택시 시장 확대에 대비하고 있다. 자율주행 실증도시인 광주시에선 연내 실증 차량 200대 투입을 목표로 한다.
현대차 등 국내 사업자들도 로보택시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지만 이미 방대한 주행 데이터와 상용화 경험을 확보한 해외 기업과의 경쟁 우위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에선 국내 자율주행 기술이 미국과 중국보다 약 2년 반 정도 뒤쳐진 것으로 평가한다.
국내에선 포니에 이어 구글 웨이모가 지난달 한국 법인을 설립하며 국내 자율주행 시장 확장에 나섰다. 미국에서 테슬라가 스티어링휠을 없앤 로보택시 전용 차량 '사이버캡'을 선보이며 글로벌 시장 확장을 노리고 있다.
국내 자율주행 시장이 그동안의 기술 실증을 넘어 상용화를 준비하는 단계로 접어들 상황에 외국 기업이 진입하면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중국뿐 아니라 미국 웨이모 등 해외 자율주행 기업의 국내 진출은 이미 예상됐던 흐름"이라며 "국내는 기술과 데이터 경쟁력이 뒤처진 데다 규제 장벽도 높은 만큼 자칫 해외 기업에 시장을 잠식당하고 핵심 기술까지 종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