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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정 매입 부지서 첩장 발견, 영화 파묘 실사판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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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파묘'의 한 장면이 눈앞에 펼쳐졌다. 배우 황석정이 직접 매입한 부지에서 무덤을 이장한 뒤 그 아래 묻혀 있던 또 다른 관을 발견한 사연을 털어놨다.
영화 '파묘' 스틸

황석정은 최근 방송된 MBC 예능 '라디오스타'에서 자신이 매입한 땅에서 겪은 기이한 일화를 공개했다. 소속사 없이 3년째 홀로 활동 중인 그는 새벽 5시부터 규모가 상당한 농장에서 조경수를 가꾸는 '농업인'으로서의 근황을 밝히던 중 이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무덤이 없는 땅을 샀는데 돌덩이가 하나 있더라"고 운을 뗐다. 이어 "봤더니 이름이 쓰여 있었다. 무덤 비석이었다"며 "이전 주인은 무연고 무덤이라고 했는데 알고 보니 후손이 있어서 연락을 취했다"고 떠올렸다. 후손과 연락이 닿은 그는 이장비를 건넸다.

문제는 무덤을 옮긴 뒤였다. 황석정은 "이제 땅을 평평하게 만들어야겠다 싶어 굴삭기 기사님을 불러 작업했다"며 "그런데 10분도 안 돼 입술이 보라색이 된 채 오시더라"고 했다. 땅 바로 아래에 또 다른 관이 묻혀 있었던 것이다. 이른바 '첩장(疊葬)'이었다.
황석정이 최근 방송된 MBC 예능 '라디오스타'에서 자신이 매입한 땅에서 겪은 기이한 일화를 공개했다. /' 라디오스타' 영상 캡처

첩장은 한 묫자리에 관이 중첩으로 묻힌 것을 뜻한다. 한자 그대로 '거듭 첩(疊)', '장사지낼 장(葬)'을 쓴다. 겉으로 보이는 봉분은 하나지만 땅속에는 관이 둘 이상 겹쳐 있는 형태다.

황석정은 "옛날에는 자리가 괜찮으면 관 아래에 또 관을 놓기도 한다더라"고 설명했다. 벌벌 떠는 굴삭기 기사에게 그는 "흙을 한 번만 덮고 가시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직접 흙을 덮으며 "그냥 여기 계시라. 원래 주인이니까"라고 말을 건넸다고 한다.

그는 "꽃도 많이 심을 거고 술도 뿌려드리고 고기도 사 오면 뿌려드릴 테니 여기 편안히 계시라고 했다. 그냥 놔뒀다"고 전했다. 이어 "주변에서 묘가 무섭지 않느냐고 물어보는데 제가 함께하는 마음을 먹으니까 오히려 든든하더라"고 덧붙였다.

황석정이 언급한 첩장은 2024년 개봉해 1000만 관객을 넘긴 장재현 감독의 영화 '파묘'에서 이야기 전체를 뒤흔드는 핵심 소재로 등장했다. 영화 속 첩장은 단순한 소품이 아니라 후반부 공포의 문을 여는 열쇠였다.

극 중 풍수사 김상덕(최민식)과 장의사 고영근(유해진)은 한 집안의 흉지에서 파묘 작업을 벌인다. 그러던 중 봉분 아래에서 예상치 못한 관을 발견한다. 삽으로 바닥을 찍자 텅 빈 나무통이 울리는 듯한 소리가 났고, 손으로 흙을 파내려가자 정체불명의 거대한 관이 모습을 드러냈다. 통상적인 관과 달리 땅속에 수직으로 세워져 있었다. 2m는 가뿐히 넘길 만한 거대 나무관이었다.
"수직으로 세워져 있는 관 본 적 있어?" 김상덕의 물음에 고영근은 "땅이 뒤틀리면 가끔 관이 세로로 서긴 하는데 이건 너무 크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다.

지관인 김상덕이 유독 크게 놀란 데에는 이유가 있다. 첩장은 대개 명당의 좋은 기운을 함께 받으려는 제3자가 남의 묘에 몰래 관을 안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그런데 영화 속 첩장은 명당이 아닌 최악의 흉지에서 발견됐다. 좋은 기운을 노린 매장이 아니라 누군가의 악의가 개입됐다는 신호였다. 극 중 무당 화림(김고은)은 이 관을 절 창고에 옮긴 뒤 찹쌀과 말의 피로 결계를 친다. 찹쌀은 예로부터 액운을 가두는 데 쓰였고, 말의 피는 사악한 존재를 물리치는 상징으로 통했다.

첩장은 영화적 상상이 아니라 실제로 한반도에서 이어져 온 매장 관행이다. 그 뿌리에는 풍수지리 신앙이 자리한다.

과거 한반도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풍수지리설에 따라 이른바 '명당'을 찾아 관을 묻는 경우가 많았다. 좋은 자리에 조상을 모셔야 후손이 복을 받고 가문이 번창한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문제는 명당의 수가 한정돼 있다는 점이었다. 풍수 개념이 들어온 이후 천 년 넘는 세월 동안 수많은 사람이 죽고 묻히면서, 이름난 명당에는 이미 주인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등장한 것이 첩장이다. 좋은 자리를 차지하지 못한 이들이 남의 묘 아래나 곁에 자기 조상의 관을 몰래 묻어 그 기운을 나눠 받으려 한 것이다. 정식으로 자리를 사거나 허락을 받기 어려우니 '암장(暗葬)', 즉 몰래 묻는 방식이 동원됐다. 명당을 둘러싼 욕망이 남의 무덤을 침범하는 데까지 이른 셈이다.

이 같은 관행은 영화 '명당'에서도 그려졌다. 안동 김씨 세도가들이 조선 왕릉에 자신들의 조상을 몰래 묻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재벌가의 조상 묘가 첩장을 당한 실제 사례도 전해진다. 좋은 자리에 대한 집착은 신분과 시대를 가리지 않았다.

황석정이 겪은 사례는 이런 첩장의 흔적이 지금도 땅속에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 1971년생인 황석정은 2001년 데뷔한 뒤 영화와 연극, 드라마를 오가며 활동해 왔다. 최근엔 나홍진 감독의 영화 '호프'에서 열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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