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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투자한 스타클라우드, 가치 23억달러 기록
위키트리
궤도에서 인공지능(AI) 추론을 수행하는 위성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스타클라우드(Starcloud)가 2억5000만달러(약 3,490억원, 1달러 1,395원 기준) 규모의 추가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 3월 마무리한 1억7000만달러(약 2,370억원) 규모 시리즈A의 연장 라운드다. 이번 투자로 회사 기업가치는 23억달러(약 3조 2,085억원)로 뛰었다. 3월 당시 11억달러(약 1조 5,345억원)였던 것과 비교하면 몇 달 만에 두 배 넘게 오른 셈이다. 2024년 설립 이후 스타클라우드가 누적 조달한 자금은 4억5000만달러(약 6,280억원)로 늘었다. 최고경영자(CEO) 필립 존스턴(Philip Johnston)은 이번 자금으로 대형 제조시설을 새로 열고, 가장 큰 궤도 데이터센터 위성 ‘스타클라우드-3(Starcloud-3)’ 개발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스타클라우드가 서둘러 곳간을 채운 이유는 발사 시장이 갑자기 좁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존스턴은 테크크런치(TechCrunch)에 “앞으로 다가올 일이 보인다. 엄청난 양의 발사를 예약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페이스X의 주력 로켓 팰컨9(Falcon 9) 프로그램은 2028년 종료가 예정돼 있다. 후속 로켓 스타십(Starship)은 아직 신뢰할 만한 정기 비행 능력을 입증하지 못한 상태다. 실제로 스페이스X는 최근 스타십 회수 재시도 일정을 몇 달 늦추고, 재비행 시도를 연말이나 2027년 초로 미루겠다고 밝혔다.
경쟁 로켓 상황도 마땅치 않다. 블루오리진(Blue Origin)의 뉴글렌(New Glenn)과 ULA의 벌컨(Vulcan)은 아직 정기 운항 단계에 오르지 못했고, 로켓랩(Rocket Lab)의 뉴트론(Neutron)은 첫 발사조차 하지 않았다. 이런 사정 때문에 궤도 데이터센터 업계에서는 이미 한 스타트업이 자체 로켓 개발에 나선 상태다. 스타클라우드는 우선 2027년 8kW급 컴퓨팅 위성 ‘스타클라우드-2’ 2기를 라이드셰어(합승) 발사로 궤도에 올릴 계획이다. 이 위성들은 미국 정부기관을 포함한 고객을 위해 궤도 추론 작업을 수행한다. 동시에 전용 팰컨9 발사 구매와 다른 발사 서비스 업체와의 계약도 검토 중이다. 존스턴은 “2029년에 스페이스X 발사 물량을 하나도 확보하지 못한다면 우리에게 큰 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클라우드는 이미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위성 8만8000기 운영 허가를 신청해 둔 상태이며, 로이터(Reuters) 보도에 따르면 목표로 하는 궤도 컴퓨팅 용량은 20기가와트(GW)에 달한다.

이번 라운드는 맨해튼웨스트벤처스(Manhattan West Ventures)가 주도했고 엔비디아(Nvidia)와 시스코 인베스트먼츠(Cisco Investments)가 신규 투자자로 참여했다. 기존 투자자인 벤치마크(Benchmark), EQT, 소마(Soma), NFX, 776와 함께 시더캐피털(Cedar Capital), 고아나캐피털(Goanna Capital), 스탠더드캐피털(Standard Capital)도 이름을 올렸다. 거래에 밝은 한 관계자는 엔비디아가 이번 라운드에서 2500만달러(약 349억원)를 투자했다고 전했다.
존스턴은 엔비디아의 투자를 스타클라우드가 초기 단계 우주 컴퓨팅 시장에서 갖는 강점을 보여주는 핵심 신호로 꼽았다. 스타클라우드는 현재 지상용 GPU인 엔비디아 H100을 궤도에서 실제로 가동 중인 유일한 회사이며, 이 칩으로 모델을 학습시킨 첫 사례이기도 하다. 지난해 11월 H100을 궤도에 올려 소형 언어모델 ‘나노GPT(NanoGPT)’를 학습시켰다. 다른 우주용 GPU들은 대부분 엔드(edge) 처리를 위해 설계된 것과 대조적이다. 존스턴은 “지금 이 시점에 엔비디아가 투자를 결정한 이유는 스타클라우드 원(Starcloud One)에서 얻은 데이터 때문”이라며 “다른 어떤 벤처캐피털보다 훨씬 많은 기술 검증을 거쳤다”고 말했다.
스타클라우드는 궤도 운영 데이터를 엔비디아와 공유하며 우주 전용 첫 GPU ‘베라 루빈 스페이스-1(Vera Rubin Space-1, 스페이스-1 베라 루빈 모듈)’ 개발에 힘을 보태고 있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이 칩은 H100보다 25배 많은 우주 내 컴퓨팅 능력을 제공할 예정이다. 아직 제작 전이지만 스타클라우드는 2028년 말 궤도 비행을 목표로 잡고 있다. 존스턴은 엔지니어들이 칩 구동 온도와 열을 방출하는 방열판 크기의 관계, 방사선 차폐물 배치, 발사 충격을 견디기 위한 내구성 강화 방식 등을 집중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타클라우드는 2024년 설립됐으며 미국 워싱턴주 레드먼드에 본사를 두고 있다. 공동창업자는 CEO 존스턴, 최고기술책임자(CTO) 에즈라 페일든(Ezra Feilden), 수석엔지니어 아디 올테아누(Adi Oltean)다. 현재 직원 25명 규모로 계속 인력을 늘리고 있으며, 워싱턴주 우드인빌에 10만 평방피트(약 9,290㎡) 규모 신규 제조시설을 짓고 생산라인을 구축 중이다. 이 지역은 스페이스X와 아마존이 통신위성을 생산하는 곳과 가깝다. 맨해튼웨스트의 로런 셀리그(Lauren Selig)는 이사회 관찰자로 스타클라우드에 합류한다.
궤도 데이터센터 경쟁은 스타클라우드 혼자만의 것이 아니다. 스페이스X 역시 FCC에 최대 100만기 규모의 데이터센터 위성 프로젝트 ‘스타마인드(Starmind)’ 계획을 제출한 상태다. 로이터는 스페이스X의 대규모 기업공개(IPO) 이후 우주산업 전반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다시 커졌다고 전했다. 업계가 궤도로 컴퓨팅 자원을 밀어내려는 배경에는 지상 데이터센터가 마주한 토지·전력·용수 사용 제약이 있다.
스타클라우드의 장기 전략은 결국 스타십이 발사 비용을 얼마나 낮추고 얼마나 자주 재사용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이 조건이 충족돼야 지상 데이터센터와 경쟁할 수 있는 궤도 추론 인프라 구축이 가능하다는 게 회사의 판단이다. 존스턴은 스페이스X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로켓을 빠르고 자주 재사용할 수 있음을 입증할 것이라는 데 여전히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스타십이 아직 정기 비행 신뢰성을 보여주지 못한 만큼, 이번 투자로 확보한 자금이 실제 발사 계약 체결로 이어질지는 앞으로 몇 년간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