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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기사 치매 위험 낮다?…공간 탐색 능력이 뇌 건강 지킬 가능성
알파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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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today = 김형우 의학전문기자] 택시기사와 구급차 운전사는 다른 직업군보다 알츠하이머병으로 사망할 위험이 낮으며, 지속적인 공간 탐색과 길 찾기 능력이 뇌 건강을 보호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024년 발표된 연구에서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미국 사망진단서 약 900만 건을 분석한 결과, 443개 직업군 가운데 택시기사와 구급차 운전사의 알츠하이머병 사망 위험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 연령과 성별, 인종, 교육 수준 등을 보정한 뒤에도 택시기사와 구급차 운전사는 약 100명 중 1명이 알츠하이머병으로 사망한 반면, 전체 직업군에서는 약 60명 중 1명꼴이었다.

반면 버스기사나 항공기 조종사처럼 정해진 노선을 반복하는 직업에서는 이러한 보호 효과가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단순한 운전이 아니라 실시간으로 위치를 파악하고 목적지까지 경로를 수정하는 공간 탐색 능력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현상이 기억과 공간 인지를 담당하는 뇌의 해마(hippocampus)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해마는 알츠하이머병에서 가장 먼저 손상되는 뇌 영역 가운데 하나로, 방향 감각 저하와 길 찾기 어려움은 기억력 저하보다 먼저 나타나는 초기 증상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2000년 발표된 연구에서는 런던 택시기사의 뇌를 일반인과 비교한 결과, 택시기사는 해마 뒤쪽 회백질의 용적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운전 경력이 길수록 해당 부위의 용적도 더 컸다.

런던 택시기사는 면허를 취득하기 위해 반경 약 10km 안에 있는 2만5000여개의 도로를 암기하는 '더 놀리지(The Knowledge)' 과정을 3~4년간 거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연구진은 이러한 반복적인 공간 탐색 훈련이 해마 구조 변화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미국 2만2500여명의 자료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한 결과, 교차로와 도로망, 다양한 랜드마크가 있는 복잡한 공간 환경에 거주하는 사람일수록 알츠하이머병 발생 위험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아직 지도 기반 공간 추론이나 지리정보시스템(GIS) 활용이 실제 길 찾기와 같은 수준으로 해마를 자극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공간 인지 능력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활동이 알츠하이머병에 취약한 뇌 회로를 강화해 인지기능 저하를 늦출 가능성은 있다고 평가했다.

연구진은 공간 탐색과 같은 인지적으로 복잡한 활동이 치매를 예방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이러한 활동이 뇌의 '인지 예비능(cognitive reserve)'을 높여 알츠하이머병 증상 발현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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