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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여름에 대한 위로 / 박종영
뒤란 장독대에 봉숭아 꽃이 한창이다
연분홍 꽃망울 대궁마다 가지런히 매달아
뜸한 마당이 붉은 웃음으로 풍성하다

봉숭아의 까만 씨
작은 싹에서 저토록 주렁주렁
꽃등 달고 우쭐대는 폼을 보노라니
갑사댕기 누나의 아련한 노래가 가슴을 친다

입구 무렵 고추잠자리 빙글빙글
볼록한 씨주머니 탐내 때면
톡톡, 작은 번식으로 서럽게 흩어지는
질박한 사랑의 눈동자

늦은 오후 울 밑 아픔의 계단에서
붉은 입술 따 소톱에 물들이며
들뜬 첫눈이 오면 사라질 네 흔적의 안타까움에서 그토록 슬픈 여름에 대한 위로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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