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 읽음
원달러 1400원대 하락, 수급 소진 시 반등 전망
아주경제
9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지난 8일 오전 6시 1409.5원으로 한 주 거래를 마감했다. 장중 저가(1407.3원) 기준으로 지난해 10월 2일(1399.5원)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환율은 그간 큰 폭으로 내렸다. 지난달 2일 1555.8원으로 고점을 찍은 뒤 지난 7일까지 25거래일간 하락 폭은 139.7원에 달했다. 하루 평균 5.6원씩 내린 것이다. 이는 지난해 4월 9일(1472.0원)부터 6월 30일(1347.1원)까지 일평균 2.5원씩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빠른 속도다.
최근 환율이 급락한 배경에는 달러 수급 개선과 미국과 일본의 시장 공조 개입이 꼽힌다.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에 따른 달러 물량이 유입됐고 수출업체들의 달러 매도 역시 수급 쏠림을 완화했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투자자의 차익실현과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이 마무리된 점도 환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외국인은 지난 6월 차익실현 매도와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등으로 사상 최대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한 뒤 7월 순매수로 전환했다.
최근에는 미국과 일본의 이례적인 시장 공조 개입도 환율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양국 외환당국은 지난달 31일 엔화 약세에 대응해 엔화를 공동 매입했다. 아시아 금융위기였던 1998년 이후 28년 만이다. 이에 164엔에 육박하던 엔·달러 환율은 한때 155엔대까지 급락했다가 지난 8일 기준 157엔대로 올라왔다. 원화도 엔화 강세에 동조해 강세를 보였다.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선 점도 환율 하락을 뒷받침했다. 지난 7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치를 크게 하회하자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약해졌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99.60까지 떨어진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원화 강세 흐름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이달 12월 결산법인의 법인세 중간예납 신고·납부가 예정된 만큼 환율 하방 압력을 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올해는 특히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의 실적이 크게 개선되면서 법인세 중간예납 규모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진경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8월 말 법인세 중간예납 일정을 앞두고 기업의 환전 물량이 출회되면서 원·달러 하방 압력을 지지할 것"이라며 "다만 엔화 강세에 원화 강세가 연동될 수 있으나 추가 개입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원화 강세를 구조적 추세 전환으로 판단하긴 이르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화투자증권은 ADR 환전과 수출기업 네고는 한정된 수급 요인이어서 관련 물량이 소진되면 달러 공급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봤다. 또 미·일 정책 공조 역시 환율의 상승 속도와 투기적 포지션을 제어할 수 있지만 펀더멘털까지 바꾸지는 못한다고 지적했다.
최규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적극적인 환율 개입 정책은 환율을 일방적으로 낮추기보다 상·하방 움직임을 비대칭적으로 만드는 변수"라며 "단기적으로는 7월 급락을 이끈 달러 공급이 약해지면서 환율이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