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 읽음
푸른칠판 송진이 대표, 교사 현장 실천 담은 교육서 출간
데일리안그런 선생님들과 나만의 방향성을 담은 책 내고 싶었다.”
「출판 시장은 위기지만, 출판사의 숫자는 증가하고 있습니다. 오랜 출판사들은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하며 시장을 지탱 중이고, 1인 출판이 활발해져 늘어난 작은 출판사들은 다양성을 무기로 활기를 불어넣습니다. 다만 일부 출판사가 공급을 책임지던 전보다는, 출판사의 존재감이 희미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소개합니다. 대형 출판사부터 눈에 띄는 작은 출판사까지. 책 뒤, 출판사의 역사와 철학을 알면 책을 더 잘 선택할 수 있습니다.」

푸른칠판은 공교육 기반의 교육도서를 출간하는 출판사다. 대부분의 책이 교사들이 현장에서 실천하고 있는 학급운영, 학습지도, 생활교육의 실천 경험을 담고 있으며, 주요 독자 또한 교사들이다.
송진이 대표 또한 한때는 국어 교사를 꿈꿨다. 그러던 중 현장에서 한 발 물러나 교육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을 꿈꾸게 됐고, 이에 어린이책 편집자로 일하며 보람을 느꼈다. 학습만화, 지식교양서, 그림책, 동화, 학습지 등 다양한 장르의 어린이책을 만들던 그는, 교원 원격교육연수원에서 일하며 어린이가 아닌 교사로 타겟층을 변경했다.
이에 대해 송 대표는 “그곳에서 고군분투하는 많은 선생님들을 만나게 됐고, 전에는 알 수 없던 현장의 이야기들을 듣게 됐다. 각자의 자리에서 우리나라의 교육을 지키는 좋은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일부러 교원연수나 강의를 신청해 듣기도 하고 만나러 다니면서 참 많이 감동하고 배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진국의 교육 트렌드를 따라가지 않아도 우리나라의 훌륭한 선생님들이 이미 그런 교육을 하고 계시구나 싶었고 그런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담아 책으로 내는 일이 즐겁다. 그런 선생님들과 저만의 방향성을 담은 책을 내면 좋겠다 싶었다”라고 푸른칠판을 설립한 계기를 설명했다.
이것이 곧 지금, 필요한 가치라고 믿었다. 푸른칠판은 ‘좋은 사람들과 함께 배우고 성장하며 책으로 미래를 그리기’ 위해 책을 출간 중이다. 송 대표는 “사람, 공감, 연대, 희망, 사랑 등 결국 변하지 않는 가치를 지키는 것, 그 변하지 않는 가치를 지키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라고 현장에서 고군분투 중인 선생님들을 설명하면서 “어쩌면 그것이 교육의 본질이 아닐까 싶다”라고 말했다.
공동체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담으면서 송 대표 또한 배우고 있었다. “저 또한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진다”라며, 공동체를 지켜줄 마지막 희망이자 아이들과 미래를 지키는 공교육의 가치를 꾸준히 전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이를 위해 ‘교육’과 맞닿아 있는 꼭 필요한 주제라면 학생, 학부모, 교사, 일반 시민 등 대상을 한정하지 않는다. 2019년 출간된 ‘교권, 법에서 답을 찾다’를 비롯해 ‘세상을 바꾸는 수업, 체인지 메이커 교육’, ‘교사 감정 사전’, ‘벼랑 끝의 교사, 다시 교실 문을 열다’ 등, ‘교권’에 대한 논의부터 교사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까지. 푸른출판은 교육, 교사와 관련한 다양한 주제의 책을 선보이고 있다. ‘교권, 법에서 답을 찾다’를 통해선 ‘교권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지 않았던 시기 교육법에 대해 이야기했으며, ‘교사 감정 사전’을 통해선 현장 교사들의 어려움을 전했다.

그중 아찔하면서도, 다정한 남고(남자 고등학교) 이야기를 담은 ‘아무튼 남고’를 읽은 교사의 감상평을 기억에 남는 일로 꼽았다. 송 대표에 따르면 남고에서 근무한 한 선생님은 이 책에 대해 “타자화의 단어나 이미지에 가두기 좋아하는 어른들은 소년들을 ‘피터 팬’으로 낭만화하거나 ‘급식충’으로 비하하는데, 그 속에서 소년들은 상처받고 상처를 준다는, 사회의 억압과 오해 속에서 방황할 소년들에게 큰 용기와 위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 대표 역시 이를 통해 남고에 대한 편견을 돌아보고, 그들을 더 깊게 이해했다.
‘현장’의 이야기를 직접 담아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그들의 ‘진짜’ 이야기를 듣는 과정이 곧 그들을 진심으로 이해하는 길이었다.
기존의 책들과는 ‘다른’ 한국사 책을 통해 또 한 번 인식의 전환을 시도할 계획이다. 송 대표는 “한국사가 복잡하고 어려운 용어가 많이 나오는데 현재 교육과정에서는 5학년 한 학기, 6학년 한 학기에서만 다루기 때문에 아이들도 선생님들도 좀 어려운 지점이 있다. 그래서 어려운 한국사를 노래로 만들어 선생님과 함께 부르며 배우는 책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기존의 많은 어린이책은 부모가 골라서 아이들에게 읽히는 책이라면 이 책은 교사가 골라서 학생들과 함께 읽는 책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책을 넘어, 오프라인에서도 의미를 이어나가고 있다. 푸른출판의 저자 모임 ‘푸른데이’가 그 예다. 송 대표가 주도해 만든 모임은 아니지만 비슷한 생각을 나누는 푸른출판의 특성상, 저자들이 직접 만남을 주도해 필요한 논의를 이어나가고 있다. 2023년 첫 모임에서는 교사들이 각자의 교육 이야기, 학교 이야기 등을 나눴으며, 두 번째 모임에서는 일부 저자들이 교육을 주제로 강의를 열기도 했다.
송 대표는 “결국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책을 통해 연결하는 다양한 형태의 대면 만남 활동을 늘 생각하고 있는데, 일인출판사를 운영하면서 기획, 편집, 운영을 오롯이 혼자 하다 보니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어 아직 실현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언젠가 생각하던 일들을 현실로 펼쳐낼 날이 있을 거라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