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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공격하면 그만둔다"…국가대표 감독 취임식에서 소신 발언한 '유명 감독'
위키트리
2024년 리버풀을 떠난 뒤 레드불 글로벌 축구 책임자로 활동했던 클롭 감독은 약 2년 만에 다시 벤치로 복귀하게 됐다.
취임 기자회견에서 가장 큰 화제를 모은 것은 경기 운영이나 목표가 아닌 가족에 대한 발언이었다.
클롭 감독은 "언론이 무례하게 행동하고 내 가족을 괴롭힌다면 나는 그냥 떠날 것이다"며 "필요하다면 언제든 대표팀을 그만둘 준비가 돼 있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어 "다른 나라 대표팀 감독들이 더 심한 대우를 받는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며 "나는 나 자신을 위해 이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을 위해 하는 것이다. 언론이 율리안 나겔스만과 토마스 투헬을 어떻게 대했는지를 모두 봤다"고 덧붙였다.
전임 감독들이 거센 비판 속에서 대표팀을 떠난 현실을 직접 언급한 셈이다. 클롭 감독은 감독 개인에 대한 평가와 가족을 향한 공격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점을 강조하며 취임과 동시에 자신의 원칙을 분명하게 제시했다.

독일 축구는 2014 브라질 월드컵 우승 이후 긴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신태용 감독이 이끌던 한국에 0-2로 패하며 사상 처음으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고, 유로 2020에서도 16강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이어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일본에 패하며 다시 한 번 조별리그 탈락의 충격을 맛봤다.
이번 북중미 월드컵에서도 반등을 노렸지만 32강에서 파라과이를 넘지 못하면서 독일 축구의 위기론은 더욱 커졌다.
이런 상황에서 대회 종료 직후 독일축구협회는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과 계약을 조기 종료했다. 이후 차기 사령탑으로 꾸준히 거론됐던 클롭 감독에게 대표팀 재건이라는 중책을 맡겼다.
클롭 감독은 "독일 대표팀 감독이 얼마나 막중한 자리인지는 늘 알고 있었지만 이제야 진정으로 그 의미를 실감한다"며 "지난 며칠은 마치 영화 속 한 장면 같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오랜 시간 동안 이 자리를 맡는다는 것은 상상하지 못했다"며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언젠가는 맡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지금이 바로 적기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이번 직책이 감독으로서 마지막임을 밝혀 축구팬들을 놀라게 했다. 그는 "대표팀 이후의 감독 인생은 생각하지 않는다. 이 자리는 내 축구 인생에서 가장 높은 자리이며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고 말했다.
클롭 감독은 이미 세계 최고 지도자 가운데 한 명으로 평가 받는다. 2001년 마인츠에서 감독 생활을 시작한 그는 2008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맡아 2010-2011시즌과 2011-2012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2연패를 이끌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2015년 리버풀 감독으로 부임한 뒤에는 팀을 유럽 정상으로 올려놓았다. 2018-2019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이듬해에는 리버풀의 30년 만의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이끌며 구단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다만 클럽 축구와 대표팀 축구는 환경 자체가 다르다. 대표팀 감독은 선수들을 장기간 훈련시킬 수 없고 FIFA A매치 기간에만 짧게 소집해 경기를 치러야 한다.
클롭 감독은 평소 '게겐프레싱'으로 불리는 강한 압박과 조직력을 앞세운 축구를 구사해 왔다. 그런 그가 제한된 시간 안에서도 자신의 색깔을 입힐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다만 클롭 감독은 담담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훈련을 800번씩 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라며 "클럽에서보다 훈련 시간이 훨씬 적겠지만 크게 아쉽지는 않다. 구단과 감독들의 의견도 충분히 존중하겠다"고 말했다.
또 "팀이 잘할 때는 과하게 칭찬받을 이유가 없다. 그게 당연한 일이다. 반대로 잘되지 않는다면 기꺼이 고쳐 나가겠다"고 덧붙이며 결과보다 개선에 집중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클롭 감독의 독일 대표팀 데뷔전은 오는 9월 24일 열리는 네덜란드와의 UEFA 네이션스리그 조별리그 원정 경기다.
독일 축구가 오랜 침체기를 끝내고 다시 세계 정상권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그리고 클롭 감독이 클럽에서 보여준 성공을 대표팀에서도 이어갈 수 있을지 축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