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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 위고비 식단 인기, 계란과 올리브유 활용
위키트리
이 식단이 확산하는 배경에는 비만 치료제의 가격 부담이 있다. 위고비, 마운자로 등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는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비만 치료 목적 처방이 비급여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아 비용 부담이 크다. 이 때문에 SNS에서는 값비싼 주사 대신 식단으로 체중을 관리해보자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천연 위고비'라는 이름이 붙은 데는 나름의 논리가 있다. 위고비는 GLP-1 수용체에 작용해 식욕을 조절하고 체중 감량을 돕는 약물인데, 계란의 단백질·지방과 올리브오일의 지방 성분 역시 식후 GLP-1 등 포만감 관련 호르몬 반응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제학술지 '뉴트리션 앤드 다이어비티스'에 실린 연구에서는 과체중인 제2형 당뇨 환자가 당근에 올리브오일을 곁들여 먹었을 때, 당근만 먹었을 때보다 식후 GLP-1과 GIP 반응이 더 크게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지방 성분이 식후 호르몬 분비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결과다.
이 식단을 알린 것으로 알려진 내분비내과 전문의 우창윤 윔의원 원장도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계란의 다이어트 효과를 강조한 바 있다. 우 원장은 아침에 계란 2~3개, 단백질 20g가량을 섭취할 것을 권하며, 여기에 식이섬유와 약간의 지방을 곁들이면 포만감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심도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천연 위고비'의 네이버 월간 검색량은 약 1만2000건에 이르고, 엑스(X·구 트위터)에 올라온 관련 소개 게시물의 누적 조회수도 700만 회를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한 트렌드 뉴스레터는 최근 SNS에서 맛있고 몸에 좋다고 여겨지는 음식에는 모두 '천연 위고비'라는 이름을 붙이는 것이 하나의 유행이 됐다고 짚었다.
이 같은 흐름은 다이어트 식단을 넘어 '홈메이드 건기식' 문화 전반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건강기능식품을 사 먹거나 시술을 받는 대신, 흔한 식재료를 조합해 직접 기능성 음식을 만들어 먹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블루베리, 석류 같은 과일에 콜라겐 파우더와 젤라틴을 섞어 만드는 이른바 '홈메이드 보톡스' 레시피까지 SNS에서 유행하고 있다. 값비싼 건강기능식품이나 미용 시술 대신 저렴한 식재료로 건강과 미용을 함께 챙기려는 '가성비 웰니스' 소비가 다이어트를 넘어 피부 관리 영역까지 확장되고 있는 셈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올리브오일 소비도 함께 늘었다. 세계은행(WB) 집계 기준 지난해 한국의 버진 올리브오일 수입액은 약 1억8616만 달러로, 전년 대비 95.2% 급증했다. 천연 위고비 이전에는 아침 공복에 올리브오일과 레몬즙을 섞어 마시는 '올레샷'이 저속노화 식단으로 인기를 끌기도 했다. 고물가 속에서 건강기능식품이나 시술 대신 식재료로 직접 건강을 관리하려는 이른바 '가성비 웰니스' 문화가 이런 유행들의 공통된 배경으로 꼽힌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 식단을 실제 비만 치료제와 동일하게 보거나, 반복적으로 먹는 것은 권장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계란과 올리브오일 조합이 포만감 유지에 어느 정도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특정 음식이 비만 치료제처럼 작동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올리브오일은 열량이 낮지 않은 식품이라는 점도 유의할 부분이다.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 한 큰술(약 15㎖)은 약 120㎉에 달해, 과도하게 섭취하면 오히려 전체 열량 섭취가 늘어날 수 있다.
일부 SNS 콘텐츠처럼 공복 상태에서 오일을 한 번에 마시는 방식도 위장이 약한 사람에게는 속 쓰림이나 메스꺼움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SNS 유행만 보고 고지방 식단을 무조건 건강식으로 받아들이기보다, 자신의 몸 상태를 살피며 균형 잡힌 식사의 일부로 접근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매일 반복해서 같은 식단을 먹기보다는 전체 식사에서 단백질과 지방, 식이섬유의 균형을 맞추는 방향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조언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