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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의 12시 성시경, 라디오와 아날로그의 가치
미디어오늘
지난 29일 첫 방송에서 손석희 앵커는 성시경씨를 가리켜 “여기에 맞는 분이 누가 있을까 고민하다 제일 먼저 이분을 떠올렸다”며 “가수이자 심야 라디오의 DJ였고 흔히들 마지막 아날로그 세대 가수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말했다. 성시경씨가 출연한 코너의 소주제는 ‘다시 라디오’(6월29일), ‘아날로그의 힘’(6월30일)이다.
“학창 시절에 즐겨듣는 프로그램이 있냐”는 질문에 성시경씨는 “‘별밤’(별이 빛나는 밤에)을 뺄 수 없을 것 같다. 인터넷이 있거나 스포티파이가 있을 때가 아니니까 신청곡을 기다리면서 카세트에다 녹음하려고 기다리던 때다. 내가 원하는 팝송을 들을 수 있는 곳,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이 라디오뿐이었기 때문에 필사적이었다”고 말했다.
유튜브를 통해 영상이 동시송출되는 현실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성시경씨는 “(라디오 진행할 때) ‘보이는 라디오’를 안 했다. ‘보이는 라디오’는 비디오지 그게 어떻게 라디오냐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이제 시대가 이렇게 돼서 이해는 하지만 제가 진행할 때는 딱 그 과도기였다”고 말했다. 이에 손석희 앵커는 “프로그램을 시작하기 전에 제작진이 유튜브를 하자고 하길래 처음엔 안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며 “(제작진이) 강하게 얘기해서 결국 하기로 했다. 시대가 바뀌었다고 하니 잘 적응을 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성시경씨는 “세상이 너무 빨리 돌아가고 너무 자극적이다. (라디오를 할 때) 억지로 누군가는 연필을 잡고 편지를 써야 하지 않나, 라는 생각을 했다”며 “연필로 쓰는 글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할 수 있지만 라디오도 같은 느낌이었던 것 같다. 이렇게 자극적인 세상에서 누가 라디오를 들을까 싶지만 라디오를 좀 더 해야 세상을 좀 천천히 가게 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성씨는 과거 인터뷰에서 “라디오가 사라진다면 사람들의 못된 마음이 커져서 세상이 멸망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손 앵커는 “제가 어렸을 때는 진공관 라디오였다. 그 라디오의 뒤를 들여다보면 안에 빨갛게 불이 들어와 있다. 그게 마치 그 마을에서 사람들이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것이 바깥으로 들리는 느낌이었다. 이걸 초등학교 1, 2학년 때 느꼈던 것”이라며 “누구나 라디오에 대한 추억이 있겠지만 저 같은 경우 그것이 아주 좋은 추억으로 남아 늘 라디오를 그리워하곤 한다”고 말했다.
정영선 MBC PD는 통화에서 성시경씨 출연에 대해 “요즘 세태의 반영이다. 디지털 시대에서 라디오라는 매체의 비중이 작아졌고 그럼에도 여전히 그것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는 그런 세태를 보여주는 게스트로 보시면 될 것 같다”며 “인터뷰가 비슷한 기조로만 가는 건 아니다. 앞으로 다른 다양한 세태를 계속 다룰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