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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고 에볼라 확산, 삼림 벌채와 광물 채굴이 근본 원인
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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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가 또 귀환했다. 이번에는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는 희귀 변종인 분디부교(Bundibugyo) 에볼라다. 현재까지 콩고민주공화국에서만 1139명이 감염되고 293명이 사망했다. 부모를 잃은 아이만 130명이 넘었다. 발병 한달 만에 사상 최악의 사태로 치닫는 중이다.

1976년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처음 발견된 에볼라는 치사율이 25~90%에 이를 정도로 치명적인 감염병이다. 과일박쥐 같은 야생동물의 혈액이나 체액과의 접촉을 통해 전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연유로 CNN을 비롯한 서구 언론의 상당수가 걸핏하면 아프리카인의 야생동물 섭취, 미신과 무지를 에볼라의 발병 원인으로 단정한다.

당연히 식민주의적 시각이다. 분디부교 에볼라는 이미 2007년 우간다와 2012년 콩고에서 발병한 적이 있다. 당시 서구 제약업계는 백신 기술력을 갖추고 있었지만, 수익성이 없다고 판단해 백신이나 치료제를 개발하지 않았다. 콩고와 우간다 사람들의 목숨값이 싸다는 이유로 그대로 방치한 것이다.

트럼프 정부의 외교 정책도 문제다. 일론 머스크의 정부효율부(DOGE)가 돈이 안 된다는 이유로 미국 국제개발처(USAID)의 아프리카 원조를 대폭 삭감했기 때문이다. 콩고 원조 금액이 2024년 14억 달러에서 2025년 약 4억3천만 달러로 급감했으며, 2026년에는 약 2천1백만 달러로 쪼그라들었다. 그 결과 에볼라 감시 및 예방 프로그램이 대폭 축소되면서 초기 대응에 차질이 빚어졌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는 이렇듯 상황을 악화시켜놓고 미국인 에볼라 감염자를 위한 격리 센터를 난데없이 케냐에 짓겠다고 해서 분노한 케냐 시민들을 뛰쳐나오게 만들었다.
하지만 에볼라 발생을 보다 면밀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숲을 바라봐야 한다. 그렇다, 숲이 문제다. 중앙아프리카에서 숲이 1% 벌채될 때마다 말라리아와 에볼라 발병률이 20%에서 40%까지 급증하는 탓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발병 사례들을 검토한 결과, 삼림 벌채와 에볼라 사이의 뚜렷한 인과관계를 발견했다. 또 많은 과학자들이 1만1000명 이상의 사망자를 양산했던 2014년 기니에서의 에볼라 발병은 팜유 농장 건설로 삼림 면적이 85%나 손실된 것이 주요 배경이라고 지적해 왔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열대우림이 많은 콩고에서 숲이 잘려나가는 이유는 광업 때문이다. 콩고는 세계 최대 코발트 생산국이자 아프리카 최대 구리 생산국이다. 또한 디지털 산업에 필수적인 텅스텐, 주석, 탄탈륨, 금을 비롯한 1천종 이상의 광물이 매장된 세계의 광산이다. 스마트폰에서부터 AI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전적으로 콩고의 땅에 의존하고 있다.

대략 200만 명의 사람들이 손과 괭이로 땅을 파는 ‘영세 광산’에 종사한다. 여기에는 수만 명의 어린이가 포함된다. 일부는 인신매매로 끌려 와 강제 노동에 시달린다. 새로운 광산을 개발하려면 열대우림 깊숙한 곳까지 밀고 들어가야 한다. 그러면 서식지가 파괴되고 과일박쥐와 인간의 공간이 겹쳐진다. 또 열대우림 속에서 생활해야 하기 때문에 식량 조달이 쉽지 않아 야생동물 고기에 더욱 의존하게 된다. 에볼라 발병의 경로가 형성되는 것이다.

게다가 콩고의 광맥을 따라 발생하는 분쟁과 대규모 이주가 감염병 확산의 도화선으로 기능한다. M23을 비롯한 120여 개의 무장단체들이 광물 쟁탈전을 벌이며 난립하는 상황이다. 그 뒤에는 중국 기업들, 테슬라, 애플, 삼성 같은 초국적 기술기업들이 그림자처럼 도열해 있다.

이번 에볼라의 진원지는 콩고의 이투리 지역이다. 이곳은 무장단체들이 금을 차지하느라 각축전을 벌이는 대표적인 광산촌이다. 분쟁을 피해 피난 가는 사람이 100만 명에 달한다. 그리고 그 피난민들의 난민촌이 바로 에볼라가 확산된 북키부 지역이다. 100명당 화장실이 한 개일 정도로 위생과 보건이 처참한 수준이다. 다시 말해 비좁은 광산촌과 열악한 난민촌이 이번 에볼라의 배양지였던 것이다.

콩고는 무려 500년 동안 서구 자본주의로부터 노예 노동력과 수많은 부를 추출당했다. 최근에도 부유한 국가들이 콩고의 광물로 스마트폰, 디지털 기기, 그리고 AI를 생산하며 부를 구가할 때, 그곳에서는 인구의 70%가 하루 2달러 이하로 살아가는 절대 빈곤과 피비린내나는 분쟁 속에서 부득이 숲을 베어내고 곡괭이와 맨손으로 광물을 캐다가 에볼라에 감염되는 것이다.
거듭 말하지만 광물을 추출하느라 숲을 파괴할수록 야생동물과 위험한 바이러스가 튀어나온다. 에볼라는 자연적인 질병이 아니다. 그저 아프리카 오지에서 발생하는 풍토병이 아니다. 에볼라는 숲과 인간을 희생시키는 제국적 생활양식이 결과한 필연의 청구서다.

스마트폰과 AI에는 콩고의 땅 한 조각씩이 들어 있다. 우리의 스마트폰과 에볼라는 그처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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