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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108조 잠수함, 한독에 추가 투자 압박
아주경제
보도에 따르면 캐나다의 마크 카니 내각은 잠수함 수주전에 뛰어든 한국과 독일 측에 자동차·철강 등 캐나다 산업에 도움이 될 추가 투자 방안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사업은 수십 년간의 운용·정비 비용까지 포함하면 최대 1000억 캐나다달러(약 108조원)에 이를 수 있는 초대형 계약으로 평가된다.
이번 사업에는 한국의 한화오션과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스(TKMS)가 경쟁하고 있다. 양측은 잠수함 성능뿐 아니라 캐나다와의 장기 산업 협력 방안까지 포함한 종합 제안을 내놓은 상태다.
한화 측은 이미 운용 중인 KSS-III 잠수함을 앞세워 빠른 인도 능력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5월 말에는 한국 공격 잠수함이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빅토리아 항구에 입항하며 캐나다 측에 실물 홍보 효과를 노렸다. 한화는 2035년까지 잠수함 4척을 인도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반면 TKMS는 개발 중인 212CD급 잠수함을 중심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과의 상호운용성, 유럽과의 전략적 연계를 강조하고 있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은 최근 오타와를 방문해 캐나다 해군의 미래가 유럽과의 긴밀한 방위 협력에 달려 있다는 메시지를 냈다.
캐나다가 잠수함 도입을 서두르는 배경에는 노후화된 해군 전력 문제가 있다. 캐나다는 3개 대양(태평양, 대서양, 북극해)에 걸친 세계 최장 수준의 해안선을 보유하고 있지만, 현재 실제 운용 가능한 잠수함은 1척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러시아와 중국의 북극권 활동이 확대되면서 미국도 캐나다에 북극 방어 부담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군사적 평가는 팽팽하다. 앵거스 톱시 캐나다 해군 사령관은 한국과 독일 양측의 잠수함 설계를 모두 훌륭하다고 평가했다. 한국의 KSS-III은 더 큰 선체와 수직미사일 발사 능력을 갖춘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독일의 212CD급은 탐지가 매우 어려운 스텔스 성능을 강조하고 있다.
캐나다 정부는 군사 성능뿐 아니라 경제 효과도 주요 판단 기준으로 삼는 분위기다. 멜라니 졸리 캐나다 산업장관은 이번 조달과 관련해 "우리는 자동차 공장을 원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이에 한화는 잠수함 계약을 따낼 경우 캐나다에서 장갑차를 생산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알고마스틸과 소재 공급 협력에 나섰고, 밥콕 캐나다와는 훈련·유지보수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TKMS도 캐나다 핵심광물 기업 E3리튬과 공급망 협력을 추진하고, CAE·시스팬 등 캐나다 기업을 함대 지원에 참여시키는 방안을 내놨다. 양측 모두 캐나다 인공지능(AI) 기업 코히어와의 협력, 독자 우주 발사 역량과 연계된 파트너십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는 이번 결정이 캐나다가 관계 강화를 모색하는 아시아 경제 강국과 나토의 오랜 동맹국 사이에서 선택을 요구하는 사안이라고 짚었다. 선정 결과는 캐나다의 군사 역량과 산업 기반, 동맹 관계에 수십 년간 영향을 줄 수 있다.
캐나다 글로벌문제연구소의 데이비드 페리 소장은 이번 잠수함 사업을 "향후 75년간 경제적 파트너십과 전략적·정치적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는 문제"라고 평가했다.
롤랑 파리 오타와대 국제관계학 교수도 "이번 계약에서 탈락하는 쪽과는 외교적 관계 복원이 우선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 칼튼대학의 필립 라가세 조교수는 한국이 이번 잠수함 사업을 수주하게 되면 주요 잠수함 수출국으로서의 입지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독일의 경우, 이미 나토와 연계해 주요 잠수함 생산국으로서의 입지를 구축한 상태이기 때문에 상업적 측면에서의 성과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